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난 왜 이렇게나 한심한 걸까요?
회사원입니다. 요샌 정말 제가 너무나 한심합니다.
데드라인이 화요일인 일이 하나 있어요. 아니, 실은 제가 열과 성을 다해 만들어도 두세번은 수정 지시가 있을 수 밖에 없는 일이라 지난 주 금요일쯤엔 초안이 나왔어야 했고, 제 상사한테도 금요일 저녁까지는 초안을 드리겠다고 했어요.
금요일에 몇가지 잡일을 해치우고, 저녁 때쯤 그 일을 잡으려하니 오랜만에 술 한잔하자는 연락이 오더라구요. 신나게 술을 마셨죠. 토요일 느즈막히 일어나서 슬금슬금 일하려고 폼 잡고 있으려니까 또 다른 사람이 또 오랜만에 연락이 와서 신나게 놀아버리고 말았어요. 일요일에 시간 많으니 그 때 하면 되지 뭐, 하고요.
결국 오늘 세시부터 PC를 켜고 일을 하려고 했는데, 모니터의 흰 바탕이 너무 하얘서, 해야하는데, 해야하는데 하면서 결국 지금까지 아무것도 안하고 말았네요. 오늘은 어떻게든 쇼부를 봐야하니, 날을 새서라도 일을 끝내야겠죠. 내일 클라이언트와 미팅도 있는데, 너무 피곤한 하루가 빤히 보이니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직장생활이 4년차인데, 남들을 믿지 못해 뭐든 다 혼자 한다고 나서고 있어요. 그러다 보니 밤이고 주말이고 항상 일을 끌어 앉고는 있는데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정작 제대로 일을 해내는 것도 아니고. 지금은 어찌어찌 예전의 의욕 넘치는 이미지로 직장 내에서 위태위태한 평판은 이어가고 있지만, 이제 그마저도 끝이 보이네요.
단 하루라도 시간을 잡고 천천히 상황을 돌아보면서 바로 잡아야 할 것 같은데, 또 무언가에 쫓기면서 일을 하지도, 안 하지도 않으며 쫓기고 있겠죠.
아, 정말 모든게 엉망이네요. 우선 이 글을 올리고 이제는 정말 그만 도망치고 시작해야겠군요.
저랑 너무 똑같으시네요. 구구절절 적다가 자기연민 같아서 그만뒀습니다.
힘내세요. 저도 데드라인이 코앞인데 정말 하나도 안해놨습니다. 내일부턴 정말 해야겠어요.
상사에게 '금요일 저녁까지 초안을 드리겠다' 라는 이야기는 '상사님, 주말에 쉬지 말고 이거 검토해주세요' 라는 말 아닌가요..?
상사가 '월요일 아침에 (초안을) 보자' 라고 하면 '주말에 나와 일해' 라는 소리인것 처럼..
혹시 발등에 불떨어지면 일을 하는 습관이 든건 아닌가요?
주변에 그런 습관이 든 사람들 보면, 일은 일대로 힘들고 본인은 본인대로 너무 스트레스더군요.
그런 습관이 없어서 확실한 방법은 모르지만
제 경우엔 일단 데드라인을 임의로 제가 좀 당겨잡아 놓습니다.
그럼 원래의 데드라인보다는 빨리하려고 애를 쓰게 되고
그러다보면 마감보다는 일찍 하게 되더군요.
저도 같은 병이에요. ㅠㅠ 일이 크고 무거울 수록 아예 시작 조차 못 하는데... 20분만 해 보자, 표지랑 목차만 만들어 보자...하면서 저를 꼬시면 좀 낫습니다. 시동이 걸리기까지가 어렵고 한 번 걸리면 또 어떻게든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아 저도 그런 편이네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