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여정이 끝났네요. <유나의 거리>..
50부작이란 건 6개월, 반년이란 시간이었더군요.
올 한해의 절반을 함께 한 드라마였네요.
함께 웃고 찡해하며 사람,삶,사랑,우정,인정,옛정,미운정..등 많은 걸 생각하게 해주었습니다.
후반부의 에브리바디 해피가 좀 지나친거 아닌가 싶긴 했습니다만,
작가님은 서로 살펴주며 열심히 살다보면 당신들도 이런 좋은 날들이 올거야, 라고 격려해주고 싶었던거 같아요.
이런 시절이 아니었다면 굳이 이렇게까지 하진 않으셨을 듯한.
머리로는 리얼리티의 훼손에 투덜거리면서도
사실은 다들 행복해져서 저도 기분이 좋은거 같습니다.
언젠가는 극장판으로 그들의 뒷얘기도 들려주셨음 좋겠네요.
작가님, 피디님, 배우 여러분께 이런 드라마 만들어주셔서 감사하다고
거기 포장마차에서 술 한잔 대접하고 노래방 한번 쏘고 싶어집니다.
저 동네도 언제 한번 찾아서 놀러 가봐야겠어요.
ps :
그러고보면 이렇게 노래방씬이 자주, 길게 나오고,
여자들이 죄다 한번씩은 눈에 멍든 드라마가 있었나 싶네요. ㅎ
하하,,, 간발의 차이네요.
글을 올리기 전에 확인했는데,,,아뿔사,,,이미 유나의 거리 마지막회 글이 올라와 있네요...ㅋㅋ
여기에다 댓글을 달아야 겠어요..
마지막회를 보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최선이 아니면 차선...
소매치기인 유나를 품어주는 창만,
꽃뱀인 미선과 무능력 무성의의 개팔
집주인은 깡패 유부남과 호스티스
유나 선배인 양순과 형사였던 안내상
유나 후배 윤지와 유나를 사랑했던 남수
칠복과 연상인 부킹아주머니
뭔가 부족하거나, 안타까운사람들이 자기의 인생에서 최선을 이루지는 못했지만 차선으로라도 행복을 찾는 모습이에요.
마지막이 밋밋하지만, 훈훈 했던 드라마에요.
드라마에서 이웃이 가족이었어요.(이것 역시 최선은 아닌 차선)
그러나, 보는 사람들을 흐뭇하게 하는 가족이었고, 부러움을 갖게 만드는 가족이었어요..
하하 그런 예감이 들어서 빨리빨리 썼어요.
저도 이 드라마가 좋았던 이유 중의 하나가 가족의 확장이에요.
실제 가족들은 죽고 떠나가고 상처 주어 혼자 남겨진 사람들이
서로를 아끼며 자신들만의 가족을 만들어가는 모습이, 말씀대로 흐뭇하고 부러웠어요.
핏줄의 강조가 사라진 가족은 이렇게 느낌 좋은 단어네요.
마지막의 해피엔딩들을 보면서 우리 지금 삶이 정말 걍팍하긴 하구나. 라는 뜬금없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도 힘들고 작가님도 힘들고. 조금은 서로를 보다듬는 그런 이야기를 해'주고' 싶으셨구나. 생각하며 감사한 마음이 들었어요.
살면서 본 드라마를 통털어 가장 멋있는 남자주인공이 나오는 드라마이기도 했네요. 창만이'업빠'처럼 멋있는 남자주인공을 다시는 보기 힘들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작가님, 연출자, 배우들 모두에게 굉장히 감사하다는 신기한 기분이 드는 드라마였습니다. 드라마에서 살던 사람들 모두 행쇼. 곽사장ㅗㅗㅗㅗㅗㅗㅗ 빼고요.
이희준은 주인공은 거의 이 드라마가 처음이지 않나요? 조단역으로만 가끔 봤던 얼굴이라.
처음 맡은 주연을 이런 걸 해버렸으니,
(록키를 찍고 난 실베스타스탤론처럼) 이제 전보다 덜 좋은 역 맡을 일만 남았을까봐 불쌍..
친구들이랑 모여서 봤어요. 유나랑 창만이의 서로를 향한 대사 하나하나에 난리치며 봤네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작가님 연출님 모두에게 감사한 드라마 ㅠㅠ
전 오늘자 최고 대사는 유나네서 나온게 아니라
" 전재산이 개한마리잖아. 근데 왜? 만두가 새끼라도 가졌대?? "
재산 두배라니. 빵 터져서 3분쯤 웃었네요. ㅎㅎ
늘 취침이 늦은 아이로 인해, 본방사수는 가뭄에 콩나듯 하였지만서두...
첫회부터 빠져들어서 감탄에 감탄, 역시 클래스가 다르다며...
이렇게 오그라들지 않는 드라마는 근 십여년간 처음이라며 거품 물고 사람들한테 강추하고 다녔더랬죠.
'창만'이라는 비현실적인 인물이 저는 '서울의 달'의 최민식의 매력적인 버전 같기도 했고,
유나와 창만이는 꼭 '서울의 달'의 한석규와 채시라가 역할이 바뀐 것 같기도 했고...
그래서 그 때는 실패했던 채시라의 선도가... 이번에는 이뤄질 수도 있지 않을까, 해피엔딩의 희망을 걸어보았죠.
여러가지 면에서 감탄하는 김운경 작가님이지만, 특히, 홈피 인물 소개에 김창만 캐릭터 설명에 완전 넋이 나갔어요.
'성실, 근면, 정직이 모든 그의 내면 속에서 언제나 깃발처럼 장엄하게 나부낀다...'
이렇게 인물 소개를 쓰시는 건 아마 김운경 작가님뿐일 거 같다는 생각을 하면서
이 문장 하나에 저는 <유나의 거리> 노예가 되었으니까요...
아 근데 위에 친구들이랑 같이 보셨다는 분 부럽네요.
전 오늘 드라마 끝나고 나니까 딱 거기같은 포장마차에서 한잔이 그렇게 땡기더군요.
현실은 컴 앞에 앉아서 이렇게 후기나 끄적끄적.
드라마가 서로 아껴주고 따뜻하니까 어째 밤이 더 추운거 같기도 하고..
그냥 1회부터 다시 보기 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