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본 영화들에 대한 짧은 잡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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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Immigrant]

1920년대 뉴욕을 배경으로 한 [The Immigrant]는 한 험한 정착 과정을 다룬 시대극 드라마입니다. 여동생과 함께 폴란드에서 건너 온 젊은 여인 에바는 배가 뉴욕에 도착하자마자 폐병 걸린 여동생과 떨어지게 된 것도 부족해서 잘못하면 다시 되돌려 보내질지도 모르는 상황에 빠지는데, 이 때 브루노라는 한 남자가 그녀에게 접근합니다. 동생을 빼내기 위해선 돈이 필요하니 그녀는 브루노의 제안을 받아들이고, 그 덕분에 에바는 온갖 고생들을 다하지만 연약하면서도 동시에 완강하기 그지없는 그녀는 끈질기게 자신의 목표에 달라붙지요. 촬영 감독 다리우스 콘지를 포함한 실력 있는 제작진들 보조 아래 감독 제임스 그레이는 진중하고 절제된 자세 속에서 이야기를 굴려가면서 그 각박했던 시절을 [대부 2] 못지않게 인상적으로 그려가고, 마리옹 코티야르는 영어와 폴란드 어 사이를 매끄럽게 오가면서 그 시대 무성영화 멜로드라마 여주인공들이 절로 연상되는 단아한 고전적 멜로드라마 연기로 우리 시선을 붙잡습니다. 안쓰러움과 혐오가 겹쳐지곤 하는 천하의 개XX 캐릭터를 맡은 호아킨 피닉스야 든든한 가운데 (본 영화는 그레이와 피닉스의 네 번째 협연 작품입니다), 이야기 후반부에서 그 둘과 삼각구도를 이루게 되는 제레미 레너도 좋지요. (***)


P.S.

제임스 그레이는 영화가 자신의 조부모들 경험에 많이 바탕을 두었다고 하지만, 영화 속 이야기 전개나 캐릭터 설정이 워낙 장르적이어서 실제로 얼마나 많이 바탕을 두었는지 간간히 의구심이 들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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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드 스노우 2]

 호러 코미디 영화 [데드 스노우]로 해외에서 주목받게 된 노르웨이 출신 감독 토미 위르콜라가 [헨젤과 그레텔: 마녀 사냥꾼]에 이어 만든 [데드 스노우 2]는 전편이 끝난 지점에서 바로 시작됩니다. 전편에서 나치 좀비들로부터 겨우 살아남은 마틴은 살인범으로 몰려 도망자 신세가 되는데, 그것도 모자라서 상황은 더더욱 안 좋게 돌아갑니다. 알고 보니 나치 좀비들은 과거에 근처 도시를 아작 내는 임무를 맡았었고, 이제 그들은 그 옛날 임무를 완수할 작정이거든요. 이들이 목적지를 향해 어기적어기적 행군하는 동안 그들 앞에 재수 없게 걸린 선량한 시민들은 온갖 방법들로 신체훼손을 당하면서 우리 눈알들을 돌아가게 하고, 마지막에 가선 이 나치 좀비들에게 상당히 감정이 많은 또 다른 좀비 일당들까지 등장합니다. 이렇게 왕창 판을 키워감에도 불구하고 전편이 그랬듯이 영화는 [데드 얼라이브]나 [이블 데드 2]의 그 정신없는 에너지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늘어지는 편이고, 계속 악취미로 밀고나가다 보니 전 이야기에 별다른 상관을 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황당한 맛은 나름대로 있지만 추천하기가 망설여집니다. (**1/2) 


 P.S.

 1. 엔드 크레딧 쿠키는 속편을 예고하는 것 같더군요. 


 2. 호러 영화들이 애들 다루는 방식에 대해 전 어느 정도 선에서 관대한 편이지만, 본 영화의 어느 한 장면은 너무 좀 심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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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막에서 연어 낚시]

 제목만큼이나 황당하지 않은 게 좀 유감이긴 하지만, 영화 속 두 주인공들 간의 얌전한 로맨스는 훈훈한 가운데 전반적으로 시간 때우기 용으론 괜찮은 편입니다. 듣자하니 소설은 풍자에 더 가깝다는데, 시간나면 한 번 읽어 봐야겠습니다.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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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그리스트 맨]

주연 배우 로빈 윌리엄스가 사망하기 직전에 미국에서 극장 개봉한 [앵그리스트 맨]는 제목 그대로 화로 가득 찬 한 남자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도입부에서 보다시피 헨리 올트만은 걸핏하면 폭발하곤 하는 비호감 중년 아저씨인데, 병원에서 한 젊은 인턴을 쪼아대다가 그녀로부터 자신이 90분밖에 살지 못한다는 말을 듣게 됩니다. 물론 그건 그녀가 참다못해 내뱉은 말이고 올트만 본인도 잘 알고 있지만, 자신의 건강상태가 시한부나 다름없다는 점 때문에 당연히 그는 얼마 안 남은 그의 인생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지요. 이런 익숙한 이야기 설정을 나름대로 재미있게 다룰 수 있긴 하지만, 영화의 각본은 영화 각본 쓰기 강좌에서 나쁜 사례로 사용하기에 최적일 정도로 엉성하고 게으르기 그지없습니다. 너무나 뻔한 상황들을 늘어놓는 것도 그러지만 전개가 가면 갈수록 늘어져가니 80분을 조금 넘는 상영 시간이 버거워져만 가지요. 로빈 윌리엄스나 그를 둘러싼 배우들이야 실력 있는 연기자들이고 그들은 할 만큼 합니다만 이 좋은 배우들이 낭비되었다는 인상은 여전합니다. (**)

 

P.S.

본 영화는 1997년에 나온 이스라엘 영화 [Mar Baum]의 리메이크작입니다. 별로 알려지지 않은 영화인데, 인터넷 검색해보니 원작은 괜찮은 평을 받았던 것 같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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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후드]

 

 모 블로거 리뷰 인용


“Late Roger Ebert used to tell that, after watching a great film called “Fargo” (1996), his partner Gene Siskel told him, “This is the reason why I go to the movies.” I believe I saw something great from “Boyhood”, and I am willing to tell you that this is the reason why I go to the movies. This is a boy’s life specifically, but you will see yourself as looking into his lif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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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찾아줘]

 단언컨대 올해의 스릴러 영화입니다. 그러니 가능한 아무런 사전 정보 없이 신속히 감상하길 바랍니다.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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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일염화]

 5년 전 한 살인 사건을 조사 하던 중에 생긴 일로 경찰 일을 관둔 후 알콜중독자 팔푼이 신세로 추락한 장즈리는 이젠 반장이 된 옛 동료를 통해 다시 그 옛 사건을 접하게 됩니다. 그 사건과 유사한 방식으로 저질러진 두 살인사건들이 있는데, 공교롭게도 희생자들 둘 다 첫 희생자의 아내 우즈전과 가까운 사이였으니 당연히 경찰은 그녀를 주목해 왔지요. 장즈리가 우즈전에게 서서히 가까이 접근하는 걸 보는 동안 영화 줄거리로부터 [사랑의 파도]나 [제3의 사나이]를 비롯한 여러 영화들이 절로 떠오르지 않을 수 없는데, [백일염화]는 나름대로의 분위기와 캐릭터 설정을 통해 조용하지만 뚜렷한 인상을 남깁니다. 보기만 해도 몸이 절로 떨리는 중국 북부 도시의 추운 겨울 날씨가 스산한 배경으로써 인상적인 가운데, 체중을 20kg이나 불려가면서 자신의 캐릭터에 충실하게 몰입한 리아오 판의 과시 없는 연기도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참고로 영화는 올해 베를린 영화제에서 금곰상뿐만 아니라 남우주연상도 받았습니다). 이야기 전개가 간간히 덜컹거리긴 하지만 (듣자하니 영화는 처음에 러닝 타임이 3시간이 넘었다고 하더군요), 그게 그리 심각한 결점은 아닌 가운데 분위기와 연기 등의 장점들에 의해 보완되는 편이니 추천할 만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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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적인 거인]

클라이오 바나드의 [이기적인 거인]은 오스카 와일드의 동명 우화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합니다. 비록 이야기 후반부에 가서 영화와 와일드의 우화 간의 연관성이 어느 정도 보여 지긴 하지만, 영화의 두 어린 주인공들인 아버와 스위프티가 자신들의 각박한 하류 인생 속에서 발버둥치는 걸 보다 보면 켄 로치의 작품들을 비롯한 여러 영국산 노동계층 드라마 영화들이 절로 연상되지 않을 수가 없지요. 어쨌든 간에 본 영화는 전체적으로 그리 편하게 볼 수 있는 작품이 아니지만, 매 장면마다 느껴지는 사실적인 분위기 그리고 두 비전문 아역 배우들의 꾸밈없는 연기들을 바탕으로 터져 나오는 감정적 순간들엔 좀 노골적이긴 해도 상당한 힘이 있습니다. 뻔한데도 제 심장을 강타하는 순간들을 자아내는 위력을 가진 영화들을 간간히 접하곤 하는데 본 영화는 그런 영화들 중 하나입니다.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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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블루 루인]

  촬영감독 출신인 제레미 솔니에가 감독, 각본, 그리고 촬영을 맡은 저예산 독립영화 [블루 루인]은 복수에 관한 드라마입니다. 부랑자 신세로 오랫동안 살아 온 주인공 드와이트는 어느 날 자신의 부모를 살해한 죄로 수감 중인 사람이 일찍 출소한다는 소식을 듣게 됩니다. 자신의 낡은 푸른색 폰티악 자동차를 몰고 고향으로 돌아온 그는 복수를 시도하는데, 성공에 따른 만족도 잠시 그는 곧 그에 따른 여파를 대면하게 되는 처지에 놓이게 됩니다. 영화는 담담함 전개 속에서 긴장감을 탄탄히 유지하기도 하지만, 폭력적인 상황 속에서 허우적거리는 평범한 주인공을 통해 코엔 형제 영화 스타일의 피투성이 블랙 유머도 간간히 구사하기도 하고, 그러면서 동시에 진지한 캐릭터 드라마로써도 잘 먹히는 편입니다. 제작비 확보에 상당한 어려움이 있었다지만, 영화는 전반적으로 매끈한 편이고, 작년 깐느 영화제에서 상도 받기도 한 본 영화의 비평적 성공에 힘입어 차기작을 만들 기회를 얻은 감독에게 어느 정도 기대를 가지게 됩니다.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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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드 워드]

[배드 워드]40대 주인공 가이 트릴비는 그리 호감 가는 인간이 아닙니다. 무슨 이유에선지 그 나이에 편법을 써서 애들 철자법 대회에 참가한 것도 괴상하지만, 자신의 만만치 않은 어휘력뿐만 아니라 온갖 야비한 술수들을 동원해 가면서 다른 애들을 이겨 먹는 뻔뻔하고 파렴치한 꼴을 보이거든요. 대회장 밖에서도 언행이 안 좋은 이 인간 말종은 어느 덧 최종 결승 대회에 나가게 되고 이는 당연히 대회 관리자들뿐만 아니라 참가자들 부모들 눈살 찌푸리게 합니다. 제목에서 보다시피 영화는 또 다른 성질 더러운 막가파 코미디 영화 [나쁜 산타]처럼 막장 코미디를 할 자세를 보이긴 하지만, 생각보다 덜 막장인 가운데 이야기 전개가 워낙 뻔하다보니 주인공은 그저 비호감에 머물러 있고 그러니 2% 부족하다는 생각만 듭니다. 감독도 맡은 제이슨 베이트먼이야 좋은 코미디 배우인 가운데 아역 배우 로한 챈드와의 연기 호흡도 좋고, 그러니 보는 동안 여러 번 낄낄거렸지만, 이왕에 몰염치한 코미디를 하기로 작정했으면 정말 확실하게 막 나가야하지 않겠습니까?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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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 

 [마녀]의 전반부는 좋은 단편 영화 하나 보는 듯한 인상을 줍니다. ‘지옥에서 온 아무개’ 식의 전형적인 스릴러이긴 하지만, 어느 한 지점을 향해 이야기가 전개되는 동안 서서히 불안감을 쌓아가는 것이 마음에 들었고, 간간히 저예산 티가 나지만 전반적으로 매끈한 인상을 주는 결과물이 나왔다는 것도 칭찬할 만합니다. 예상대로 그 특정 지점 이후에 영화는 김이 빠지기 시작하고 그러다가 도달하게 되는 결말은 상대적으로 실망스럽지만, 후반부에서도 보는 사람 관심을 잡아두려는 노력은 충분히 하고 있고, 주연배우 박주희의 연기는 영화 끝나고 나서 그리 쉽게 잊혀지지 않을 정도로 서늘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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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점프 스트리트]

올해 초에 애니메이션 영화 [레고 무비]에서 상당한 성취도를 보였던 필 로드와 크리스토퍼 밀러는 그 전에 [21 점프 스트리트]를 감독한 적이 있었습니다. 늙은형사 주인공들이 고등학교에 잠입수사를 한다는 설정을 갖고 온갖 코미디들을 벌였던 그 영화의 흥행에 힘입어 로드와 밀러는 전편의 주연 배우들 그리고 제작진들과 다시 뭉쳐서 [22 점프 스트리트]를 내놓았는데, 영화는 정말 부지런히 코미디들을 휙휙 날려댑니다. 이번엔 대학교에 가게 된 젠코와 슈미트 간의 끈끈한 관계를 갖고 또 놀려먹는 건 기본이고, 스크림 시리즈 저리 가라할 정도로 속편 관련 농담들을 줄기차게 날려대면서 영화 자신도 왕창 놀려 먹거든요. 그러다가보니 이야기가 중간에 간간히 늘어지면서 흥이 떨어지곤 하는 게 유감이지만, 이런 제 불평마저도 미리 막아버리는 그 능청스러움에 점수를 좀 주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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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of Crime]

[Life of Crime]은 쿠엔틴 타란티노의 1997년 작 [재키 브라운]의 프리퀄 쯤으로 봐도 될 것입니다. 영화의 주인공들인 오델 로비와 루이스 가라는 [재키 브라운]의 중요 캐릭터들이었고, 나중에 가서 [재키 브라운]의 또 다른 중요 캐릭터가 등장하지요. 영화의 원작인 엘모어 레너드의 소설 [The Switch][재키 브라운]의 원작 소설 [럼 펀치]가 나오기 전에 쓰여 졌는데, 1986년에 영화화 될 뻔 되었지만 마침 같은 때 ZAZ 사단에서 나온 코미디 영화 [골치 아픈 여자]와 줄거리 상으로 겹치는 면이 많아서 포기했다고 하더군요(사실 저도 영화 줄거리 읽는 순간 곧바로 그 영화가 자동적으로 연상되었지요). [골치 아픈 여자]처럼 [Life of Crime]도 어이없는 인질극 코미디인데, 왁자지껄한 전자와 달리 영화는 여유롭고 느긋하게 이야기를 굴려가면서 개성 있는 캐릭터들을 통해 유머를 뽑아내고, 출연 배우들도 자신들 역할들 갖고 재미보고 있다는 티가 납니다. [겟 쇼티][재키 브라운] 혹은 [조지 클루니의 표적]에 비하면 심심풀이 땅콩 수준이지만, 그래도 가볍게 즐길만한 소품입니다. (**1/2)

 

P.S.

작년에 사망한 엘모어 레너드가 본 영화 제작에 참여했더군요. 다시 한 번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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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 폴]

 젊은 경관 마르크의 비교적 평탄한 인생은 어느 날 시작된 한 관계 때문에 서서히 위태로워져만 갑니다. 경찰 아카데미에서 훈련 중 같이 방을 쓰게 된 케이와 그는 처음엔 그다지 친하지 않았지만, 점차 서로에게 익숙해져가는 과정에서 케이는 마르크에게 적극적으로 접근하게 되고, 언젠간 결혼할 예정인 임신한 여자 친구를 둔 마르크의 심정은 복잡해져만 갑니다. 처음엔 케이의 접근에 당황해하면서 그 일을 잊으려고 하지만, 자신이 소속된 경찰서까지 따라 온 케이와 곧 불륜을 시작하고, 문제는 가면 갈수록 커져만 가지요. 동성애라는 소재만 빼면 영화는 시작부터 아주 친숙한 불륜 드라마이고, 당연히 이야기는 예측 가능한 방향으로 돌아가지만, 영화는 마르크, 케이, 그리고 마르크의 약혼자 베티나 간의 불안정한 삼각관계에 집중하면서 이들 간의 갈등을 잘 쌓아가고, 배우들 연기도 볼만 합니다. 물론, [가장 따뜻한 색, 블루]나 [호수의 이방인]과 같은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는 동성애 관련 영화들에 비해 개성이 떨어지는 편이고, 그러니 10년 전에 만들어졌었다면 더 많은 관심을 끌었을 거란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지만 말입니다. (***)


 P.S.

 불륜 관련 영화들을 보면서 늘 드는 생각이지만, 양다리 걸치는 건 정말 인생에 도움이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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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인]

 김태용의 장편영화 데뷔작 [거인]의 주인공 영재는 그리 좋은 애는 아닙니다. 보호 시설에 맡겨진 결손 가정 출신 십대란 점은 그렇다 치더라도, 그의 이기적이고 부정적한 면들은 그나마 남은 호감마저도 금세 줄어들어 들게 하지요. 하지만 영화가 담담한 자세 속에서 그려가는 암담하고 희망 없고 갑갑한 그의 현실을 보다 보면, 그 현실 속에서 다른 약자들을 짓밟는 단계까지 갈 정도로 악착스럽게 발버둥치는 그의 모습에 혐오와 안쓰러움이 동시에 들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핸드헬드 카메라가 그의 불안정한 일상을 가까이에서 꾸준히 지켜다보는 동안 우린 어느 새 마음을 졸이게 되고, 주연 배우 최우식은 올해의 또 다른 주목할 만한 신인 배우 연기를 보여 줍니다. 다른 조연 배우들의 연기도 마찬가지로 좋은데, 박주희가 [마녀]의 그 스산한 모습과 전혀 다른 외관으로 나오는 게 특히 인상적입니다.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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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트]

 [카트]의 이야기는 허구이지만, 그 허구는 우리 사회의 한 각박한 현실을 반영하고 있고, 그러기 때문에 영화 속 여러 장면들을 보면서 감정적으로 반응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야기나 캐릭터 설정에서 투박한 면들이 눈에 띠곤 하는 가운데, 파업 과정에 좀 더 집중했었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곤 했지만, 출연 배우들의 좋은 연기가 영화 속 결점들을 보완하는 편이니 결과물은 전반적으로 나쁘지 않은 편입니다. 작위적인 순간들이 있긴 하지만, 보는 동안 영화 속에서 주인공들의 처지를 보는 동안 한 생각이 계속 떠오르곤 했습니다. ‘이건 정말 너무하잖아.’ (***)    


 P.S.

  영화 속 대형 마트 ‘The Mart’를 보는 동안 문득 [나를 찾아줘]의 술집 ‘The Bar’가 그냥 떠오르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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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 홈즈맨]

  국내에서 뒤늦게 소개 된 수작 영화 [토미 리 존스의 쓰리 베리얼]로 감독 데뷔했던 토미 리 존스가 감독, 주연, 그리고 공동 각색을 맡은 [더 홈즈맨]은 전작처럼 독특한 구석이 있는 서부 영화입니다. 19세기 서부 개척 시대야 익숙한 장르 배경이지만, 영화는 여성 주인공의 관점으로부터 이야기를 시작하거든요. 어쩌다가 네브래스카의 한 개척지에 정착하게 되었는지는 몰라도, 뉴욕 주 출신 여성인 메리 비 커디는 자신이 소유하는 농장에서 비교적 혼자 잘 살아온 편이지만, 그녀의 주변엔 늘 쓸쓸함이 감돌고 있습니다. 외모 상으로 그다지 매력적이지도 않는 것도 그런데, 그녀와 같은 독립적인 여성은 그 시절 남자들이 그리 좋아하지 않는 유형이고, 이제 그녀는 30세를 넘었습니다(그 시절엔 30세는 이미 한참 아줌마 나이였지요). 그러다가 그녀는 각기 다른 이유로 정신이 나간 세 아낙네들을 아이오와 주로 호송하는 일을 맡게 되었고, 우연히 기회에 접한 늙은 부랑자 브리그스와 함께 그녀는 길고 힘든 여정을 시작합니다. 그들의 여정에 따라 촬영 감독 로드리고 프리에토가 정말 근사하기 그지없는 드넓고 황량한 풍경들을 제공하는 동안, 영화는 덤덤하고 느긋하게 이들의 고난스러운 여정을 지켜봅니다. 그러다가 후반부에서의 갑작스러운 이야기 전환은 결말에서까지 맴도는 상당한 감정적 여운을 남기는데, 그를 통해 영화는 그 시절이 얼마나 여성들에게 각박한 세상이었는지를 우리에게 조용히 상기시키지요. 힐러리 스웽크와 토미 리 존스의 과시 없는 주연 연기야 든든한 가운데, 여러 실력파 배우들이 그들 주변을 하나씩 하나씩 지나쳐가도 모습도 즐길 만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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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스텔라]

  이야기나 캐릭터만 볼 때 모자란 점들이 한 둘이 아니었고 그러니 보는 동안 간간히 인내심이 떨어지곤 했지만, 상영시간 내내 제 시선은 큰 IMAX 화면 안에서 펼쳐지는 인상적인 광경들에 붙잡혀져 있었고, 그러는 동안 압도되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한마디로, IMAX 상영관에서 볼 만한 가치는 확실히 있습니다. (***1/2)


P.S. 

제 집 근처에 있는 전주 IMAX 관에서 본 영화를 봤습니다. 건물 시설은 좀 불만족스럽지만, 듣던 대로 화면이 크더군요. 



    • 화면만 봐줄만하다,로 들었는데 별점은 많이 주시네요,인터스텔라.놀란 감독이 집단최면이라도..?


      힐러리 스왱크 영화,퀴어영화 프리폴, 에밀리블런트 이완맥그리거만으로도 궁금한 ..연어낚시,22점프스트리트 보고 싶네요!평이 좋은 독립영화도 혹시 기회가 된다면.

      잘 읽었어요
    • 지금 머리가 좀 띵~한 상태라 꼼꼼히 읽어보지 못했는데 별점 3개 반 이상 영화가 6편이나 되네요. (별 4개도 보이고) 보통 때는 글을 읽은 후 보고 싶은 영화가 두세 편이었는데 이번엔 열 편이 넘어서 좋으면서도 괴로워요. ^^ 요즘 추워서 꼼짝하기 싫은데 극장으로 달려가야 하나 봐요. 


      Beatles - Junk 




      (갑자기 봐야할 새 영화들의 목록이 쌓이니까 이 노래가 떠오른 건지... ^^)  

    • 항상 잘 보고 있습니다~!

    • 카트의 이야기는 허구가 아닌데요.;;

      실화를 바탕으로 한데다가 엄혹하기는 현실이 영화보다 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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