타이치 제로, 타이치 2
타이치 제로는 혹여 예고편을 보신 분이 있을까 모르겠네요. 예고편이 아주 잘 빠졌죠.
영화를 보고싶게 만들었어요. 그래서 기꺼이 낚여줬습니다. 이정도 공들여 낚시바늘을
만들면 당연히 물어줘야 도리죠.
타이치 제로는 무협과 스팀펑크와 요즘 예능이 결합해서 만들어진 유쾌하고 재밌는
영화예요. 뻔한 무협영화 공식이지만 전에는 보지 못한 개그가 들어가 있고, 중간중간
예능 프로그램에 깔릴 것만 같은 자막들은 소소한 재미죠.
주인공은 무슨 무술대회같은 데서 우승한 실력자래요. 외모는 그다지 기대 하지 마세요.
무술로 인정받은 미남배우들을 생각하면 아쉽기는 하지만 뭐, 더 바라는건 욕심이예요.
무엇보다 안젤라 베이비가 너무 예쁘게 나와요. 전 이렇게 정교하게 아름다운 사람은
어렸을 때 본 황신혜 이후로 오랜만이예요.
타이치 제로는 무협영화와 개그를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추천하고 싶은 영화예요.
오직 타이치 제로만요!
* * *
후속편 타이치 2가 나왔습니다. 망했어요. 이건 망작이예요. 오오, 통재라. 어찌 이리
흉악한 놈이 태어났나요?
이렇게 지루하고 나태한 영화는 인생에 열손가락에 꼽을만큼 봤는데, 이 놈이 발가락을
보태네요. 단 5분도 재밌는 부분이 없어요. 제로의 개그와 액션은 어디로 날려 먹었나요?
제로에서 다들 즐겁게 연기하던 사람들은 2편에서 갑자기 도식화된 연기만 보여줘요.
악당은 너무 악당스럽고, 선인은 너무 선인스럽고.
제로에서 나왔던 막강한 무기였던 증기식 탱크의 절반의 반의 반의 반도 안되는 무기들로
봐, 봐, 이거 신기해보이지라고 보여주는데 개뿔이예요.
게다가 주인공이 이상하게 변했어요. 제로에서는 꾸준하게 찌질한 애였는데, 2에서는
바보였다가 멀쩡했다가 다시 바보였다가를 반복해요. 어디다 장단을 맞추라는 건지. 둥다당둥당
그리고 그 정교하게 예쁜 안젤라 베이비가 별로 안나와요. 제로에서는 전편에 걸쳐 중요한
활약을 했는데, 2에서는 뭐 하는게 없어요. 알콩달콩 로맨스도 기대했는데, 그런거 바란 내가
나빴어요.
뭔가 웃긴게 보고 싶은 분들. 타이치 제로를 보세요.
인생의 90분을 쓸데없이 보내고 싶은 분들 타이치 2를 보세요. 진정 쓸데없이 보낼 수 있어요.
보장합니다.
'타이치'가 뭔가 했더니 태극권이네요. (태극권이 뭔지도 사실 잘 모르지만 ^^) 유튜브에서 예고편을 찾아봤는데 영화 장면들보다 (1분 이후부터) 설명하는 목소리가 더 웃겼어요. (http://www.youtube.com/watch?v=_LSX_UH0F9g)
일부러 찾아보고 댓글 달아주시고, 고마워요. ^^
'타이치 제로, 타이치 2'가 무슨 게임 이름인 줄 알고 멀리했는데 ^^ 읽어보니 글이 참 재미있었어요. (타이치 2를 보면서 인생의 90분을 쓸데없이 보내버릴까 하는 충동을 느꼈다니까요 글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