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초바낭] <이퀼리브리엄>에서 리브리아
주말에 10년 만에 <이퀼리브리엄>을 dvd로 다시 봤습니다.
처음 봤을 때도 궁금했던 것이 과연 이 나라에 가족 제도가 있어야 하느냐는 것입니다. 감정을 두려워하는 나라에서, 부부가 자녀를 생산하고 양육을 책임지는 방식이 그리 들어맞아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그냥 인공수정으로 애들 출산하고 집단 시설에서 키우고 교육하는 게 맞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프레스턴의 집을 보면 일정 공간을 부부와 아이들이 공유하는 것이던데, 암만 감정을 억제하는 약을 먹는다고 해도 그런 식으로 날마다 얼굴 대하면서 같이 밥먹고 살다 보면 감정이 생기지 않을 수가 없는 구조입니다.
다시 보니, 리브리아의 건축과 제복 등 여러 상징물은 경외감을 자아내게 만들어졌더군요. 이런 것 보면 감정을 아예 부정하는 것 같지도 않고요.
<안드로이드는 전기양을 꿈꾸는가>에도 그랬지만 이 영화에도 예이츠 시가 나오는군요. <하늘의 천>말입니다.
내게 금빛과 은빛으로 짠
하늘의 천이 있다면,
어둠과 빛과 어스름으로 수놓은
파랗고 희뿌옇고 검은 천이 있다면,
그 천을 그대 발 밑에 깔아드리련만
나는 가난하여 가진것이 꿈뿐이라
내 꿈을 그대 발 밑에 깔았습니다.
사뿐히 밟으소서, 그대 밟는 것 내 꿈이오니..
제 생애 최고로 어처구니 없는, 전혀 존중 안되는 설정을 기반으로 한 SF 영화였습니다.
고로 이것저것 따지기 시작하면 말이 되는 게 아무것도 없습니다.
일단 약을 사람들이 스스로 복용한다는 거 자체가... 마치 모두 선택해서 매트릭스에 살기로 매일 매일 결심하는 것처럼. ;;
건가타는 관심이 없어서 그 부분은 다 건너 뛰고 초반 설정과 드라마 중심으로 봤는데요, 보면서도 고개를 계속 갸우뚱했습니다.
막판 역전도 어처구니 없죠. 주인공 1명이 보스 1명 죽이니까 갑자기 혁명에 불이 붙는 황당한 상황;
설정이 종교 지도자가 독재를 한다는 설정인데 서구 종교가 중시하는 가족관계를 해체할 수 없었겠죠.
그리고 해당 종교 지도자가 사망했음에도 죽지 않은것으로 처리할 만큼 2인자가 인정받지 못하는 상태였던 것 같고요.
그저 숀빈은 또 죽는구나 생각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