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낭] 마음의 우울함을 달래준 오페라 한 편.

요 며칠간 개인적으로 일이 잘 안풀려서 마음이 안좋다가 급기야 어제 약 한달간 공을 들였던 일의 결과가 안좋게 나와서 무척 우울했었습니다.

그러던 차에 저번주 금요일에 집에 도착한 dvd를 꺼내 보기로 했어요.

 

타이틀은 요거입니다. 표지만 봐도 살짝 마음이 풀어집니다.

 

 

dvd시대에 가장 유명한 오페라 페어중 하나죠. 롤랜도 비야손과 안나 네트렙코.

잘즈부르크판 라트라비아타를 봤다가 비야손의 목소리에 홀랑 반해버려서 다른 디비디를 모으던 차였습니다. 사실 오페라를 보기 시작한지 얼마 안됐고, 사랑의 묘약도 처음 접하는 것이었어요. 희극이라는 정보정도만 접하고 있던 차에 비야손 목소리나 들어보자고 틀었던 거였는데.

 

이게 정말로 재미있더군요.

 

등장인물들도 하나같이 생기넘치고 귀여운데 배우들의 연기도 잘 부합합니다. 제멋대로에 깍쟁이 기질도 약간 있는 여지주 아디나와 아디나에 대한 사랑말고는 아무 것도 없는 네모리노의 조합은 보고 듣고만 있어도 웃음이 절로 나옵니다. 특히 비야손의 연기가 정말 훌륭해요. 삼백안끼가 있어서 살짝 무서운 인상인데 어쩌자고 이렇게 귀여운건지ㅠ.ㅠ 게다가 노래도 정말 잘합니다.

 

둘카마라 박사에게 사랑의 묘약(사실은 그저 포도주)을 받고는 아디나가 이제 자길 사랑할 거라고 시시덕 거리며 술먹고 취해서 난동 피우는 네모리노. 중반쯤에 사과로 저글링을 하면서 노래를 부르는데 웃음이 풋하고 터져나오면서도 음의 흐트러짐이 없는 비야손에게는 감탄하게 됩니다. 끝나고 나면 네트렙코도 박수쳐 주죠.

 

아마도 작품에서 가장 유명한 노래일 남몰래 흘리는 눈물. 오페라 공연중에 관객의 요청으로 인한 앵콜..이라는 진귀한 풍경을 볼 수 있습니다.(본 영상에는 앙코르 부분은 잘려있어요.) 축구를 잘하면 얼굴도 잘생겨 보이듯 미스터빈 외모도 잘 생겨보이는 단계로...비야손은 이렇게 노래를 잘 했는데 최근 일이년간 목의 혹사로 결국 목에 이상이 생겨서, 수술도 하고 활동도 거의 쉬었음에도 불구하고 복귀무대에서 혹평을 받았다는 기사를 보니 가슴이 아프더군요. 가능하다면 빨리 회복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둘카마라와 벨코레도 배역에 잘 맞고 재미있습니다. 사랑의 묘약자체가 부담없이 즐길 수 있고, 오페라 초심자에게도 추천하기 좋은 재미있는 작품이라는 얘기는 익히 들었는데, 그중에서도 이 영상물은 탑을 달리지 않을까 싶어요. 앞으로도 우울할 때 종종 꺼내보게 될 것 같습니다.

 

 

    • 극영화와는 또 다른 분위기 좋았겠어요.
    • 남몰래 흘리는 눈물 4분 30초부터 박수를 받으며 가만히 서 있는 비야손의 모습이 상당히 사랑스럽네요. 우울증에 위로가 될 만 할듯.
    • 가벼운 로맨스를 그닥 좋아하진 않아서 망설이고 있었는데, 옥시님 글을 보니 많이 보고싶어지네요. 제게도 마음의 위로가 필요해요.^^
    • 가끔영화//많이 좋았어요.
      옥수수가 모르잖아//앙코르하고 나서는 사랑스러움 증폭모드로 눈물도 한 줄기 흘립니다.
      낭랑//망설임없이 추천드립니다. 등장인물들이 다들 웃기면서도 사랑스럽거든요.
    • 이 오페라는 다들 좋아하더라고요.
    • 옥시// 지휘자와의 싸인 이후에도 앙코르 보고싶던데, 말씀 들으니 더 보고싶네요. 저렇게 무언가를 잘 해내고, 긴 박수를 받으면서 가만히 서 있는 기분은 어떨까요.
    • 옥수수가 모르잖아//너무 늦은거 같지만^^;; 달아둡니다.

      앙코르도 역시 훌륭합니다.
    • 듀나//비극이 난무하는 오페라계의 얼마 안되는 명랑물이라 그럴까요.
    • 옥시// 옷, 감사! 잘 봅니다! 어머나, 정말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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