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듀숲) 일요일, 축구 두 경기

강화도에 밤 따러 갔다가 오는길에 잡채 해 두셨다고 장모님께 전화가 와서 아싸리 가서 저녁 먹자고 처갓집으로 갔습니다.


딸애는 월드컵 이후로 손흥민의 미적지근한 팬이 되었는데, 덕분에 축구에 아주 쪼금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인천에서 하는 아시안게임이다 보니, 티비로는 꼭 봐야 한다고 제게 힘을 실어주어서 결국 처갓집에 도착하자 마자 리모콘을 득하고 채널을 돌렸죠.(가족 모두의 반응은 이렇습니다. - 아니 아시안게임 벌써 시작했어?- )


뭐, 그렇게 해서 장인어른, 저, 큰놈이 같이 축구를 보게 되었는데요..


큰놈이야 이제 축구경기를 본지가 인생을 통틀어서 고작 10게임이 안되는 생 초짜고, 저는 지금은 좀 시들해졌지만 티비중계가 없는 것은 직관하라는 방송국의 깊은 뜻임을 알고 있는 (지나간)축빠고, 뭐, 어르신들이야 다 그렇지만 동네서 볼 좀 차셨던 과거를 지니고 계신 백그라운드가 있습니다.


하나 더 백그라운드를 추가하자면 사실 저는 처갓집에서 축구를 보지 않는데, 이유는 장인어른과 처남이 축구 혐오자입니다. ㅋㅋ 뭐 박지성이든 박주영이든 저걸 못넣냐.. 나라도 넣겠다.. 이런 부류거든요.. 처남은 저에게 이런말 까지 했었죠.. '매형, 아직도 축구보는 사람이 있어요?'. 네, 처남이 월드컵 때 어땠는지 잘 기억 하고 있는 축구 보는 사람이죠.


큰애랑 이런저런 축구 얘기를 하다 보니 AFC U-16도 비슷한 시간(아샨대표는 5시 시작, U-16은 5:30 시작)에 경기를 하길래 전반전이 끝나고 U16 경기로 돌렸죠.


정확하게 이승우와 김신욱의 두번 째 골이 들어가기 전까지의 장인어른 멘트는 다음과 같습니다.


아시안대표팀

오히려 말레이시아 애들이 조직력이 좋네.. 우리나라 애들은 암것도 못하네..

어디서 듣도보도 못한 애들을 국가대표라고 데리고 와서.. 저러니 한국 축구가 망하는거야..


AFC U-16

일본은 개인기가 좋은데, 우리나라 애들은 암것도 못하네..

에휴.. 저걸 선수라고..


사실 맞는 말이기도 했지만 저는 내심 불만이었죠..

뭐, 일본전은 확실히 일본이 개인기와 조직력이 좋았지만 그게 일 이년 문제도 아니고, 예전부터 청소년 대회는 그래왔지만 결국 우리는 이길줄을 알고 이겨 왔거든요..

그리고 축구라는게 90분 해도 한 골이 나올까 말까 한 경기도 많은 종목인데, 패스미스 한 번에 한 번의 욕이라니요.. 


저는 도대체 장인어르신께서 왜 축구를 보시는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경기를 보면 10가지 재미있는 부분이 있고, 거기에 한 두가지 못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뭐, 다른 경기도 다 그렇죠.

그런데 왜 그 못하는 한 가지를 가지고 그렇게 타박을 하고 혀를 차면서 스스로 스트레스를 받으시는지 당췌 이해가 되지 않네요.

제가 축구를 보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기본적으로 기분 좋으라고, 스트레스 풀라고 보는 것인데, 이해가 되지 않아요..

그리고 가장 저를 불편하게 하는 것은 '저게 무슨 국가대표라고.. ' 라든지 또는 '내가 해도..' 이겁니다.

참.. 장인어른께 뭐라 할 수도 없고


그러다가 이승우가 약 50m의 드리블로 일본을 유린하고, 말레이한테도 3골을 넣는 등의 좋은 결과를 얻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장인어른의 눈에는 못한 것만 보이나 봅니다..

이런 실력 가지고 무슨 결승이야..

내지는

저런 실력으로는 아시아급이지..


뭐, 맞는 말은 맞는 말입니다만.. 토너먼트 첫 경기인데요.. 

정말 속으로 '그래서 어쩌라구요..' 라는 말이 맴돌더군요..


내 다시는 처갓집 가서 축구 안보렵니다.

    • 저는 일요일 아침에 조기 축구회 나가셨구나 생각하고 눌렀는데


      정말 서울 농대 교수도 밭 갈아봐야 알아요


      축구는 정말 살벌한 운동이란 생각이 들고요


      장인어른 발목이 나가봐야 아 애들 정말 힘들게 하는구나 아실텐데...


      다리 부러지시면 안되긴 하지만요

    •  아시안게임은 우승하고  u16 선수들은 미래가 창창 했으면 좋겠어요.  특히 이승우.  지난 세월동안 천재라고 불렸던 선수들을 많이 봐왔기 때문에 이번에는 한국인들 눈에 차는 (저는 최성국이나 이천수선수 살짝 업그레이드 버전만 돼도 괜찮다고 생각하지만요.  사생활 말구요) 진짜 천재가 나왔으면 좋겠네요. 

    • 나이든 사람들 중에 어떤 사람들의 눈에는 한국은 그냥 일본의 식민지이고 조선으로 보일지도 몰라요.


      스포츠 경기를 보면서 저도 자주 느끼는데,


      조금만 지고 있으면, 조선놈은 안되...였어요.


      복싱경기를 봐도, 조선놈은 먼저 맞아야 정신차린다고하고,,,


      이기도 있어도 질까봐 안절부절하고, 그러면서 따라잡히면, 내 그럴줄 알았다...


      이런 류의 노인들을 많이봤어요...


      꼭 누구의 탓으로 돌리고, 자신의 잘못이 있으면 누구보다 신속히 목소리를 높여서 남탓을 하죠...

게시판 2012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462,402 01-31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147,937 12-31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122,148 04-01
130354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10 184 12-31
130353 아바타 3를 보고 유스포 2 189 12-31
130352 [핵바낭] 올해 잉여질 결산 잡담 14 330 12-31
130351 아바타: 불 과 재 보고 왔어요 짤막 소감 6 225 12-31
130350 [영화강추] '척의 일생' 8 245 12-31
130349 흑백요리사 2 8~10회, 싱어게인 4 탑 4 결정 6 283 12-31
130348 Lacombe Lucien(1974) 7 126 12-31
130347 [관리] 25년도 보고 및 신고 관련 정보. 15 321 12-31
130346 Isiah Whitlock Jr. 1954 - 2025 R.I.P. 2 133 12-31
130345 [왓챠바낭] 우편배달부 말고 '포스트맨은 벨을 두번 울린다' 잡담입니다 12 264 12-31
130344 [넷플] 말 많고 탈 많은 '대홍수' 드디어 봤습니다 14 449 12-30
130343 [반말주의] 다들 올해 고생 많았어!! 새해 모두 건강하고 복 터지길 바래!! 12 182 1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