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고양이 이야기(사진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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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의 시작을 위한 사진. (왼쪽은 입양전 오른쪽은 입양후)


어느날 듀게에 올라온 고양이 분양 사진이 눈길을 잡아 끌었습니다.

품종이 섞인 아이여서도 아니고, 미묘여서도 아니고 저 표정.

뭔가 세상 다 산거 같은 불만 섞인 표정에 벌컥 이 아이를 입양해야겠다는 마음을 먹었습니다.


마침 고양이 입양을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던 상황이었고,

새끼냥을 키우고 싶은 마음이 컸었지만 갈등 끝에 유기묘를 입양하기로 마음 먹은 상태에서 딱 나를 위해 나타난 아이라고 생각했더랬죠.


그렇게 입양을 결심하고 이러저러한 상황을 거쳐 링컨은 먼 부산에서 KTX를 타고 올라오게 됩니다.

그러나 당시 저는 엄청 바쁜 나날이 이어지고 있었고

첫날 함께 할 시간도 없이 얼굴을 마주하자마자 서울역에서 다시 일터로 가야하는 상황이었습니다.

다행히 (역시 같이 고양이 입양을 준비하고 있었던) 동생 부부가 잠시 맡아주기로 해서 한시름 놓을 수 있었죠.

하루만 맡길 생각이었는데 이것이 이별이 될줄은 몰랐습니다.


저녁에 모시러 갔더니 이 녀석이 닝겐부부 중 남편의 팔을 베고 자고 있는 겁니다. ㅠㅠ

(사진을 올리고 싶으나 닝겐의 얼굴이 있어 자제;;)

뭔가 배신감.

불안감에 떨던 녀석이 따뜻한 집사를 만나 하루만에 벌써 적응을 해버리니 저만 혼자 허공에 붕 떠버렸죠.

억지로 데려오고 싶었지만 그냥 그 상태로 그 아이를 구한 것만으로도 마음이 좋았어요.

그렇게 데려오지 못하고 링컨은 그 집의 아이가 되었습니다.


입양비며 아이를 데려오기 위해 준비했던 집, 화장실, 사료, 캔 등등은 모두 무료로 닝겐부부의 집으로 넘어갔고 저는 빈 손을 움켜쥐고 허탈한 마음을 달랠 수밖에 없었더랬죠. (링컨이 행복하게 잘 지내는 것으로 충분히 보답해 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며칠 후 전화가 왔습니다.

링컨이 아프다더군요.

지금 들어도 희귀한 병명인데.. 횡경막(?) 그 안 쪽으로 모든 장기가 몰려있다는 겁니다.

고르게 퍼져있어야 할 장기들이 그 안 쪽으로 다 몰려있어서 언제 죽을지 모른다는 것이죠.


수술을 해야 하는데 비용이 200만원이 넘고, 횡경막 안쪽에 몰린 장기들이 압박(?)을 받고 있는 상황이어서 수술을 하려고 횡경막을 째는 순간 펑~ 터지면서;;;죽을 확률이 매우 높다고 하더군요. 그래도 일단 수술을 시켜보자고 병원까지 알아봤는데 죽을 확률이 더 높다고 하니 포기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대신 살아있는 동안 잘 해주자고 다짐을 하게 되었죠.


슬펐었는데...

아픈냥이가 맞는건지 2년이 넘었건만 돌아가시지 않고 잘 날아(?)다니고, 잘 뛰어(?)다니고, 잘 드시고, 잘 싸시고, 잘 싸우시네요;;;

(감사하게도) 뭔가 속은 느낌. 그래도 언제 링컨이 잘못될지 몰라 하루하루 애정을 충분히 쏟아주는 닝겐부부가 옆에 있어 다행입니다.


닝겐 집사 부부는 링컨이 외로울까봐 업둥이도 하나 들였어요.

이름은 코난.

태어나자마자 1달도 안 되어 길고양이 어미를 잃고 죽을뻔한 것을 지인 수의사분의 구조로 목숨을 건졌고 닝겐 부부의 집까지 오게 된 럭키한 녀석입니다.


누가 아깽이 아니랄까봐 온 집안을 헤집고 다녀 집사부부는 매일매일 전쟁이라는 풍문;;;;

링컨이 고양이의 탈을 쓴 인간일지도 모른다며 매일 집을 나설 때마다 라면 갯수를 세고, 집 안팍을 확인하고 나가는 집사 부부에게 아깽이의 등장은 놀랍고 즐거운 경험이라고 하네요 ㅋㅋ

첫 고양이가 링컨 같은 개냥이의 수준을 넘어서는 人냥이(?)여서인지 아깽이의 촐싹댐이 당황스러운가 봐요.

그래도 막내라서 많이 예쁨을 받고 있지만요.




이 글을 쓴 이유는,

-입양해주신 분께 링컨이 잘 지내고 있음을 알려드리고 싶은 게 첫번째요,

-이왕 키우실 멍, 냥이라면 유기견묘는 어떠할까에 대한 제안을 드리고 싶은 게 두번째요,

-곧 1시간 거리로 이사가는 녀석들과의 이별에 대한 아쉬움의 토로가 세번째입니다. (직장은 오히려 가까워져서 보는 것은 더 수월해졌지만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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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썽꾸러기 코난에게 가르칠 게 많다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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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있나? 형이 화나면 무섭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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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불을 다 헤쳐놓았다.

장난은 재미지다.

그러나 집사의 발소리가 들린다면???


정작 사고친 코난은 집사의 소리가 들리자 잽싸게 도망을 쳤건만 도망칠 타이밍을 놓쳐 깜짝 놀랐냥.

"범인은 내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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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쁘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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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린 표정도 섹쉬하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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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종 세트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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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고독을 아는 싸나이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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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허~ 시원하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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뭘 보냥? 미묘 첨 보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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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섭냥? 안 놀아주면 쥐(마우스)를 잡아먹어버리겠다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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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가 보내달라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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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르면 쳐다보고 대답도 하고 달려도 가는 개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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닝겐? 쇼핑백은 왜 이리 안락한거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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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대의 왼쪽 발치는 내 자리냥



    • 표정이 어째 대부분 "뭘 봐 XX" 같네요 ㅋㅋㅋㅋㅋㅋ

      • 표정과 달리 성격은 정말 인냥이에요 ㅎㅎ


        동생 부부가 우리 나간 다음에 라면 끓여먹고, 담배 한대 꼬나물고 코난에게 묘생사를 가르칠지도 모른다고 라면갯수 세고 다닙니다 ㅋㅋ 


        정말 순하고 똑똑해요~

    • 스모키 메이크업풍 아이라인....*_*

      • 눈이 참 예쁘죠? 매력이 터집니다.

    • 스노우캣의 고양이가 생각납니다

    • 큰머리 냥들 정말 매력있어요 동글동글 귀여워요 ㅠㅠ (냥갤 같은 곳에선 일명 왕대구리로 불리우는 ㅎㅎ )

      • 그 왕대구리가 유독 사료그릇 위에서 빛을 발하죠. 일단 자리잡고 떡 버티면 코난이 뭔 짓을 해도 치울 수 없어요. 자기가 배 부를 때까지는 ㅋㅋ

    • 헐.. 세상에! (뭐가 됐든) 드, 드리겠습니다..! (털썩)



      • 후후~ 미모로 세상을 제패하.. 으..응?? ^^

    • 오메.. 너무 구여워요 통통한 것이!
      • 위에 썼지만 큰 대구리는 사료와 캔을 빼앗기지 않는 용도와 귀여움 발산 외에 쓸 일이 없죠. 그렇게 드시니 통통할 수밖에 없..;; ㅎㅎ

    • 입양 전후 표정이 너무 달라서 깜놀했어요;ㅋ

      • 동생 부부의 사랑의 힘일겁니다.


        위대하죠. 사랑은.

    • 고양이 아픈 것 관련해서 쪽지 보냈어요. 확인해보세요. 

      • 정성이 담뿍 담긴 쪽지 잘 받았습니다.


        제 정성도 보냈습니다.

    • 사회에 불만있어 보이던 냥이가 왠지 더 멋있어 보이는....

      • 지금은 코난이 서열 싸움 걸어올 때 빼고는 절대 볼 수 없는 표정 ㅎㅎ

    • 아...저 솜방망이! 캐릭터 살아있는 냥님이네요
      • 쉿! 이건 비밀인데요. (사실은 냥이탈을 쓴 인간이라 그래요.)

    • 입양 전 사진 예전에 봤던 기억이 나요. 저렇게 사랑받으면서 잘 살고 있어서 정말 다행이네요. 포동포동 완전 귀엽군요.

      그리고 사진 보니 떠오르는 건, 다 자란 인간은 머리가 크면 절대 귀엽지 않은데 털달린 동물들은 머리가 커도 참 귀엽다는 것.
    • 정말 귀엽습니다ㅋ

    •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군요.ㅎㅎㅎ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두 고냥이 건강하게 오래오래 살길!
    • 아. 고맙습니다.   이렇게 소식 듣게 될 줄은 몰랐어요.  저도 유기묘 나타난 게 저 녀석이 처음이라 과정에서 죄송한 점도 많았는데요.


      저 녀석의 놀라운 묘생반전; 때문에 생명이란 게 우리 손에 달려있지 않았다는 것도 알았고, 진심들이 모이면 놀라운 일들이 일어날 수 있다는 믿음도 갖게 되었습니다.   정말 다시 한 번 감사드려요.  지인분들께도 항상 감사한 마음 잊지 않고 있습니다.  둘째 녀석도 너무 미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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