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우리 학교 학생들의 일베에 대한 인식

밑에 일베 얘기가 나오길래 저도 한 마디 거듭니다.

 

저는 중학교 사회과 교사(1, 3학년 담당)이고, 디베이트 수업을 하다 보면 일베 얘기가 종종 나옵니다.

 

1학년의 경우는 "야 기분 좋다~", "운지", "응디시티" 드립을 카스나 페북에서 장난삼아 치는 편입니다.

 

무언가 정치 의식을 가지고 한다기보다는 상대방을 조롱하고 놀리는 수단으로요.

 

우리 반 녀석 몇 명이 그런 드립을 친다고 하길래 차근차근 잘못된 이유를 설명해 주었고

 

부모님께 서면으로 이 사실을 알렸습니다.

 

 

반면 3학년의 경우는 정치 의식이 있는 경우가 대다수입니다.

 

즉, 보수적인 색채가 묻어난다는 것이지요.

 

여기서 재밌는 사실은 자신을 공공연히 동성애자라고 말하는 3학년 남학생이 일베충이라는 사실인데요.

 

('등짝을 보자' 드립이나 치므로 기믹일 가능성이 높은 것 같습니다만,)

 

 '스스로 공표를 해도 상관없냐?'고 물어도 괜찮다고 합니다.

 

그래서 제가 '일베에서는 동성애자 싫어할 텐데?'라 물으니

 

'맞아요 싫어해요'라고 합니다.

 

그런데도 왜 좋아하냐라 물어도 그저 웃을 뿐입니다.

 

여기서 흥미로운 사실은 이 녀석이 사회 점수는 항상 100점을 받는다는 겁니다.

 

단 한 번도 놓친 적이 없어요.

 

얘뿐만 아니라 일베 자주 들어간다는 제 제자들은 사회 과목을 잘 하더군요.

 

좋아해야 하는 건지 울어야 하는 건지... 

 

 

 

그리고 우리 학교 학생들은 일단 일베를 모르는 학생들이 대다수고요.

 

아는 학생이라 하더라도 일베충 낙인을 싫어하거나,

 

특히 여학생들은 일베충에 대한 혐오가 상당합니다.

 

 

이상입니다.

    • 그럼3학년아이들은 알면서 그런다는건데 스스로 어떤 정치적인 스탠스를 선택했다기보다는 일종의 자기과시아닐까 아는생각도 드네요 노골적이고 일방적인 조롱은 상대편에대한 우월감을 주잖아요 똑똑한 아이들일수록 자기애가 강하고 


      인정받고픈 욕구가 대체로 강한 경향도있구요 반장난으로 시작해서 확증편향으로 소위'일베충'이 되어버리는지도 모르겠어요.  그런욕구를 표출할수있는 대안을잘찾아야할텐데. 걱정이네요

      • 일반화하기는 어렵지만, 일베 유저라고 밝히는 3학년 학생들의 특징으로는...


        1. 반노동자 정서-친기업 정서


        2. 형평성보다 효율성 중시


        3. 독재 정권에 대한 찬양


         


        이 디베이트 수업 때 확연히 드러나거든요.


        그래서 저는 상당 부분 스탠스를 선택했다고 보는 거고요.

        • 뭔가 정서적, 철학적 메카니즘이 딱딱 맞는데요.
        • 일반적으로는 아직 정신적인발달이 성인만큼 이루어진게아니기때문에 의식하지못하는 내적 욕구충족에 있어 아무래도 성인보다는 더 민감하기마련이니까요 그런동기로 인한선택을 완전히 독립적인 '자의'로볼수있을지는 생각해볼문제지요. 물론그부분은 성인도 마찬가지지만 중학생아이를 성인과동일한선상에 놓고 비교해도 되는걸까요?

          • 막줄에 공감합니다만, 그 일베 게시판은 중학생들도 글을 쓸 수가 있어서;;
    • 사실 왕따 나 일진같은 문제가 파쇼적인 성격이 있죠. 극우나 전체주의가 그 시기의 청소년에게 일반적으로 먹히는 정서가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다시말하면 극우를 이루는 성인들이 그런 청소년스러움을 정상적으로 극복하지 못한 경우인것도 같구요. 특히 변희재를 보면...

    • 일베라고 말하고 다니는 학생들이 주로 반에서 목소리가 큰 학생들 아닌가요? 힘으로 다른 학생들을 누르는 타입이요.




      이런 생각도 듭니다. 폭력적인 중학생이란건 기존 성인들의 질서에 반항하고 자신보다 약한 학생들을 억누르는 경향이 있는데,




      일베를 하는 중학생이란건 그런 의미에서 일베를 하는 거 아닌가 추측이 듭니다.

      • 제가 가르치는 반의 경우에는 그렇지는 않아요.


        오히려 학교폭력 피해자도 있어요.

      • 잘못 된 추측입니다. 보통 목소리가 큰 친구들은 온라인에서 덕질 잘 하지 않지요. 현실세계에서 충분히 만족감을 느끼기 때문입니다.
    • 읽고나서 답답하네요.


      일베를 그들의 장소로 인정해주니 점점 더 소속감을 가지는 사람들이 늘어날겁니다.

    • 그 일베한다는 남학생이 동성애자라니까 드는 생각인데, 의외로 남자 동성애자들 중 상당수가 극우 성향을 가진 경우가 적지 않더군요. 이건 여성 동성애자들과 확연히 구분되는 현상인데, 여성 동성애자의 거의 대부분이 페미니스트거나 아니면 인권운동에 관심이 많은 반면 남자 동성애자들은 의외로 그런 문제에 둔감한 사람들이 적지 않더라고요.
      • 경우는 좀 다르지만 미시마 유키오 같은 경우 말하는 건가요?

        • 예, 당연히 해당되죠.

    • 물론 제 생각이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일 수도 있겠습니다만...이건 여성에 비해 남성들이 더 지배욕이 강한것과 관련이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요컨데 일부 남자 동성애자들은 자신이 '약자'의 지위에 있다는걸 인정하려고 하지않는거죠. 그들에게 있어서 인권운동이나 '공정한 사회 만들기'에 관심을 갖는건 자기가 일종의 약자 포지션에 들어가는 거라고 생각하는것 같더군요.
    • 홍위병을 만들려면 어릴수록 낫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지역봉사활동으로 가점 준다고 하면 미래 유권자층을 눈먼계층으로 만드는 건 시간문제겠습니다.




      뺑뺑이로 학원돌면서 공부스트레스니 사춘기짜증을 왕따나 시키고 부모속이나 긁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저러고 다닐지 정말 몰랐네요.



    • 애들이 일베 용어 쓴다고 부모님께 알리다니요


      애들이 비속어 쓸수도 있는거지 이게 무슨 오버입니까


      그러지 마세요. 애들이 닭근혜라고 부른다고 고자질하는 교사가 글 남겼으면 좀 모자란 사람 취급받았을 겁니다
      • 그리고 중학교 애들 뒀을 나이면 부모의 사고도 일베충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효과도 기대하기 어려운 방법입니다
        • 노무현 대통령의 서거를 비웃는 "운지"라는 표현을 "야 기분 좋다!"라는 표현과 함께 썼습니다.

          한 인간에 대한 예의를 알려주고 싶었고,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는 사안이기에 교육적인 목적에서 알렸고 지금도 전혀 후회하지 않습니다.
          • 그리고 노 대통령이 절벽에서 떨어지는 움짤을 카스에 올려 키득거리는 걸 보고도 가만 있을 거면 교사가 왜 있어야 하는 겁니까.
            • 동감입니다! 인간에 대한 예의, 선생이 학생에게 줄 수 있는 가르침이죠.
          • 쥐박이 닭근혜 이런 것도 소송 걸릴 수 있습니다. 그런 애들도 부모님께 알렸습니까
            • 그렇게 말한 학생을 본 적이 없어 알리지 않았습니다.
            • 아 비교가 될걸하죠? 현역 정치가 조롱이랑 고인능욕 지역,인종,남녀차변이랑 같다고 보시냐구요?
              • 권력자에 대한 풍자는 민주주의 국가라면 넘치도록 보장 됩니다


                그게 안 되는 나라는 전체주의 국가죠. 북한이나 유신시절 대한민국같은
            • 일단 유신 한국=전체주의 국가, 하나 나왔고

      • 일베댓글이랑 닭근혜랑 비교가 됩니까. 뭔 물타깁니까?
    • <p>아지라엘/문제사이트에 아이들이 접속하면 알려야죠 그걸 넋놓고바라보면 그게 교육잡니까.</p>
    • 사춘기에 접어드는 중학교정도의 나이는 가치관이 형성되는 중요한 시기일텐데 말이죠. 그 아이들이 안타깝네요

    • 인터넷이 정말 시대의 급변을 실감시켜 주네요. 제가 중학생이던 시절을 돌이켜 보면, 일베를 이용하는 얘네들이 같은 나이의 학생이라는 조건에 부합한다 보기 힘들어 보입니다.

    • '오유는 x선비질 하는 곳이죠' 이런 말을 오프라인에서 들으면 정신이 아득해집니다.

      이 학생은 고1인데 자살론 같은 거 펴놓고 있더군요. 읽었는지는 모르겠고요. 이 경우는 중2병의 일환인 것 같아요.

      근데 다른 일베하는 애를 보면 중2병과는 거리가 있어요. 유머러스한 친군데 남들을 놀리면서 웃음 유발하는 소재로 쓰는 게 다예요.

      그냥 웃고 넘어가면 마는 거고 일베 용어 아니냐고 딴지 걸면 말이 좀더 길어지는 정도?

      예전보다 보편화된 건 확실해요. 오유, 일베하는 애들끼리 말싸움도 한다나봐요. 일베하는 애가 오유는 너무 보수적이라는군요. 음...
    • 일베에 성소수자갤러리가 있단 걸 알고 엄청 놀랐던 기억이 납니다. 그 조합을 상상이나 할 수 있나요?
      • 저도 검색하다가 그 게시판 보고 깜놀했던 기억이--;; 처음엔 제가 잘못봤나 했습니다.-.,-

    • 댓글중 부모님께 알리는거에 대경실색하는 분을 보니 꽤 효과적인듯....


      테러범이 될지도 모르는데 부모님들에게 꼭 알려야죠.
    • 부모님께 꼭 알려주세요.선생님
    • 일베하는 아이들이 사회 과목에서 우수한 성적을 받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왜곡된 인식을 갖고 있다 해도, 1980년 광주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를 알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걔네는 자기들 또래 상위 10%에 속하는 지식을 갖고 있을 테니까요. 군대에 가보니 엄연히 고등학교 졸업까지 하고 온 애들 대부분이 좌파와 우파가 뭔지도 모르더군요. 그래서 좌파의 정의를 훈련소 정훈 교재에 실린 내용대로 '대한민국 체제에 도전하는 종북 세력' 정도로 처음 접하는 애들도 많았고요. 이게 무슨 특별히 무식하고 교육 못 받은 애들만 그런 게 아니라 멀쩡히 대학 다니다가 온 애들수준도 저렇습니다. 제가 12년도 겨울에 입대했는데 그때 진보신당에서 대선에 '좌파 시대' 뭐 이런 슬로건을 내놓고 출마한 후보자가 있는데, 멀쩡히 대학 다니다가 의무병 지원해서 온 훈련소 동기도 '좌파 = 북한'이라면서 그 후보자를 별종 취급하더군요. 성인들도 그 모양인데 중학생들은 어지간할까요.




      위에 '일베하는 애들은 다른 애들을 괴롭히길 좋아하는 애들이 대부분이 아니냐'는 질문이 있는데, 일베하는 애들 대부분 걍 집에 얌전히 틀어 박혀서 컴퓨터나 할 애들일 텐데, 오히려 현실에선 내성적인 류가 대부분이겠죠. 뭐 일베에서 사고 치고 다니는 걸 옹호해주고픈 마음은 조금도 없지만, 본문에서 언급된 일베하는 중딩들 대부분은 걍 지적 허영심(또래 애들은 진보/보수가 뭔지도 모르는데 나는 그걸 알고 있을 뿐만 아니라 광주가 사실은 폭동이었다는 사실까지 알고 있다) 같은 거에서 일베 유저로서 자의식을 자청한다고 생각합니다. 하기야 뭐 학교에서 애들은 무식해서 조금만 잡다한 지식을 쌓아도 우월감을 느끼긴 쉬운데, 그래도 자기를 알아봐주는 사람은 없고, 특히 여자 애들은 자기 같은 애들한테는 관심도 없이 잘생기고 싸움 잘하는 애들만 바라보고, 학교 체제는 모순으로 가득 찼고, 아침부터 오후까지 계속 학교에 갇혀 있으면 미칠 것 같고, 그런 스트레스 및 자의식적 혼란을 일베에서 푸는 게 아닐까요.




      너무 일반화시켜서 하는 얘기긴 하지만, 그들에게 궁극적으로 필요한 건 그들의 자의식을 올바르게 승화시킬 일베의 대안이 아닐까요. 

      • 구구절절 공감합니다.
      • 저것이 학부생들에게서도 일맥상통하는 것이, 그나마 대학 가서라도 저런 데 빠지거나 방탕하게 놀기만 하는 것보단,


        시사나 학문의 이해가 없더라도 외국물을 좋아하거나 동경해서 소위 립타드나 힙스터로 빠지는 편이 낫다고 보여지는 게 그 점이죠.
        분명 어린 나이에 그러한 자의식을 가지기 마련인데, 그게 다 한때 철없을 때의 행동이라고 보기에는,


        한 개인의 양심의 여부, 도덕적 판단력을 판가름지을 수 있는 일이란 말입니다. 쉬이 볼 일은 아닐 겁니다.

      • 구구절절 공감합니다.2

    • 학생들.. 특히 고딩때까지 가장 많이 행하는 오류가 '공부를 잘하면 인성도 좋다' 라는 것이지요.


      저 역시 대학가서 깨닳았습니다. 공부를 잘하는 쓰레기도 있구나.. 정도가 아니고 많구나..


      특히나 요즘처럼 부모의 재력으로 어느정도 그 능력을 인위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시대에는 더더욱요..




      선생님께서도 사회 100점 맞는 것이 일베를 하는 것과 무슨 상관 관계가 있는 것 처럼, 혹은 사회 100점을 맞는 것과 일베를 하는 것이 무슨 상충적인 것 처럼 인식 하시는 것 같은데, 그럴리가요.. 머리 좋다고, 공부 잘 한다고 쓰레기가 아닌것은 아니죠... 아니, 오히려 더 주의 해서 관찰 하고 관심 가져야 겠지요. 그런녀석들은 지 혼자 G랄 하는 수준을 넘어 남들에게 피해를 끼칠 테니까요..

    • 일베에서 설치다가 JYP같은 곳에 부모 자식이 동시에 출근하는 일이 생기면 그 얼마나 가관이겠습니까. 부모들이 고마워해야지요/ 그리고...야..이거 설마 일베에서도 치를 떠는 중고딩아닌가. 하긴 여기서도 가입할 때 나이를 확인하지는 않으니까요.

    • 교사로서 학생들의 어긋난 언행에 대해 지적하고 설득하는게 당연하고 옳은 행동이라 생각하는데 그걸 비판하는 세태까지 오다니 씁쓸하군요.

      이건 비단 그 아이의 흑역사가 되는 문제가 아니라 한 인간의 사회화에 관련한 중요한 문제라 생각되는데요.
    • 본문 중 제자를 일베충이라고 표현하신부분에서 놀랐네요.

      다른사람이면 몰라도 스승이 제자에게 충이라니...

      기분 묘하군요
      • 여학생들이 "일베충"이라 생각하고 싫어한다는 줄로 읽었는데요.

      • 트레비스 / 본문 글 다시 한 번 읽어보시길. 독해를 잘못하셨네요.ㅋ

    • 부모님께 꼭 알려주세요 선생님.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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