듀숲] 내 생애 최악의 맞선.
제목 그대로입니다.
연말을 맞아 고객님- 어르신의 소개로 맞선을 봤어요.
왜 이때까지 결혼을 못했는지 모를만큼 괜찮은 사람이다, 라는 구구절절한 부연 설명에 뭐, 하루이틀입니까.
그냥 머리와 마음을 비우고 나갔죠.
옷차림이야 별 신경쓰지 않았습니다.
많이 캐주얼해 보이시긴 했지만(40대 중반에 맞선 자리지만 그래도. 이게 문제가 아니라).
보통 선 보러 와서 "쩍벌"은 좀, 아니지 않나요.
네.
쩍벌리고 다리 달달 떨고 앉아,
가끔 혀를 이상하게 말고 침으로 거품을 만들까 말까하는 중2병 걸린 애들 장난 같은 걸 치면서.....
끊임없이 자기 얘길하는 겁니다....!
네.
저는 뭐, 그래도, 갑자기 일어나 나갈 순 없으니까
꼬박꼬박 대답도 하고
적절히 호응도 해드리는데,
다시 안 만나면 되는거죠.
세상에 별별 사람이 다 있고
혹시 이 분이 제가 너무나 맘에 안 들어서 첨부터 작정하고 혐오스러운 캐릭터 연기를 했을수도 있고요.
그런데 문제는...
대화- 라고 할 것도 없었지만
일방적으로 한 열 개 문장 이후, 한 번의 질문과 추임새 답변을 제가 하면
그걸 단 한 번도! 긍정의 대답으로 받아주질 않으시더라고요.
이를테면
자기는 서울에서 계속 생활했어서 지방에 내려와 살려고 하니 힘들다, 거기서 사귀던 여자 친구도 지방에 가자고 하면 꺼리고 어쩌고 저쩌고 블라블라- 하다가
제가 아, 네, 그렇죠. 서울분은 서울에 또 익숙해져있으니까.
라고 대답하면
금세 아니, 그게 아니고. 라고 우선 부정부터 하는거죠.
하다못해
뭐를 좋아하신다기에
그건 어디에서 구입하시면 좋아요-랬더니
막막막 자기 화제를 여전히 이어가는 와중에 "그런거야 나는 모르고!"라고 간단히 자르고 자기 얘길 여전히 하기에 바쁘...더라고요.
이거까진 괜찮습니다.
그럴....... 수 있다, 까지는 안 되어도
잊어버리면 되는거니까요.
저한테 관심이 없었나봐요, 그렇게 생각하면 되고요.
여튼 약 50여분 정도 고문 같은 시간이 흘렀습니다.
집에 가야겠다고 일어났지요.
시외곽인데 불운하게도 또 가까이 살아요, 이 분과 제가-_-
같이 가자기에 아니라고 아버지가 나오신다고 그러니까, 그제야 가족-과 함께 사냐 물어봐서 아버지 계신다고 말씀드렸죠.
어머니는, 여쭤보시기에
숨길 건 아니라
올해 암으로 돌아가셨어요. 그대로 말씀드렸어요.
그러니까 이 분이 곧장 하는 말이
아휴, 그런 건 참, 닮으면 안 되는데. **씨는 건강하시죠?
하는겁니다.
참 철이 없는 사람이지요.
집에 오는 길에 허허허허- 벼라별 사람도 다 있네 하고 잊어버렸습니다.
제가 좀 예민해서 그런가? 했다가.
황당무계해서 화도 안 나고.
세상 참.
별 일이 다 있구나.
싶어요.
생각하고- 그 다음에 말하고, 사람이 가려서 해야하는데 말입니다.
속이 부글부글 끓어서 호소 한 번 해봅니다.
(더 울화 터지는건 저래놓고 아무렇지 않게 한 번 더 만나자고 연락을 하질 않나.... 참..)
처음부터 끝까지 문제이지만, 마지막 부분은 정말 차원이 다르게 심한 짓을 저지르는 사람이었네요. 이 정도로 건강하게(?) 받아 들이시는 이레와율님이 존경스럽습니다. 다음 번에 더 이상한 사람 만날 일은 없을 겁니다. 잊기로 하셨다니 확 다 잊고 편안한 밤 되시기를.
흔한 진상인가보다 하고 스크롤을 내리다가..마지막에서 터지는군요.
미친놈이네요. 마흔 넘도록 뭘 배웠대요.
하필이면 무신경의 끝판왕이 나오셨나 봅니다-_-
대충 캐릭터가 상상이 가요. 고생하셨어요.
그런 분은 그냥 평생 혼자 사셔야...
와우 마지막 멘트는 정말... 저 입원해서 환자복으로 갈아입지도 않았는데 무슨 병으로 왔냐면서. 자기 딸내미는 간단한 수술이라더니 장기 드러냈다고 넌지시 건네곤 사라지는 아주머니 멘트 이후에.... 하 진짜. 말 그대로 욕보셨습니다.
내년엔 좋은 일 있으실거에요.
연말에 액땜이라 생각하세요-
도라이네요..
아,, 미친새ㄲ
고생하셨습니다ㅠ_ㅠ
그 나이동안 결혼못한 이유가 있는 사람인거네요. 고생하셨습니다.
그런 분은 전에 많이 차여서 이미 인생 포기하신 분이죠. 여자분들 중엔 그런 분을 동정해 어떻게든 행복하게 바꿔주려고 시도하느라 만나거나 사귀게 되시는 분이 있죠. 똑같이 인생 종치는거죠.
다른건 몰라도 마지막에 크리티컬을 날리네요.
마지막은 한대 맞아도 시원찮을 소리네요
상대방 분에 대한 이야기는 다른 분들이 많이 해주셨고, 전 그보다 그 분을 소개해 주신 분에 대해서 더 화가 날듯하네요. 저도 어느정도 나이가 들며 이런 저런 소개를 받는 경우가 있는데, 제 자신에 대하여 절대 과신하지는 않지만, 부족한 놈이라는 것은 저 스스로 너무 잘 알고 있고요. 누가 보아도 이상한 분을 소개해 주실 때면 그 소개를 해 준 상대방에 대한 인상이 나빠지더군요.
이레와율님 혹시 어디서 도 닦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