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황 및 이민자의 정체성

안녕하세요. 바나나까마귀 입니다. 듀게는 이미 도서정가제로 한창 뜨겁네요. 

저는 지금 미국 번역회사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여기가 외국에서의 첫 직장이구요. 

외국 생활 처음이라 모든게 정신없어요 @.@

비즈니스 서류 검수가 주 업무이지만 나중에는 문학 번역을 할 기회가 있길 바라고 있고요.


이민자의 정체성에 대해서 궁금해진건 오늘 점심때 있었던 일 때문인데요. 

일본인 동료와 밥을 먹다가 회사 내 다른 한국인 동료 얘기가 나왔어요. 

저는 그냥 의식의 흐름대로 '그분은 한국인이지만 여기 오래 살아서 그런지 가끔은 생각이 한국인 같지 않아.' 라고 말했는데

일본인 동료가 막 웃는거에요. 한국인이면 한국인이지 한국인과 다른게 뭐가 있냐고.


저는 한국에서 ##년을 살다가 이제 막 미국에 왔고,

그분은 이곳에 일찍 이민와서 예민한 사춘기 시절을 이곳에서 다 보냈어요.

제가 느끼기에 그 분 사고방식이 매우 열려있고 미국식에 좀 더 가깝다고 느꼈고 게다가 미국국적이라 더이상 한국인이 아니라고 생각했거든요. 

사실 정말 한국에서 이민 왔는지도 의문이에요. 한국에서 살아야 한국말 배우는것 도 아니잖아요? 

그런데 일본인 동료는 한국말 하고 부모님이 한국인이면 한국인. 이민 와서 시민권 취득해도 한국인, 생물학적으로 한국인이면 한국인이래요. 


그럼 그 논리대로라면 프랑스 장관 플뢰르는 뭐냐? 했더니 그럼 그게 한국인이지 프랑스 인인가 하더라고요.

여기서 부터 제가 의문이 생겼어요. 어떤 사람이 A국가의 국적과 문화를 누리더라도 겉모습이 B국가 민족과 똑같아서 남들이 그를 B국가인이라고 생각한다면 

A국가 정체성을 가져도 의미가 없는게 아닌가요? 어차피 남들은 B국가로 볼텐데 말이죠...

A국가 시민이 되더라도 B국가인으로 분류되는건가? 하는 생각도 들고요. 

게다가 이 흐름대로라면 조선인과 고려인도 한국인에 범주에 포함할 수 있잖아요. 하지만 제가 알기로 그들 스스로는 본인을 한국인이 아니라고 생각하는걸로 알고있거든요.

본인의 정체성은 무엇을 바탕으로 결정되는 건가요? ; 









    • 그 일본인의 괴괴한 신조가 심각하게 고려하고 말고 할 가치가 있는 건지 모르겠네요.


      바나나까마귀님이 혼동하실 필요도 없을거 같고요.




    • 그 일본분은 ethnicity와 nationality를 혼동하시는 것 같고, 제 생각에 이건 본인이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누가 물어봤을 때 난 어메리칸이야, 하면 본인이 생각하는 정체성이 미국인으로만 국한 된 것이고(양쪽 부모님 다 한국인이지만 한국말 못함 -.-;;), 한국에 잠시 놀러온 적은 있어도 한번도 '살아본' 적은 없는 이민2세이더라도 스스로 자긴 한국인이라고 소개하면 본인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데 ethnicity에 더 큰 비중을 두고 있는 것이고... 이건 누가 이래라저래라 할 수 없는 문제인 것 같아요.

    • 미국에서도 중남미에서이주해 온 사람들은 히스페닉으로 퉁치고 아일란드계 미국인, 폴란드계 미국인, 이탈리아계 미국인 등등 출신성분 따지는 사람들 꼭 있더라는 이야길 들었어요. (그렇다고 그게 구조화된 사회적 차별이 있다 뭐 그런 소리는 아니구요) 


      시민권이나 국적에 대한 것과 별개로 어떤 족보?를 따지는 사람들은 어딜 가나 있기 마련인거 같습니다. 




      그런데 님의 경우에는 문화적 정체성에 대한 문제의식도 들어가 있는거 같아서 좀 복잡해지는거 같아요.


      문화적 정체성에서 이미 한국인 일반의 그것과 매우 상이한 사람을 어떻게 볼 것인가?  


      그런데 타인이 강제적으로 '규정'하지 않으려고 한다면 별로 복잡할 것도 없는거 같습니다. 


      그 사람의 정체성은 결국 저도 위에 케이님 생각에 기본적으로 동의합니다.


      그리고 개인의 선택이나 사고방식은 결국 '실용적 판단'에 기인되지 않을까 생각해요. 자기 살기 편한대로....


      제 경우는 11년간 이 나라의 한 도시에서 죽 살아오면서 한국인이라는 정체성이 부정적인 면보다는 긍정적 측면이 더 컸던거 같네요.

    • 저도 외국에서 오래 살았는데 제 스웨덴 친구들이 '이럴 떄는 정말 한국인이야' 라고 말하는 행동과 사고가 있고, 제 한국 지인들이 '누나는 정말 스웨덴에서 오래 살아서 스웨덴인같아요' 라고 말하는 면이 있습니다.어떤 굉장히 한국적인 것들이 힘들게 느껴 질떄도 있고요. 돌아보니 몸짓언어도 많이 달라졌어요. 저 스스로는 그냥 저 라고 생각하고 삽니다. 

    • 식탁에 쌀밥과 국이 있어야 하는 그런 식문화를 버린 지가 어언 십년은 넘어가네요. 점심도시락은 샌드위치가 제일 편리하고 맛도 있습니다. 이럴 땐 스스로가 뭥미스럽기도 합니다. 
    • 미국에서 10년 이상 산 사람 이야기를 들어 보니 자신은 음식도 그렇고 한국인의 정체성을 갖는 게 편하지만 자식에게는 선택권을 주고 싶다네요. 정체성은 유동적인 거예요(identity is fluid).

    • 정체성은 유동적이라는데에 공감하면서, 어느 나라 사람이냐를 정하는 것은 본인이 택하는 문화적 정체성이라고 봐요.

      전 어려서(사춘기 즈음) 미국으로 가서 거기서 대학교에 가기 전까지 계속 살았는데, 좋게 말하면 선택권이 있었고 나쁘게 말하면 아무데도 속하지 않았어요. 전 한국인이 되기로 결정했고 삶의 터전도 한국으로 잡았습니다. 그 뒤로 좀 사상이 개방적인 한국인 정도로 살아가고 있구요ㅎㅎ

      동생은 더 어려서 갔는데, 걘 미국인이 되기로 했어요. 어느 날 일어나서 저는 "난 한국인 됄래" 동생은 "그럼 난 미국인!" 그런 건 아니고, 어떤 친구를 사귀고 어떤 책을 읽으며 어떻게 사회화가 되었느냐에 따라 자연스럽게 갈렸어요.
    • 개인적으로는 정체성이라는게 두가지로 나뉜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생각하는 나와 남이 봐주는 나로 말이죠.


      외국에서 태어나고 자라나도 (그리고 그나라 말을 그나라에서 가장 잘한다고 해도) 겉보기에 한국사람이면 피할 수 없는 질문이 있습니다.


      어디서 온사람이냐는 질문. 


      입장을 바꿔놓고 생각해봐도 한국에서 겉보기에는 영락없는 외국사람이랑 만날때 그 사람이 아무리 한국말이 유창하고 행동도 꼭 한국사람처럼해도 대부분의 사람은 물어봅니다. 어느나라 사람이냐고.


      남이 봐주는 나의 정체성은 나의 겉모습에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그리고 내가 생각하는 나의 정체성은 내가 확립하는 것이지만 내가 생각하는 나의 정체성과 남이 봐주는 나의 정체성이 두가지 다른것일때 약간의 괴리감이 생기겠죠.


      결국에는 두가지를 따로 놓고 보는 수밖에 없습니다. 


      외국에서 태어 나고 자란 한국인의 정체성은 한국인도 아니고 그나라 사람도 아니고 두가지가 섞여있는 그 특유의 상태가 정체성이 되는거죠. 굳이 한국인 외국인 한쪽으로 쏠릴 필요없이 섞여있는 상태 그대로를 인정하면 될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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