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마르셀린 데이, 나는





꽃향기가 만연한 눈부신 여름날, 지미는 매리에게 사랑을 고백하려 했습니다.
꽃은 시들고 잎사귀는 금빛으로 물드는 가을날, 지미는 여전히 매리에게 사랑한다 말하길 원했습니다.
단풍조차 지고 흰눈이 온세상을 뒤덮은 겨울날, 아직도 지미의 바람은 매리에게 사랑을 고백하는 것이죠.
계절의 순환으로 봄은 다시 찾아와, 새싹은 움트고 꽃들은 피어나도...
지미는 바랍니다, 언젠가는 매리에게 사랑을 고백할 수 있기를...
- 일곱 번의 기회 中






누군가에게 버스터 키튼은 

천재적인 감독이고, 초인적인 스턴트맨이고, 세상에서 제일 웃긴 코미디언이고, 그 어떤 작가도 능가하는 탁월한 스토리텔러이겠지만 

저에겐 그 무엇보다도 '세상에서 사랑을 가장 잘 연기하는 배우'입니다. 

실제 사랑에 빠진 사람도 키튼에 비하자면 삼류로 보일 거예요. 

아니, 애초에 세상에 사랑같은 게 왜 필요하죠? 버스터 키튼이 있는데.





떠드는 건 원숭이도 할 수 있다.

침묵이야말로 신의 영역이다.

- 버스터 키튼





7번가에 살고 있는

작은 새 한 마리가

저를 내내 꿈꾸게 해요

어쩌면 그녀도 저를 꿈꾸고 있을까요


종일 머릿속에서 상영되는

무성 영화 속에서

나는 버스터 키튼,

당신은 마르셀린 데이랍니다

그러니 진정으로 믿어요

우린 반드시 돌파구를 찾게 될 거예요


저를 생각하세요?

저 지루한 사내들에 둘러 싸여 있을 때

저를 생각하시죠, 그렇죠?


더는 안 되겠어요

더이상은 기다릴 수 없어요

아니요, 더는 안 돼요


당신 정말 제정신이 아니군요

그렇게 밖에는 달리 설명이 안 되네요

제가 당신을 보낼 수 있을 거라 생각하다니...

저는 정말 믿어요

언젠가 우린 다시 사랑에 빠질 거예요

믿어 의심치 않아요

당신은 저를 다시 사랑하게 될 거예요




silent movies / peter and the wolf
translated by lonegunman

    • 엊그제가 버스터 키튼 배우의 생일이던데 생일 축하 움짤 하나 바치려고 해요. 


      (기술이 부족해서 움짤 크기 조절 불가능이에요. orz) 


      1eFFWvr.gif


      움짤의 배경음악은 Billie Holiday - But Beautiful로 


    • 어제부터 잘 듣고 있어요. 가을 타는 미묘한 기분인데 시작을 이 노래로 하는 것 같네요.

    • 통했어요. 저도 계절이 재난인 가을병자라 딱 그렇게 앓으며 올린 겁니다. 키튼처럼 용감하게 계절을 살아남아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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