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준비하고 계신 분들. 대단하세요.

 

 

제목은... 비꼼이 아니고 진심으로 요즘 하고 있는 생각이에요.

전 취준생은 아니고, 작년에 일이 끝나고 나서 올해는 몇 개의 알바만 한게 다예요.

그리고 한 두 달 전부터 일을 다시 구하고 있는데일을 잡기가  문자 그대로 더럽게. 힘이 드네요. ㅎㅎ

 

 

먼저 작년에 일이 끝나고 나서 건강? 바닥쳤습니다. 덕분에 올해 수술도 하고 거의 병원에서 살았어요.

그리고 통장 잔고? 당연히 바닥쳤죠. 저는 작년에 어떻게 살았는지 기억도 안나지만 밤샘 일을 너무 해서 택시비+야식비로 제가 그동안 번돈을 다 썼더라고요.

'물론 통장에 얼마 없었으니까 그랬겠지만요'

 

 

알바비는 뭐 병원비로 나가고, 또 어쨌든 바람 막아주는 자취방 월세비, 관리비, 생활비로 나가고...

부모님께도 손벌리고도 지금 돈이 똑 떨어졌는데 차마 연락을 못하겠네요. 으하하.

전 당연히 지금쯤 일을 하고 있을거라고 생각했거든요.

'이렇게 망하고도 인생이 내 뜻대로 흘러갈거라는 자만심... 음하하'

 

 

그리고 가장 심각한... 정신적으로 바닥친거 같아요.

건강상의 이유로 레귤러한 일을 잡지 않은 것도 있지만, 여러가지로 데이면서 다시 일시작 하는 걸 겁내하고 있다는 사실을 아주 조금 인정하고 있거든요.

 

그마저도 경제적인 이유로 '어쨌든 일을 해야지!'라며 떨치고 일어났지만요.

 

 

그런데 나만 떨치고 일어나면 뭐하나요;;; 일이 없는데 엉엉

겨우 면접보러 오라고 해서 갔더니 말도 안되는 페이 ... 적당한 단어가 떠오르지 않습니다만, 후려치기라고 하죠. 정말 한달 살기 빠듯한 비용에

일은 또... 어찌나 많이 요구하는지.  

동종업계에 있는 친구들에게 '내가 시세를 모르는거냐..' 라고 문의 전화를 넣었더니 모두들

'절대 그렇게 일하지맠! 그럼 너 다음 사람도 그렇게 후려친다고!! 니가 그래도 연차가 있는데 흐흐그그극'으로 끝나는 답변을 들어야 했습니다.

 

 

그리고 제가 요즘 새로 눈팅하기 시작한 커뮤니티에 주로 취업준비생들이 모여있는 게시판을 가게 됐어요.

몇 페이지의 글을 읽으면서 참... 정말 다들 버티며 살고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죽어라 공부하고 또 정보에 뒤쳐지지 않으려고 노력하면서도

평균적으로는 첫 직장 잡는데 일년 정도를 보내는 듯하고... 어떤 분들은 이젠 사회에 발을 내딛는 것 자체가 힘들어 4년째 강제 칩거? 중이라고도 하고요.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을 통해 듣게된 다른 친구들의 얘기도 비슷해요.

선생님을 하고 싶어 교대, 사대를 가도 시험을 통과 못해서 기간제 교사로만 버티다가 공무원을 준비하게 되거나.

무슨고시 무슨고시, 이름만 바꾼 공무원 시험 준비하느라 아직도 공부만 하는 친구들.

'참고로 전 정말 공부하는 이들을 존경합니다. 학교에서 궁디 붙이고 앉아서 공부하는게 젤 괴로웠거든요. 집중력이 짧아서리..'

 

 

그들 모두 어찌 버텨내고 있는지, 모두들 마음은 괜찮은건지. 어차피 손내밀지도 않을 저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농담식으로 엄마한테 '걱정 마, 올해 넘기면 나 경력 단절이야' 그러면서 호기롭게 곧 일을 구하겠노라 선언했는데

올해가....올해가... 흑흑

 

 

법의 테두리 안에서 노동자를 보호하는 조항따위 하나도 지켜지지 않는 비정규직 중에서도 거친 일바닥이라 좀 밉기도 해요.

일의 환경이나 대우 수준이 10년전과 다를바 없는 바닥이라 동종업계 사람들이 모인 게시판의 예전 글을 뒤져보면 모두 똑같은 얘기들뿐 ㅎㅎㅎ

체념의 정서가 밑바닥에 깔려있는 것 같아 불편하긴 하지만, 결국 내가 돌아갈 곳이니까 지금은 누굴 원망하기보다 먼저 내 자신을 다잡아야겠죠.

 

'이직'이라는 것을 안해봐서 사회의 무서운 맛을 모르기도 했지만,

다음에 일을 관둘 땐 다음 직장을 잡아놓고 관두자 라는 아주 기본적인 것도 되새기고 있고요.

 

그 전에

올해가 가기전에

일을 좀 하고 싶네요.

 

 

월세내줄 직장을 구하면 다시 글을 쓸게요. 그땐 저의 호랑이 기운을 나눠드리겠습니다.

 

 

 

 

 

    • 힘든 시간 보내고 계시는군요. 어떤 분야이신지 모르지만 경력도 있으신거 같은데.....


      제가 바로 그 시험준비와 계약직을 오가는 집단 중 한 명이랍니다.


      생계를 이어갈 수 있는 직장이라는거 잡기 위해서 다들 고군분투하는 세상이에요.


      전 다른 분야는 잘 모르지만,,,다들 힘들다는 것만.


       


      빠른 시일내에 꼭 직장 구하셔서 여기에 글 올리셨으면 좋겠네요.


      그래도 쓰신 글에서 긍정적인 의지가 느껴지는데 꼭 제대로된 월급받는 직장에


      취직하시길 바랍니다.

      • 경력이랄것도 없는 경력이라 더 그런것 같아요. ㅎㅎ 어떻게 해서든 페이를 깍으려고 하더라고요. 물론 면접 보고나서 다른 이유를 대고 빠지긴 했지만... 사실 진입장벽도 없는 곳이라 더 피튀기게 싸우는 것 같아요. 시험을 보든, 뭔가 과정에 투명한 절차가 있으면 이렇진 않을텐데... 근데 뭐 제 얘기를 들으면 친구들 모두 헉 하는 것 같아도. 그들 얘기 들어보면 그들 나름대로도 다 헉스럽게 일하고 있더라고요. 산호초님 덧글에 기운받아 꼭 돌아오겠습니다. 되도로이면 올해 안으로요.. 흑흑 이렇게 덧글로라도 저 자신을 밀어붙여야 이력서 쓸 곳 한 군데라도 더 알아볼 것 같아요 ㅎㅎㅎ

    • 저도 올 해 회사를 관두고 너무 많은 경력과 여자나이로 애매한 포지션으로 강제 프리랜서로 일하고 있어요.

      재취업의 문이 높은 수준이 아니라 저한텐 닫혔더라구요ㅎㅎ

      근데 그냥 삽니다.

      어떻게든 살아지더라구요.

      이렇게 살아가는게 신기할정도로 그냥 살아집니다.
      • 뭘까요. 너무 많은 경력은... 경력이 많으면 좋은거잖아요! 라고 말하면서 제 사수가 그 경력 많음으로 거의 권고사직 당한게 생각나서 짜게 식었습니다... 어떻게든이 딱인 단어인 것 같아요. 저도 올해 어찌 이리 일도 안하고 살았는지 모르겠어요. 땅파고 산 것도 아닌데... 강제 프리랜서는 너무 추워요. ㅠ ㅠ 마르타님도 어찌되었든 앞길이 잘 풀리길 바랄께요. 전 아예 직종을 살짝 트는 것도 고민중이거든요;; 오늘 그냥 이런 저런 생각 하다가 문득 떠올랐는데 이렇게 즉흥적이니 여태 이러고 살고 있는 거겠죠 - -;; ㅎㅎㅎ

    • 저는 고시생 2년차 되는데요 가끔 내가 뭐하는건지 싶습디다...ㅠㅠ 하루에 열시간 넘게 앉아있어도 옆 사람들은 열네시간 넘게 하더라구요. 소설책이 너무 읽고싶은데 시간이 없어서라기보다 왠지모를 불안감 때문에 못 읽은지가 일년이네요...
      • 어느 시험이신지는 모르지만 그래도 가끔은 쉬세요. 하루에 열 시간 넘게 하신다면 가끔 쉬는게 더 능률적일 지도.


        사람들이랑 만나지 못한다는게 제일 힘들고 수험생활이 사람을 정말 피폐하게 해요.

      • 후아아 열시간... 하루에 조금씩이라도 소설책 읽으면 안되는 걸까요. 전 언제나 그 강박에서 져서 시험을 망치곤 했습니다만... Charliebrown님처럼 근성 있는 분이라면 끊어읽기가 가능할 거라고 믿숩.... ㅎㅎㅎ

    • 나만 이런가 싶어서 보다보면 또 나 처럼 잘 안풀리는 사람들도 제법 있구나 하는게 보이고...


      혼자만 힘든건 아닌가봐요.


      자랑 많은 사이트나 페북 지인들 보면 다들 잘 사는줄만 알았는데요.


      후려치기는 정말... 대기업, 공기업, 공무원 이런거 괜히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게 아니었구나 싶고...


      후회해봤자니 후회는 안하지만 그냥 격차가 너무 나니 씁쓸하긴하네요.

      • 뭐 페북이나 그런데는 즐거운 얘기만 올리고 싶어해서 그런가봐요. 후려치기. 정말 이것보다 적당한 단어는 없는 것 같아요 - - 격차는 뭐 상상도 못하게 심하고요. 그게 격차가 심해도 위로 같이 끌어올라가면 조금 괜찮을 것 같은데 바닥일때 상황은 처우 개선 없이 쭉 가는 형태니까 시간이 갈 수록 더 힘들어 지는 느낌이네요.

        • 전에 어떤 방송인가에서 누가 '페북은 편집 영상'이라고 하더라고요.


          편집안된 영화 촬영 장면을 보면, 멋있지 않은 장면들이 들어갔는데, 편집해서 깔끔한 장면으로 나오니깐요.




          페북도 결국 자기 힘든거, 찌질거리는 것 보다는 자랑 위주로 올리다보니 그것만 보면 세상 사람들 다 잘 나가고 잘 사는 것처럼 보이는 거죠.


          인스타그램도 그렇고요.




          물론 실제로도 엄청 잘 나가는 사람도 있지만요.




          어쨌든 그런거 보면서 남들과 비교하며 기죽는건 진작에 졸업해야죠.




          페북이나 인스타그램까지 갈 필요도 없이 미니홈피 시절에 이미 저런류의 서비스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다 알게됐잖아요.

    • 전 프리랜서인데 일감이 줄어드는 걸 보고 불황을 체감;합니다. 정규직인 분들이야 짧은 텀을 두고 이력서 낼 필요가 인생에 없지만, 비정규직이나 프리랜서 등에겐 정말 이력서 광탈의 칼바람이 부는 것 같고요. 일을 더 구해야 먹고 살 만할 텐데 이력서 내는 것도 지겨워서 그냥 지쳐 웅크려서 지낸 지 2년은 됐네요. 막 대학 졸업하고 신입으로 취직하려는 어린 세대도 힘들겠지만 불안정한 테크를 타 버린 프리들은 나이먹어 정규직 취업도 잘 안 될 테고 다들 어떻게 사는지 같은 처지;의 사람들이 궁금해질 때가 종종 있습니다. 일할 나이도 이럴진대 앞으로는 어떡할지 걱정되도 뾰족한 수 없으니 일 없어 손가락 빨면서도-_- 그냥 사는군요.

      • 흠.. 저도 프리랜서긴 하지만 일단 들어가서 프로젝트가 끝나는 날이 있지 않은이상 눌러 앉을수라도 있긴한데. 말 그대로 '일감'을 따다가 해야하는 분들은 어찌 사시는지 모르겠어요 ㅠ ㅠ 이름도 멋진 코르타사르님은 그래도 유지하고 계시는군요. 멋진 능력이세요. 하하...하하.. 우리 이렇게 웃어보아요 ㅠㅠ

    • 음, 가끔 나만 힘드나 그럴때 위로용으로 힘들다는 글을 보시는건 좋지만은, 너무 많이 보면서 나의 체감을 더 춥게 느끼지 않으시길 바래요.



      인터넷은 어떻게 보면 부정적인 감정을 배출을 하는 일들이 더 빈번하고, 현실상황보다도 인터넷이 더 피폐할때도 있더라구요.



      취업이든 무엇이든 '나는 된다'라는 마음가짐은 잊지 않아야 중요한 자리에서도 지나치게 위축되지 않을수 있지 않을까요.



      호기로운 이야기는 도움이 안된다는건 알지만, 제가 아는 어떤분은 여자만 뽑은 회사에 낙방 + 낙방 + 낙방을 거듭해 지원하지 말라는대도 지원해서 한자리 얻어 회사다닙니다.



      내자리다 라고 생각하면 덤비는것도 좋은것 같아요. 빈자리에 앉는것도 있지만 자리를 만들어서 앉는 사람도 있더라구요.



      힘내세요. 저도 이제 곧 취준생입니다.. 백수로 잘 놀았네요..ㅎ

      • 네. 염려 감사해요. 제가 또 약간 변태성향이 있어서 우울할 때 우울한 글 몰아보면서 나름 침착해지는 스타일이거든요. 그들을 통해서 위로 받는건 아니고 그냥 아... 그렇구나. 하고 이해하고 넘어가는데 좀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그 자리를 만들어서 앉는거, 제 직종에서도 통하는 얘기긴 한데 전 그런 능력은 없는것 같아요;;; 사실 그렇게 들이댈 깜냥이 안되는 거겠죠 ㅠ ㅠ 흐흐 백수에서 취준생으로.. 후딱 취업해서 내년도 잘 버텨보아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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