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를 키워서 좋은 점이 뭐가 있을까요?

누군가가 길거리에 내다버린 고양이를 보면서 고민이 시작됐습니다.
거래업체 여직원이 누가 박스에 담아 버린 고양이가 시들시들하게 얼어붙어 말라가는 걸 보다 못해 거래처에서 쓰는 창고에 데려다놨습니다. 기한 한정으로요. 겨울이 지나고 따땃한 봄이 오면 쫓아내기로 돼 있어요. 며칠 오며가며 지켜봤더니 사람 손 탄 고양이라 그런지 전혀 길거리에서 야생의 삶을 살아낼 것처럼 보이지 않아요.

그래서 고민 중입니다. 데려갈 사람이 아무도 없어 보이는데 데려와 키울지 아니면 모른체 하고 내버려둘지요.
이런 고민이 있을 때면 좋은점과 불편한 점을 둘 다 생각해 보는데

불편한 점
1. 현 거주환경이 원룸이다. 남의잡에서 집을 더럽힐지도 모르는 동물을 키워도 되겠는가?
2. 하루 8시간 이상 직장에 있어 고양이가 방치되는 시간이 너무 길다.
3. 고양이 용품이 하나도 없는데 대체 뭐가 필요한지도 모르겠다.
4. 고양이 배설물 냄새의 지독함과 모래를 쓰고난 뒤처리의 곤란함.
5. 털을 뿜어낸다는데 감당할 수 있을까.
6. 1년에 2주 정도 여행을 가는데 맡아줄 사람이 없다.
7. 10년 이상 오래 사는 동물을 반려로 들이는데 대한 부담감

좋은점
1. 집에 오면 동물이 한마리 있다.
2. 생각보다 정이 깊이 들 지 모르겠다.

이정도입니다.
동물병원이나 용품구입비 같은 경제적 여건은 크게 걱정되지 않아요. 뭐 외식을 일주일에 2번 정도로 줄이면 되니까...

저 위의 불편한 점들에도 불구하고 고양이를 키울 수 있을까요? 개는 여러마리 키워봤지만 고양이는 한번도 키워본 적이 없어서 고양이를 키운다는 게 전혀 상상이 안 되네요.
지금 고양이를 키우고 있는 분들은 저 불편한 점들이 다 극복이 되나요?
    • 개를 키워보셨다면 그래도 얼추 잘 적응하실 것 같습니다만..

    • 고양이는 하루에 잠을 14시간 이상 자는 동물입니다. 개에 비해서 영역의식이 강한 특성이 있어서 지나치게 원룸이 좁지 않는 한 공간 문제는 크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물론 고양이도 넓은 집을 '보다 더' 좋아합니다... )


      그리고 개보다는 고양이가 키울 때 손이 덜 갑니다. 개보다 독립심이 강해서 혼자 놔두어도 주인이 죄의식을 덜 느낄 수 있지요.

    • 전 개도 키워봤고 지금은 고양이 키우는데요. 개랑 고양이가 좀 다르긴 한데 키우는 거 자체는 그렇게 엄청 다른 것 같진 않아요. 그냥 성격이 다르단 느낌..;


      아무튼 제 경우엔.. 불편한 점이 극복이 된다기 보다는, 불편한 상태에 적응한 거에 가까운 거 같아요. 고양이 무지하게 좋아하고 엄청 키우고 싶어서 키우게 된 건데도 불편한 점은 여전히 불편합니다. 배설물 냄새 독하고요. 화장실 청소 계속 해줘야 하고 털 무지하게 빠집니다. 근데 직장을 다니는 거나 고양이 용품 잘 모르는 건 별로 치명적인 문제는 아닌 듯요.. 그리고 애완동물 막상 키워보면 그런 물건 알아보고 사고 하는 것도 즐거움 중에 하나라서요. 고양이 나이에 따라 다르지만 아기라면... 솔직히 좀 키우기 힘드실 수도 있어요. 생각보다 손 많이 가고 많이 놀아줘야 하거든요; 중성화 안 되었다면 발정 문제도 있고.... 고민 충분히 해 보시고 결정하시길 추천드려요... 임시 보호 하시다가 데려갈 사람 찾아보는 방법도 있긴 해요. 고양이 카페 뒤져보면 그런 분들 종종 계시거든요.

    • 사람 손 탄 고양이가 길에 나앉으면 정말 천운이 따르지 않는한 죽습니다.


      집이 좀 좁고 좀 심심해도 길거리 나앉는 거에 비하면 좋은 거니까요.


      화장실 청소의 귀찮음은 분명 있습니다. 그러나 냄새라면 그간의 노하우를 전수해드릴 수 있습니다.


      털뿜뿜은... 답이 없습니다. 하지만 인간은 또 적응합니다. 


      저도 일년에 여러번 고향을 내려가는 것이 제일 고민입니다.


      뭐 어떻게 어떻게 지인들 신세를 지며 해결하고 있습니다. 

    • 좋은 점


      0. 곧 죽게 될 것이 분명한 생명 하나를 구한다.




      사람 손 탄 고양이는 거리에서 몇 달 살기조차 어려울겁니다. 길고양이 수명이 평균 3년 정도 밖에 안된다고 하는데 하물며 사람 손 탄 녀석들은 바깥생활을 견뎌내기 힘들겁니다.


      집에 들이게 되면 신경쓸 것도 많고 돈도 좀 들 것이니 사실 다른 사람들이 뭐라 참견할 문제는 아니지만 길에서 죽어가는 동물들을 보면 안타까운 건 측은지심이죠.


      잘 키울 만 한 분에게 입양 보내는 건 어떨까요. 물론 그것도 쉬운 건 아니겠습니다만...




      저도 밥 주던 길냥이를 집에 들였는데 집에 올 때 창가에서 쳐다보며 (반기는 건지 배고프다 보채는 건지는 모르지만 ㅎㅎ) 양양 거리는 녀석이 있다는게 금방 알아차리기는 힘들지만 삶에 많은 변화를 주는 것 같습니다. 물론 좋은 쪽으로.

    • 표현이 좀 그렇긴 한데, 사람에겐 귀찮게 하게 만드는 뭔가가 꼭 필요한거 같아요.

    • 저희 집 경우엔 향이 가미된 모래를 써서 그런지 냄새는 잘 모르겠습니다. 하루에 한번 종이봉투에 배설물만 퍼담아 쓰레기통에 버리고요. 털빠짐은 청소를 자주 해주는 걸로 해결합니다. 고양이가 진공 청소기 소리를 싫어해서 부직포 밀대로 쓱쓱 밀어주죠. 물론 이런저런 불편함들이 있습니다만 고양이의 매력에 빠지게 되면 또 그런 것들이 아무렇지 않아집니다. (진중권 아저씨가 왜 고양이 바보가 됐는지 전 이해할 수 있어요.) 제가 보기에 가장 문제는 7번인 것 같은데 충분히 고민해보시고 결정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참고로 다음 웹툰의 '상상 고양이'를 권해드리고 싶네요. 버려진 고양이를 데려다 기르는 남자 만화가의 이야기랍니다.)

    • 기대 별로 안하고 걱정하며 들였다가 홀랑 빠져드는게 고양이 집사의 가장 흔한 패턴입니다. 




      1. 케이스바이케이스인데, 스크래처 같은 거를 잘 장만하시고 장난감을 많이 들이시면 딱히 집이 더러워질 일은 없을거에요. 배변훈련도 매우 간단하고 정확하게 지키니까요.




      2. 이건 붙어 있는게 정서적으로 좋다고 생각되지만 개에 비해서는 훨씬 낫습니다. 고양이는 혼자도 잘노는 편이고, 일단 많이 자니까요. 기본이 야행성이라 보통 낮에는 사람이 있으나 없으나 어디 구석에 틀어박혀 잘잡니다. 




      3. 그건 도와줄 분들이 아주 많다고 보지만, 기본적으로 필요한건 고양이용 화장실이랑 모래입니다. 그 외에는 하나하나 늘여가시면 됩니다. 




      4. 냄새가 심한건 사실인데 적응되면 쉽습니다. 하루에 딱 3분정도만 화장실청소해주면 되니까요. 개에 비하면 이것도 무지막지 간단.




      5. 케이스바이케이스인데 이건 보통 감당 안됩니다... 뭐 저는 털묻었다고 하는 친구들이 있으면 '너도 고양이 키우면 다 이렇게 돼ㅋㅋㅋ' 하고 자랑스럽게 얘기합니다. 




      6. 이것도 요새는 맡아주는 시설물같은데가 있을거에요. 2주는 좀긴가...




      7. 뭐 그렇지요.. 이건 스스로 고민하셔야 하는 문제라...

    • 동거하기 전 가장 최악의 것을 미리 알아야 하니 나쁜 점만 말씀드릴께요.

      고양이 알러지 있지 않으신지 미리 확인하세요. 알러지 없으시더라고 비염천식 있으시다면 털때문에 괴로우실수 있습니다. 털뿜은 개보다 훨씬 심합니다. 깔끔하신 분이라면 이거 스트레스 좀 받으실 꺼에요.
    • 저는 기관지 튼튼하고 깔끔치 못해서 모든 단점들이 문제가 안되는데 비염있고 깔끔한 제 동거인은 정신적은 물론 육체적으로 매우 괴로울 때가 있습니다.

      이제는 인생의 빛과 소금같은 고양이들이지만 저걸 사전에 알았더라면 입양을 안했지 싶을 정도로요ㅠㅠ
    • 화장실문제는 저는 강아지 화장실에 훈련을 시켜서 물로 씻어만 주면 됩니다.


      나이가 이미 있으면 훈련시키기 힘들수도 있어요.


      제 고양이 경우는 똘똘한지 모래화장실을 사용하던 놈인데도 강아지화장실에 두번만에 적응 끝내더군요.


       


      여행은, 긴 여행은 포기했습니다.


      4일정도는 습한 한여름이 아니면 화장실 여러개 마련해주면 괜찮더군요.


       


      그리고 저도 비염환자인데 저는 뭐 견딜만 합니다.


      털뿜는 계절엔 목욕 자주 시켜서 죽은 털을 왕창 씻어내버리면 좀 덜 합니다.


       


       

    • 고양이 한 마리 1년 6개월 정도 키우고 있는데


      1. 고양이는 주변을 더럽히는 동물이 아니에요. 벽지 긁는 거나 그런 것들 걱정하실 필요 없어요.


      2. 이게 약간 문제가 되기는 하는데 고양이는 낮에 거의 자니까 크게 상관 없어요. 이중창의 경우 밖이 보이게 안쪽 창문 열어두면 바깥 구경하면서 잘 놀아요. 그래도 낮에 혼자 두고 나가면 조금 싫어하기는 하더군요.


      3. 우선 필요한 건 화장실, 좋은 모래 좋은 사료(오리젠 추천).


      4. 좋은 모래 쓰면 냄새 거의 안 나요. 어떤 게 좋은 모래인지는 직접 써봐야 알 수 있기 때문에 몇 개월 냄새로 고생하실 수도 있고 사료가 안 좋으면 냄새가 많이 나기도 해요.


      5. 처음 1년은 털이 많이 떨어졌는데 요즘은 털이 거의 안 떨어지네요. 털이 너무 안 떨어져서 고양이 맞나 싶어요.


      6. 저도 이게 가장 걱정인데 2박 3일만 집 비워도 무지 외로워 하더군요.


      7. 저는 이건 생각 안 해봤어요.

    • 털문제는 정기적인 미용으로 해결하고 있습니다. 제가 직접 두세달에 한번 밀어줍니다. 그정도가 서로의 타협점. 그래서 털문제로 괴로움은덜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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