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영화 : 헬터 스켈터 (스포일러)
일본 만화를 원작으로 하는 헬터 스켈터는 마츠코처럼 망가져만 가지만
그 망가져가는 방식은 마츠코와 극으로 다릅니다. 마츠코는 사랑하는
사람들에 의해 자신이 망가져가지만, 헬터 스켈터의 주인공인 리리코는
자신과 주변을 동시에 짖밟아버리죠.
리리코는 보기 드문 미모로 모델, 텔런트로서 승승장구 합니다. 하지만
그녀가 이런 성공을 이룬 배경에는 위험한 시술이 따르는 전신성형을
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매우 적지요.
이 수술은 매우 위험합니다. 주기적으로 시술을 해줘야 하고, 살은 점점
썩어들어갑니다. 게다가 천연미인인 후배 모델이 그녀의 자리를 치고
들어오죠. 그녀는 자신과 자신의 세계가 붕괴되어 가는 와중에 어떻게든
살아남으려 애쓰지만 뜻대로 되지 않습니다. 급기야 리리코의 코디와
코디의 남친을 범죄의 길로까지 몰고 가 나락으로 추락시킵니다.
***
리리코 역을 맡은 사와지리 에리카에 대해 알고 있는 분은 다 아시리라
여깁니다. 그 베쯔니...사건 말이죠. 영화 홍보무대에 나와서 시종일관
피곤하고 건들거리는 자세를 유지하다가 기자가 질문하면 무조건 베쯔니...(별로...)
라는 대답만 했지요. 그 이후로 사와지리 에리카는 탑스타에서 뚝 나락으로
떨어집니다.
그 이후, 그녀는 오히려 자유를 얻은 것 처럼 행동했다고 합니다. 그녀를
스타로 만들어준 1리터의 눈물의 주인공 역은 가식적이고 메스꺼웠다고까지
말했었죠. 그런 그녀에게 위험하고 팜므파탈인데다 자기 파멸적인 리리코 역은
적역이었습니다.
영화는 온통 붉은 색과 핑크색을 오갑니다. 갖가지 현란한 색으로 눈을 어지럽혀요.
게다가 모델의 화려한 의상들, 악세사리들, 소품들. 이런 것들이 또 사람을 미혹시킵니다.
붉은 카펫을 걸어가는 리리코. 그녀를 숭배할 수 밖에 없는 대중. 그것을 갖기 위해
치뤄낸 성형수술.... 그리고 그 끝의 부작용. 썩어들어가는 몸으로 리리코는 결국 끔찍한
자해를 저지릅니다. 그 자해는 그녀에게 어울려 보였습니다.
전 그녀를 동정하지 않습니다. 조그마한 부분에서도 감정이입이 안됩니다. 전혀 불쌍
하지도 않아요. 아마 내가 불쌍하다고 하면 리리코는 구둣발로 저를 뭉개버릴테지요.
전 이 영화가 미모가 주는 권력의 집착으로 자신과 주변을 어떻게 파멸시켜 나가는지
보여주는 영화라고 생각해요. 저는 이해하고 싶지 않은, 이해되지 않는 그런 심리죠.
그러면서도 아직 이 영화가 하드에 남아있다는 것은 그녀의 파멸에 부당성이 있기
때문일거에요. 저 그 부당성을 인정합니다. 작은 소리로 어쩔 수 없었을거라고 중얼거려요.
지금은 그런 세상이니까요.
...ㅜ.ㅜ 정말 영화랑 상관없네요.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