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굴 욕하는 대신 쓰는 일기
싫은 사람은 어떻게 생기나?
내 경우는 작은 것들이 모여 큰 '별로'를 만든다.
예를 들면 백원짜리 계산을 늘 저한테 좋게 만드는 사람이라던가 사양이 없는 사람 뻔뻔한 사람 비위생적인 사람...
물론 비위생이라면 나도 가끔 씻지도 않은 발을 손가락으로 후벼파는 식의 행동과 무관하지 않은 사람이지만
어쩐지 싫은 사람을 만드는 것은 역시 사소한 빈정 상함에서 시작되는 것 같다.
최근에 나는 그런 작은 것들은 참을 수 있는 정도였는데, 성가셔서 싫어진 사람 때문에 엄청나게 놀랐다.
일종의 선비같은 사람이었는데, 항문이 막힌 선비과였다.
어떤 논쟁에서도 자긴 틀리지 않았다는 사람이면 저 미친x 하고 지나치겠는데
황희 정승같이, 소크라테스처럼, 손석희 빙의라도 된 듯 미친 개처럼 끝나지 않았다.
네 말도 맞지만 내 말도 이러이러한 부분에서 틀리지 않았어. 그렇다면 ~~한 경우는 어떻게 가능했니? 우리 서로에게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 넌 나쁜 애는 아니지만 블라블라
이런 정석적 대화가 자신이 이길때까지 다음날이고 그 다음날이고 끝나지 않았다.
또한 A가 해결되면 (본인이 져줘야 하는 상황으로 그 해결이 난다면) 다음날 B얘기를 하면서
네가 A 얘기할때 ~~한 면이 자신을 ~~하게 만들었다고 뜻밖의 자기고백이나 예의없음의 비난, 정도의 강조를 했다.
그런 부분에 대해서 내가 도의적 사과라도 하면 관용을 베푸는게 아니라 확대해석하거나 피해자가 된 것처럼 행동했다.
어제 자기가 양보했으면 다음날 다시 이상한 논리로 무장해서 또 싸움을 건다.
나는 점점 그가 싫어졌다. 좀 죽이고 싶었다.
결국 참지 못하고 들이박고 죽일 년이 되었다. 그는 사방팔방에 내 욕을 하는 모양이다.
그랑 대화를 하고 나면 손이 벌벌 떨렸는데, 좋게좋게를 버리고 똥통으로 들어가자 마음이 엄청 편해졌다.
그 전에는 이 사람을 생각하면 설거지 하다가 쌍욕을 했다. 꼭 걔를 향한 건 아니고, 이 사람과 엮이면서 자꾸 심보가 비천해지는 나한테 하는 욕이었다.
그 모습을 잊으려 욕을 하거나 술을 먹고, 이 사람 욕을 친한 친구한테 하니까 친한 친구가 내 얘기 귓등으로 듣기 시작하고 나는 그게 또 서러워서 술을 마셨따...
결론은 별 거 아니다. 싫은 사람은 싫은 걸로 끝나지 않고 마음의 병을 만든다.
그리고 했던말 또하고 또하고 또하면 (특히 술에 취하지 않았다면) 친구들이 당신을 싫어하게 될 것이다.
이상한 사람에 대한 얘기는 주변 사람이 아니어야 재미있다.
누굴 욕하는대신 쓴다고 했는데 누구 욕을 이름만 안 썼지 엄청 길게 썼다.
또한 위에도 이미 언급했지만 최소 3인 이상에게 이 '이상한 사람'에 대해 머리부터 발끝까지 이야기했다.
계속 얘기해도 내장 어디에서 불시에 올라오는 내 화를 볼 때 난 이 사람이 정말정말 싫다!!!
나이 먹다보면 아 나 유인촌 싫어. 이지아 싫어. 앤디 워홀 싫어 같은 피상적인 싫음으로 삶이 진공상태가 되는 줄 알았드만
완전 격정적으로 누굴 싫어하는게 가능하다. 그리고 보스몹을 찾아다니는 게임 캐릭터처럼 더 세밀하게 싫은 사람이 생긴다.
정말 이러고 싶지 않다.
여러분은 그러지 마세요.
싫어하는 사람과 계속 마주쳐야하면 정말 마음이 병들죠.
광적으로 자기 주장을 길게,말을 걸면 안되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