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을 사랑하는 자들은 추억이 없는 자들에 대해 폭력적이다

컴퓨터에 연결된 스피커에선 요한 세바스찬 바흐의 첼로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콤팩트 디스크의 발명이 이런 일을 가능하게 했다. 나는 이런 CD가 좋다. LP와의 추억 따위를 읊조리는 인간들을 나는 신뢰하지 않는다. 

LP의 음은 따뜻했다고, 바늘이 먼지를 긁을 때마다 내는 잡음이 정겨웠다고 말하는 인간들 말이다. 

그런 이들은 잡음을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잡음에 묻어 있을 자신의 추억을 사랑하는 것이고, 추억을 사랑하는 자들은 추억이 없는 자들에 대해 폭력적이다.


김영하의 단편 소설 '바람이 분다' 의 한 대목.


예전이 더 좋았는데, 류의 회상은 사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곧잘 하는 것인데 이게 지나치게 나가면 좀 불편하긴 하죠.

지금도 종종 떠올리게 되는 글귀 같아요.


영화로 따지자면, 디지털 필름으로 영화 보는 애들은 옛날 영화의 아날로그적 감수성을 몰라, 라든가...?


사실 저 역시 이런 저런 종류의 민폐를 끼치고 다니기 때문에..  오히려 저 스스로한테 경고를 할 때 떠올리곤 합니다.

    • 그런 이들은 잡음을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잡음에 묻어 있을 자신의 추억을 사랑하는 것이고, 추억을 사랑하는 자들은 추억이 없는 자들에 대해 폭력적이다.




      앞 문장엔 동의한다치더라도 그게 뒷 문장의 근거 같진 않네요. 김영하가 '추억이 없는 자' 편이라면 저렇게 단정지어 이야기하는 것도 폭력적이지 않나요.



      • 소설 문구라서 그냥 저 좋은대로 해석합니다(....) 소설 문장이 타인을 설득하는 논거로 쓰이긴 어렵죠.

      • 뭐 그냥 문학적 표현인데 논거 따지기 시작하면 좀 (....)

    • 저도 앞문장은 신선한 해석이라고 생각됩니다만,,


      음 그러고 보니 그걸 폭력적이라고 생각하는것도 상당히 신선하네요. (무슨 소리일까요)

    • CD 구매해서 듣는 사람도 음질나쁜 음원만 듣는 사람들에게 폭력적이라고 해야 하나요?

    •  "잡음에 묻어 있는 자신의 추억을 사랑하는 행위"가 왜 폭력이라는 건지...남에게도 자신의 추억을 사랑하라고 강요하지만 않는다면 그게 폭력이 될 이유는 없는 것 같은데요. 김영하가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는 알 것도 같은데 설명이 너무 짧아서 게으르게 느껴집니다(소설이라고 해서 논리에 비약이 있는 문장이 다 수긍이 가는 것은 아니죠). 그리고 그런 이야기라면 데이비드 로웬덜의 '과거는 낯선 나라다'에서  이미 상세하고 설득력 있게 논의된 것 같습니다.




      ". . . 우리가 사랑하는 것은 그 책을 읽던 젊은 시절의 우리 자신에 대한 생각이며 . . .노스탤지어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기쁨을 주는 것은 유물과 유적뿐 아니라 그것에 대한 그 자신의 인식이다." (과거는 낯선 나라다, 52쪽)


    • 이래서 전 문학 체질이 아니에요. 예의가 아닌 거겠죠 폭력까지야.


      '우리가 모르거나 못 해 본 것에 대해 얘기 하지마. 재수 없어 보여.'를 문학적으로 묘사한 거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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