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이케아 얘기

저는 아침부터 이케아에서 케익과 커피를 먹고 있습니다. 어제 설문조사 해줬더니 공짜 쿠폰을 줬어요. 이케아 식당의 음식이 그리 맛있는 건 아니라 제 돈 주고는 잘 안먹습니다. 냉동 식품이거나 벌크로 만들어두는 거라 맛있을 리가 없지요. 저렴하긴 합니다. (제일 좋아하는 건 5개에 3달러 하는 시나몬 롤)

저희 집에서 이케아 매장까지 걸어서 5분 거리라 가구도 여기서 많이 사고 심심할 때 시간도 때웁니다. 특히 종량제 인터넷 사용의 제약이 많은 저에게 이케아는 공짜 와이파이의 천국. 다른 곳에서 제공하는 와이파이와는 차원이 다른 속도와 아예 놋북 들고 와서 일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책상과 소파와 의자와 가구가 즐비하기 때문에...

그런데 가구 품질과 가격을 따지자면 결코 저렴하지 않아요. 특히 한국에서는 이 정도 가격이면 완제품을 배달까지 해줄 텐데 하는 생각이 미치면 항상 배가 아프죠. 내구성도 떨어지고 재료도 허접하고 등등. 이케아는 품목별로 굉장히 저렴한 홍보 상품이 한 두개씩 있고 그 외에는 가격이 모두 비싼 것 같아요. 특히 큰 가구의 배달이며 조립등에 들어가는 시간이나 비용을 생각하면 결코 싼 게 아니죠. 또 매장에 진열해 놓은 가구의 조립 상태를 보면 문짝도 줄이 안 맞고 여기 저기 덜컹거리고. 덩치 큰 가구는 어차피 제가 혼자서 조립을 못하기 때문에 조립 서비스를 이용해야 하는데 그러면 돈 주고 저 모양으로 조립되겠구나 생각하게 되죠.

일단 비용 측면만 해도 여기서는
물건을 선반에서 찾아서 꺼내주는 비용 $40. 배달비 $54 (걸어서 5분 거리) 조립비가 $80 정도 듭니다.

반면 전철 한 정거장 떨어진 곳에 있는 소매 가구점은 주문제작으로 맞춤 주문이 가능하며 모두 원목 재료를 쓰고 조립된 상태로 배달이 됩니다. 총비용은 당연히 비슷한 이케아 물건보다 비싸지만 물건의 품질과 조립에 드는 수고 등을 생각한다면 이케아가 결코 저렴한 부랜드가 아니라는 걸 실감하게 됩니다.

이불 커버도 저렴하지 않아요. 면 100% 짜리를 찾으니 이케아 옆집에 있는 고급 이불가게의 제품보다 비싸서 결국 이불가게에서 샀습니다.

얼마전에도 150달러짜리 겁나 무거운 책상 들고와서 조립하며 한국에서 일룸 가구의 정말 좋은 책상을 같은 가격에 구매했었다는 게 떠올라 눈물을 흘렸습니다.
    • 이케아 질이야 좀 그렇죠. 유럽사람들도 사실 이케아가구가 정말 좋아서 사는 경우는 드물고, 싸고 편리해서 사는 것 같아요. 일단 학생이거나 젊은 부부의 경우 이사를 많이 다녀야하는데, 이케아가구가 해체와 조립이 참 쉽거든요. 그리고 보통 깔끔하게 떨어지는 선과 색상이 많아서 젊은 인테리어에 잘 어울리기도 하구요. 게다가 확장형팩키지들이 많아서 (예를 들면, 빌리 서가시스템같은건 유명하죠, 벽전체를 덮는 서재완성을 할수도 있구요). 그리고 거기서파는 미트볼이 정말 싼맛나게 맛있는데.... 이젠 이케아가 없는 곳에 살다보니 침만 고이는군요.

    • 화폐단위를 보니 미국에 계신 모양인데 미국의 가구 가격은 품질에 비해 지나치다 싶을 때가 많습니다. 그러다 보니 가구는 벼룩시장이나 뒷마당장터 같은데서도 터무니없는 가격을 부르는 경우가 많죠.

    • 호주 이케아가 전 세계 이케아 중 가장 비싼 가격으로 악명이 높고 원성을 사고 있지만, 시장 현실상 어쩔 수 없는 일이죠. 유럽, 북미, 중국과 비교 했을 때 시장규모는 엄청 작고 물류비용은 반대로 어마어마하니까요. 게다가 물가가 싼 편도 아니고...  게다가 말씀하신 것처럼 별도로 픽업, 배송, 조립하는 비용까지 추가하면 절대로 한국과는 비교할 수 없는 비용이죠.  




      매장의 조립상태는 보통 처음에는 아주 완벽합니다. 그런데 아시다시피 일일 매장 방문 고객 수가 장난이 아니죠. 세팅하고 한달만 지나도 가정 집의 10년에 버금가는 피로도를 겪습니다. 그리고 이케아의 미케니컬 시스템 자체가 고객의 쇼핑절차에 직원의 개입을 최소화하는 것이기 때문에 매장에서 직원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직원 수는 적습니다. 당연히 유지보수가 어렵겠죠. 그러다 보니 매장의 전시 상태가 항상 허접해 보이죠.  그런데 조립품질이 정말 중요하긴 합니다. 똑같은 제품인데도 누가 빌딩했는냐에 따라 겉보기에도 많이 달라보여요. 특이 캐비넷 문짝 같은 경우 힌지 조정을 3개 축으로 모두 정확하게 하는 게 결코 쉬운일이 아니거든요. 




      이케아는 가격 때문이 아니라 친환경 정책상 자사 제품에 원목을 사용하지 않습니다. 물론 스톡홀름 같은 하이엔드의 예외도 있긴 하지만, 이 경우는 별도로 벌목된 나무의 몇 배로 나무를 심는 정책을 기반으로 하고 있어요. 나머지는 모두 재활용된 가공목재로 제작되죠. 




      이불 커버는 이케아 옆집이라고 하신 거 보니  Bed Bath N’ Table 인 것 같은데 이케아랑 비교하면 여기 물건들은 진짜 좋죠. 저도 좋아하는 가게라 자주 가 보거든요. 그리고 세일할 때 사면 그렇게 비싸지도 않고요.  그런데 면은 환경관련 특별한 이슈들이 있죠. 일반적인 인식과는 달리 섬유제품 중 가장 반환경적인 제품이 면이죠. 제조과정상 가장 많은 물을 소비하고 유해 화학물질을 많이 배출하거든요. 그래서 점차 많은 기업이 BCI 라는 조직에 가입을 하고 이 조직의 가이드라인을 따르려고 하고 있죠. 보다 친환경적인 면제조방식을 도입하고 면원산지인 인도나 파키스탄 같은 제3세계에 공정거래 방식을 준수하는 것이죠. 이케아가 대표적인 기업 중에 하나고요. 머 이것 때문에 특별히 가성비가 떨어지는 것인지 모르겠지만요. 




      150불짜리 무거운 책상이라고 하신 거 보니 아마  갈란트일 거 같은데, 그렇다면 그나마 최상의 선택을 하신 거 같아요. 이케아 책상 중에서 내구성, 디자인, 기능, 가격, 확장성을 고려했을 때, 가장 좋은 제품이죠. 물론 한국이었다면 일룸이 정답이겠죠. 저도 재정형편상 자주 이케아 물건 짊어지고 와서 손다쳐가면 혼자 낑낑 조립하고 있다보면, 한국에서 당일날 배송되어 아무런 별도 추가 요금없이 방 안에다 완벽하게 세팅하고 낡은 가구와 쓰레기까지 처리해 주고 가는 완벽한 서비스를 누렸던 화려한 과거를 떠 올리며 눈시울을 붉힌답니다. 

      • 제가 산 건 Micke인데요. 찾아보니 갈란트는 $199였다가 최근에 가격을 내린 모양이네요.
    • 배달이랑 조립을 시키면 이케아를 사는 의미가없죠. 이케아 엔지니어링의 핵심은 옮기기 좋은 사이즈로 포장하는것, 그리고 일정 수준이하의 난이도 및 공구로 조립할수 있는 최소한의 수준으로 정밀도와 강도를 조절하는 것이죠.


      내구성이면 몰라도 가격에 대해서는 토를 달수 없을정도로 압도적으로 다른 브랜드보다 저렴하다는 생각입니다. 사실 이정도 가격에서는 선택의 여지라는게 없어요.


      한국에 있을때도 15만원에 갈란트같은 책상을 사긴 힘들었는데 제가 뭘 몰랐던걸까요.


      그래서 저는 이케아 한국 들어가면 중저가 가구 시장을 초토화시킬거라 생각했는데. 아니라면 차라리 다행이네요.


      내구성도 약하다 약하다 하지만, 이사하기엔 무리가있을지 몰라도 놓고 정상적으로 사용하다 부서지는 일은 없습니다. 사실 내집마련이란게 점점 어려워지면서 점점 싼가구로 쓰고 버리는 쪽으로 시장이 옮겨가지않을까요

      • 아무리 옮기기 좋은 사이즈로 포장한다고 해도 2m 짜리 책장을 직접 옮기긴 어렵죠. 트럭을 소유하지 않은 이상 침대나 책장이나 장식장 등은 직접 옮기기 어렵습니다. 또 그 정도 크기의 가구라면 조립 자체도 힘이 많이 필요하고요. 세울 때도 그렇고요. 빌리 시리즈 같은 건 은근히 무게도 장난 아닙니다. 어떤 가구는 일반 승용차로 옮기기가 어렵고 어떤 가구는 혼자 조립하는 게 어렵기 때문에 이케아도 그런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겠죠. 매뉴얼에도 반드시 두 사람이 옮기라고 표기되어 있고요.


        이 동네 가구나 공산품 대부분 가격이 비싼 편이라 이케아 가구가 다른 가구 브랜드보다는 저렴하지만 한국에서 비교한다면 디자인의 차별화, 아이디어 소품을 제외한 별다른 우위요소가 있는지 모르겠어요. 제가 오빠에게 주고 왔던 일룸책상은 디자인, 쓰임새, 기능성 품질까지 모두 훌륭했요. 이사할 때 지인들이 서로 가지겠다고 다툼했던 물건이었는데 (지금도 그 책상을 못 가져온 게 한이 될 정도로) 물론 시간이 흘렀으니 현재 가격은 다를 수도 있겠습니다.
    • 한국 이케아 웹페이지 살짝 훑어봤는데 가격이 그렇게 나쁘지 않은데요. 물론 저는 전반적으로 이케아 가구가 비싼편이라고 느끼지만 한국이 다른 나라와 비교해서 특별히 비싸다는 생각은 안 드네요. 어떤 물건은 여기서 파는 것보다 훨씬 저렴하기도 하고 어떤 것들은 살짝 비싸기도 하지만 대충 비슷한 수준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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