찌질찌질

전 시간표를 짤 때나 그냥 다음 주를 계획할 때나 저 자신을 꽤 굴리는 편이에요. 굳이 안 해도 될 일을 끼워넣어서 절 좀 더 바쁘게 만드는 식인데, 게으르면서 은근히 일 없이는 못 사는(?) 괴상한 성격 같아요. 할 일이 많으면 궁시렁궁시렁 대면서도 해야 하는 일이 많다는 걸 아니까 시간관리도 무의식중에 더 잘하게 되고 오히려 시간이 더 많을 때보다 능률이 늘어요. 반대로 방학 때 아무 것도 할 일이 없다 싶으면 넷플릭스에 빠져서 하루에 미드 한 시즌(...)을 끝낸다던가 하면서 아주 막장 일보직전 까지 가는 상황도 심심찮게 나오고요



그런 점에서 전 제가 해결할 수 있는 - 혹은 해결할 가능성이 있는 어려움은 환영하고, 종종 찾아다니기까지 합니다. 그런데 제가 무슨 짓을 해도 아무 발전이 없을 일에 관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운동처럼 이를 악물고 깡 멘탈로 1km 더 뛰거나 한 세트 더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누구 도움을 받아서 해결될 문제도 아니고 말이죠. 안 될 문제라도 이판사판 닥돌한 다음엔 속이라도 후련할텐데 아무 것도 못 하는 무기력감. 징징을 들어줄 친구들이 있다는 점은 정말 운이 좋은 셈이지만 그런 징징도 임시방편에 불과한 거 같아요. 진전도 없는 똑같은 얘기를 맨날 들어주는 친구들한테는 미안한 얘기지만.



1년쯤 전에 C가 애인이 있다는 걸 알았을 적부터 이 짝사랑은 멍청하지 않았던 적이 없고 찌질하지 않았던 적도 없는 거 같아요. 아 답이 없죠.

    • 와---------ㅆ-----------웃는데 막 눈물이 난다 -한번 꾹 참고 기다려 보시지요

    • 엄마나..저도 그래요. 쉬면 늘어지는 성질때문인지 차라리 할일이 많은편이 믾은일을 한꺼번에 처리하는데 도움이되죠. 근데 무력감이들면 많은일을 해도 다 쓸데없는일을 한다거나 추진력이 금방떨어지는 일을 하게되거든요.

      무기력의 가장큰 문제점은 추진한것이 시작으로 그칠때가많다는것..
    • 소년만화 주인공같은 성격이시군요! (칭찬입니다)

      그래서 짝사랑때문에 더 괴로우신가봅니다.

      아.. 안 괴로운 짝사랑이 어디있겠어요. 그걸 위안으로 삼으시고.. 는 아닌 것 같고;; 흠흠.

      끝날 때까지 기다리셔야겠지요.
      • 중2병이 아니면 다행입니다 으허허허

    • 한병철씨가 <피로사회>에서 진단한 자기 착취로 인한 소진증후군 패턴이신데요. 요즘 다들 이 상태라는 걸 그 책 보고 생각 많이 했어요. 한번 읽어보시길. 내 생활에 대한 재점검을 하게 해줘서 좋더라구요. 양도 짧아 금방 읽을 수 있어요.


      사랑 관련보다 전 이게 더 크게 보여서 좀 생뚱맞은 소리로도 느껴지실 듯.

      • 아, 많이들 느끼는 증세였군요.


        본문글 읽으며 어라 난데??라고 생각했는데, 증후군이었다니 ㅠㅠ


         

      • 그걸 문제로 본 적은 없었는데 이 댓글을 보고 나니 그런 거 같기도 하네요!

    • 짝사랑은 시간과 새로운 인연이 답이라


      노력으로 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니 돌아오기 힘든 자신의 순수한 감성충만의 시기를 즐기세요.ㅣ

    • 저도 답없는 속앓이중인데, 이런때만 추진력이좋아서 상대를 완전차단 시키고 바쁘게 일을 벌리고 감정을 잔뜩웅크리고 시간이 지나가길 기다리다보니 언젠간 평화가옵디다... 아이고 의미없다...이소리도 절로 나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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