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읽어야할 만화책 (인생작 말고 최근작으로)
요즘 인생작 게시물에 묻혀가 봅니다.
꼭 읽어야할 만화책이긴 한데 한 2010년 이후에 나왔거나 이전에 나왔는데 아직 연재중인 것 중에서만 추천해 주실 수 있을까요?
통장에 돈 들어오면 만화책 몇 권 사는게 삶의 소소한 행복인데
온라인 서점에서 그때그때 땡기는 걸로 주워 담기에는 뭔가 더 재밌는 게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늘 하게 되거든요.
영어로 쓰여 있는 거면 국내 미발행 만화도 좋습니다.
온라인, 종이책 상관없고
국적 불문, 장르불문!
사실 인생작 까지는 아니어도 되고 제법 괜찮다 정도만 되어도 좋겠네요.
저는 최근에는
'기억의 촉감'
'시도니아의 기사'
'센티멘털 포르노 그래피'
좋았네요.
[은수저] 한 표 더합니다.
기들릴 작가의 '굿모닝 예루살렘' 분쟁지역속으로 본인이 직접 뛰어들어가서 그 곳에 사는 개개인의 모습을 그려낸 작품입니다.
이 글 보고 오랫만에 북새통 문고 홈페이지에 가보니
예스터데이를 노래하며 9권이 나왔군요. 언제나 처럼 이게 신간인지 아닌지 구분이 아리까리 했는데, 출간일이 저번달이니 신간 맞습니다(...)
이것도 나름 시리즈물이죠. 버마 예수살렘 평양. 평양은 물론 체류는 아니고 방문이지만, 그리고 평양은 절판된지 오래라 저도 못 구했어요.
예전에 사놓기만 하고 읽지는 않은 '평양'이 어딘가에 꽂혀 있을 것 같네요.
2010년 이 후 작이면 이와아키 사토시 작가의 히스토리에, 모리 카오루 신부이야기는 유명하니 보셨으려나요?
강경옥 작가님 설희도요.
인생작 게시물에도 썼는데 저는 히나타 타케시의 [소라의 날개]를 추천하겠습니다. 슬램덩크 아류작으로 시작한 고등학생 농구 만화지만 시야가 더 넓달까요. 이노우에 다케히코의 만화가 끝없는 향상심으로 독자를 불타오르게 한다면, 이쪽은 잘하고 싶고 노력도 하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결국 어느 수준 이상으로 나아갈 수는 없다는 것도 알 필요가 있다고 말해주고, 고등학생들이 취미로 하는 거니까 져도 괜찮다고 활짝 웃지만 사실은 지고 나서 그렇게 웃을 수 있을 리가 없다고 말하기도 하고, '진즉 함께 했더라면 좋았을 텐데.' 라며 관중석에서 후회만 하는 주변 사람들의 시선도 담아냅니다. 2004년부터 연재 시작해서 아직도 연재 중인데, 작가가 성실하고 어른스러운 사람이라는 기분이 작가의 말에서부터 꾸준한 연재 속도에서까지 팍팍 느껴져요. 최근 건강 문제로 휴재한 것 외에는 성실 연재.
…덕분에 현재 한국어판 38권째라서 시작하기 망설여지실 수도 있겠습니다만.
굉장히 읽어보고 싶은 소개글이네요. 38권이라 더 신납니다.
참, 그래픽 노블 좋아하시고 환상! 설화! 민담! 동화! 재해석! 이런 키워드에 두근두근 하신다면 빌 윌링험의 [페이블즈] 강력 추천합니다. 닐 게이먼의 [샌드맨] 이후 그 계보를 이을 만한 작품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마왕에게 동화 나라가 점령당한 뒤 현실 세계의 뉴욕으로 이주하여 임시정부를 꾸린 동화 나라 캐릭터들의 이야기. 2002년 이래 지금까지 연재 중이고요, 미국에서는 디럭스 에디션 기준으로 9권까지 출간됐고 우리나라에는 시공사를 통해 5권까지 나왔어요.
심지어 이건 게임도 있군요!
해외에 사는 지금까지도 한국에서 책 사서 받아보는 유일한 만화책이 <심야식당>입니다...-_- EMS로 받으면 20분만에 휘리릭 다 읽고 허탈해하지만 그래도 계속 사게 되네요. 번외로 나온 심야식당 부엌이야기도 좋지요.
추천들 감사합니다. 본 것도 있고 안 본 것도 있네요. 신납니다.
어여 더 내놔 보세요들!
적극적인 참여 감사합니다. 장바구니가 무거워지고 있어요.
최근작이라면
산 - 산악구조원 얘기입니다(최근 18권으로 완결)
헬프맨 - 일본 노인복지정책에 대한 얘기입니다. (24권까지 한국어판이 나왔습니다)
킹덤 - 진시황 얘기인데 현재 35권까지 정발 됐고, 진행속도로 보자면 10년 뒤, 150권은 넘어서야 완결될 거 같습니다.
개취로는 '장국의 알타이르'를 추천하고 싶지만 그림체에서 의외로 취향을 많이 타더라고요.
최근작이라면 앨런 무어의 Top Ten comics입니다. 앨런 무어가 그려낸 또다른 슈퍼히어로물인데... 참 독특합니다.
탑 텐은 그의 대표적인 작품 '왓치멘'의 대척점에 있는 작품이자, 또 일맥상통하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둘 다 슈퍼 히어로에 대한 이야기이고, 가면 뒤에 숨겨진 진짜 인간의 이야기죠. 하지만, '왓치멘'이 이른바 '슈퍼 히어로'의 한계와 처절한 무기력을 정신분석학적으로 해부함으로써 그들의 가면을 벗겨내고 그저 인간에 불과한 민낯을 까발렸다면, '탑 텐'은 반대로 터무니없는 세계관을 가정함으로써 슈퍼 히어로를 평범하게 만들어버리거든요.
'탑 텐'의 세계는 슈퍼 히어로가 일상화된 세계입니다. 2차 세계대전 무렵부터 온갖 원인으로 폭증한 이른바 '슈퍼 히어로'들과 '슈퍼 빌런'들에 넌덜머리가 난 미국 정부가 나치 과학자들과 매드 사이언티스트들의 도움으로 '네오 폴리스'란 도시를 만들어 히어로들과 빌런들을 여기에 수용한지 50년이 흐른 뒤의 세계죠. 이 도시에는 슈퍼 히어로의 모든 요소들이 뒤섞여있습니다. 10개나 되는 평행세계들과 우주적으로 연결되어있고, 온갖 메타 휴먼들과 매드 사이언티스트들이 창조한 로봇들, 외계인과 심지어 신들이 뒤섞여 살아가는 곳이죠. 대부분의 주민들이 형형색색의 쫄쫄이 타이즈를 입고 다니고 평범한 이웃 노부부가 '프로텍터즈'에서 활약했던 영웅들인 곳이며, 눈을 가린 채 '마음의 눈'으로 운전하는 밥 '블라인드 샷' 부커가 택시를 모는 곳이자 '울트라 마우스'와 '아톰 캣'들이 우주적 존재까지 개입된 대전쟁을 벌이는 곳입니다. 그리고 '탑 텐'은 이 네오폴리스의 치안을 유지하는 경찰서(제 10평행계 소속이기 때문에 별칭이 탑 텐)에서 근무하는 경찰들의 이야기입니다.
세계관이 세계관이다보니 등장하는 인물들은 하나같이 범상치 않은 인물들이고 일어나는 사건들도 기이한 사건들 뿐이지만, '탑 텐'은 어처구니없게도 일상 시트콤입니다. 그들은 평범한 사람들처럼 열심히 일하고, 퇴근 후엔 시원한 맥주도 마시고, 집으로 돌아가서는 평범한 아내가 돼고, 동료들과 농담따먹기를 하죠. 다만 그들의 일상에선 외계인과 싸우고, 핵무기와 방사선 빔이 날아다니고, 라그나로크를 일으키겠다고 날뛰는 북구 신들을 상대해야 한다는 점이 우리와 다를 뿐이에요.
슈퍼히어로 장르와 서브컬쳐에 대한 수많은 패러디와 오마쥬 속에 유머와 위트가 반짝이는 작품입니다. '왓치멘'에서는 슈퍼히어로 장르에 현실의 메스를 들이대며 분석해려 했던 앨런 무어지만, 이 작품에서는 슈퍼히어로 장르와 그 세계관을 유쾌하게 가지고 놉니다. 거창한 주제의식 없이 힘을 빼고 툭툭 던지는 듯 하면서도, 결코 가볍지 않은 대가의 여유로움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에요.
서양 서브컬처와 수퍼히어로에 익숙하지는 않지만 재밌어 보이는 설정이네요. 이 컨셉 그대로 다른 장르에 써먹어도 될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