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영전 떡밥: "자유주의를 무능하다고 비판하는 게 파시즘" (이택광)

요 밑에 '은영전' 떡밥 보고 생각나서, 옛날에 트위터로 오고 갔던 얘기를 모아 봤습니다. 파편화된 글을 대충 모았고, 원문 링크는 귀찮아서 하나만 걸겠습니다:

 

https://twitter.com/Worldless/status/497608652808019968

 


 

이택광: 장정일이든 진중권이든 파시즘에 대한 문화주의적 비판의 태도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는 것이 한계. 이사야 벌린도 지적하듯이 파시즘은 대중보다 더 합리적인 개인의 가능성을 전제한다는 점에서 자유주의와 대립하는 것이 아니라 상동하는 것.

 

이택광: 한국은 팩스턴의 영향으로 파시즘에 대한 문화주의적 태도를 취하는 게 대세인 듯. 대표적인 분이 진중권. 그러나 파시즘은 자유주의의 모순에 근거하는 것으로 자본주의 경제의 역동성에 조응하는 정치이론이기도 하다. 근대의 논리를 극단화한 것이라는 의미.

 

이택광: 파시즘에 대한 문화주의적 태도라 함은 파시즘을 후진적이고 전근대적인 퇴행성으로 간주하는 것. 그러나 파시즘은 자유주의의 무기력을 폭력적인 배제의 논리로 뛰어넘으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혁신적이고 탈근대적인 특징도 보여준다. 사실상 '나쁜' 파시즘은 없다.

 

김원철: 이택광 샘의 '나쁜' 파시즘 드립은 오해 사기 좋을 듯해서 첨언. 그러니까 『은영전』의 골덴바움 왕조랑 비슷한 얘기. (너, 너무 마니악한가효?)

 

김원철: 은영전 떡밥 이어서: 양웬리 장군이 끝까지 지키고자 했던 신념은 바로 파시스트가 되지 않겠다는 것. 기회가 왔을 때 힘으로 밀어버리자는 유혹이 바로 파시즘. 파시즘이 후진 게 아니라 이겨내는 데 큰 용기가 필요한 것.

 

@dahlhaus 원철님도 양웬리 처럼 썩은 민주주의라도 지키자 주의 이신지요??

 

김원철: 지킨다는 표현이 애매하네요. 개혁은 필요하지만, 시일이 오래 걸릴지라도 민주적 절차를 지켜야 한다는 것이죠. 대의민주주의를 초월하는 장외투쟁을 넘어 본격 군사력이 개입되면 그때부터 파시즘으로 변질되는 겁니다.

 

@dahlhaus 욥 트류니히트 같은 리더가 나라를 멸망직전으로 몰아가도 쿠테타는 안된다 겠지요 ㅜㅜ?

 

김원철: 바로 그렇습니다. 그런 최악의 상황에서도 군사력을 사용하지 않으려면 대단한 용기가 필요하지요. 로엔그람이 아무리 멋질지라도, 양웬리가 로엔그람이 되는 순간 로젠바움 왕조 시즌 2가 될 뿐입니다.

 

김원철: 『은영전』을 모르시는 분께는 근래에 제작된 미드 《배틀스타 갈락티카》를 추천. 극 중간에 개혁의 명분이 파시즘으로 변질되어 가는 과정이 사실적으로 그려짐. 쿠데타가 그 분수령. 이 작품 엄청 재밌습니다. 보다 보면 숨 넘어감. ^^

 

이택광: 역시나 내가 '나쁜' 파시즘은 없다고 하니 내가 파시즘을 좋게 본다고 착각하는 이가 있는 듯. 파시즘이 마음씨 좋은 이웃의 모습으로 온다는 건 나만 그렇게 말하는 게 아니다. 아렌트가 말한 "악의 평범성"도 이 문제에 대한 지적.

 

이택광: 파시즘은 특정 개인의 성향이나 기질로 환원해서 설명할 수 없는 구조적인 문제이다. 자유주의와 민주주의는 자본주의 경제와 관계 없다는 사실이 파시즘을 가능하게 만드는 구조이다. 파시즘은 전자를 희생해야 후자를 '정상화'할 수 있다고 보는 정치이론이다.

 

이택광: @자유주의를 무능하다고 비판하는 게 파시즘이죠.

 

이택광: @막상 파시즘을 현실에서 대면하면 나쁘게 비치는 파시즘은 없다는 말입니다. 지옥으로 향하는 길은 선의로 포장되어 있는 겁니다. 물론 파시즘의 후과는 민주주의에 치명적이죠.

 

이택광: 한국은 파시즘으로 근대화를 이룩한 국가라는 걸 간과하면 안 된다고 본다. 물론 그 파시즘은 성공적으로 미국식 자유민주주의를 통해 제어되고 있지만, 자본주의 경제의 특성상 파시즘은 대중 정서의 일부로 항상 내재해 있는 것이다.

 


 

생각난 김에, 한윤형 씨가 쓴 『은하영웅전설』 비평을 소개합니다.

 

☞ 「본격 은영전 비평 : 양 웬리와 탈정치성」

 

☞ 「우리는 왜 ‘지는 싸움’을 해야 하는 것일까.」

 

    • 우리가 파시즘으로 근대국가를 이루었다. 옳은 지적이네요. 그래서 사실 기성세대가 무슨 아이돌 빠순이 빠돌이처럼 굴어도 저는 맥락이 있는 행동이라고 생각했죠.
    • 그런데 다들 얀 웬리의 군부 쿠데타 개입을 얀이 똑같이 독재자 시즌 2로 가는거라고 이해하고 있군요;;

      저는 절대로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충분히 쿠데타 세력 제압하고 총선을 실시해서 새 정부 구성하고 나갈길이 있어요. 얀 웬리는 원하는 대로 후보로 안나가고 선거 준비만 열씨미 해주면 되고요.

      진짜 의아한게 실제로 지난 1990년대 동유럽의 공산주의 정권과 중남미의 독재정권들 무너졌을 때 다 저런 절차 거쳐서 새로운 민주 정부들 구성하고 그랬거든요.

      물론 그 과정이 절대 선하고 편한건 아니었지만 어쨌든 찌걱거리면서도 어떻게든 민주정들을 굴려 나가더라고요.

      지난 90년대이래로 그 과정들 죽 지켜본 저로서는 전혀 납득이 가지않는 결론들입니다!



    • 과거 역사에서 '그런 절차'를 표방하면서 개입했던 군부 지도자 중


      '독재자 시즌 2'에 대한 욕심 없이 그렇게 행동했던 사람은 제가 알기로 없었습니다. 


      반면에 그런 장군 들 중 얀 웬리만큼 유능했던 사람도 없었죠.


      그들은 욕심은 있었으나 유능하진 않았기에 시즌 2 창출에 실패했고


      덕분에 우여곡절 끝에 민주정이 들어서곤 했던 겁니다.

      • 제가 분명히 90년대 동유럽과 중남미 정치 진행 상황에 대하 말씀드렸는데요. 어떤 정치가가 80%가 넘는 지지율을 보여준다고 다 독재자가 되라는 법은 없습니다.

        그리고 아래 한윤형 선생이 지적했듯이 베네수엘라의 룰라 정권의 현재진행형 보시면 되겠네요.

        거기도 어쨌든 찌걱거리지만 선거를 통해 정상적인 민주정의 길을 걸어가고 있어요.
        • 베네수엘라는 룰라가 아니고 차베스 정권 아닌가요? 그리고 차베스 정권으로 따지자면 형식적으로는 민주적 절차를 지키고 있지만 정상적인 민주주의라고 할 수 없죠. 그 정권이 정상적인 민주주의라면 지금의 박근혜 정권도 품격있는 민주주의 정권입니다.    

          • 헷갈려서 죄송합니다;; 베네수엘라와 브라질...여튼 이 동네 정치상황에 대한 여러 얘기들을 접했는데 그 정도면 찌걱거리면서 잘 굴러가고 있다고 보여지는데요. 과거의 중남미 군부정권에 비한다면요.
            • 브라질 상황은 잘 모르겠지만 베네수엘라를 잘 굴러가고 있다고 표현하신다면 어떻게 해야할지 잘 모르겠습니다. 카라카스는 전 세계에서 범죄율이 제일 높은 도시이고 국민들은 수퍼마켓에서 두루마리 화장지 조차 구할수가 없으며 달러 암시장과 정부의 공식 환율 차이가 10배가 넘어 외국 항공사들이 카라카스 노선을 들어내는 중입니다. 수입이라고는 석유자원이 전부인데 최근에 유가가 폭락해서 디폴트 선언 직전입니다. 카라카스는 한 때 콩코드가 취항할 정도로 부유했지요. 물론 심한 빈부격차가 차베스 정권을 집권시킨 이유였지만 중산층을 완전 몰락시킴으로써 그 빈부격차를 일부 해소했습니다. 과거 정권이 빈민들을 외면하고 권력을 잃은 것은 자업자득이나 현 체제가 결코 바람직한 변화로 보이지는 않아요.
              • 그렇군요;; 베네수엘라가 상황이 안습이긴 하네요ㅠ
      • 현재 진행형 말고 과거 역사에서 하나 기억나네요. 바로 미국의 초대 대통령 워싱턴 장군이요.

        이런 논쟁들 보니까 양반이 왜 이렇게 위대한 분인가 새삼 느껴지는군요.

        다들 워싱턴이 왕이 될거고 왕조를 세울거라고 했죠. 하지만 본인은 쿨하게 4선만하고 그나마 종신 대통령직 얘기도 나왔지만 쿨하게 물러가 버렸죠ㅋ
    • 하지만 아래 링크된 한윤형 선생은 저와 같은 의견이구요. 저도 한선생 의견에 공감합니다. 쿠데타 직후 보여준 얀의 행동은 그냥 정치혐오에 불과합니다. 무슨 위대한 민주주의 원칙 수호 그런거 말고요...사실 얀 웬리가 눈 앞에 있다면 "개소리 지껄이지 마!" 하면서 한 대 패고 싶을 정도...
      • 한윤형 씨 비평이 제 생각과 살짝 어긋나는 지점이지요. 그냥 정치혐오라는 분석이 더 정교하고 그럴싸합니다. 그런데 잘 읽어보면 아시겠지만, 한윤형 씨도 양웬리가 쿠데타를 일으켰다면 당장 독재자가 되지는 않을 거라 말했을 뿐, 끝까지 독재자가 되지 않았을 거라고 하지는 않았습니다. 이미 쿠데타를 일으키는 시점에서 양웬리의 역설적인 '신념'은 날아가 버리는 것이고, 본인이 원하지 않더라도 주위 상황이 양웬리를 독재자로 몰아갔을 겁니다. 그런 점에서 제 생각이 한윤형 씨 분석과 전혀 다른 것이라 생각하지 않습니다.

        딴 얘기지만, 양웬리는 '양씨'입니다. 중국계라서 성을 먼저 부른다는 설정이고요. '얀' 아닙니다.
        •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처음에 읽던 92년 판에 얀 웬리로 번역되어 나왔고 그 이름이 좋아서 그대로 쓰는겁니다.

          그리고 얀 웬리는 중국계 아닙니다. 베트남 계로 알고 있는데요. 신기해서 기억하고 있지요.
    • 워싱턴은 '개입'한 사람이 아닙니다. 룰라도 '개입'한 사람은 아니죠.


      둘 다 내정에 무력 개입한 적이 없습니다. (후자는 애초에 무관도 아니고)

      • 워싱턴은 전통 왕조의 지배체제를 부수고 새로운 정부를 수립하는 과정을 주도한 사람입니다. 그것도 군부의 힘으로요. 그런데 그런 그가 왕이 되지 않고 적법한 절차에 따라 대통령이 되고 임기가 차니까 물러갔습니다.

        그리고 룰라는 집권 내내 무려 80%가 넘는 국민 지지율을 받으면서도 임기 채워 정치 잘하고 계속 선거 치르면서 국정을 운영해 갔어요. 이 정도면 충분한 반례 사례가 되지 않나요?
      • 그리고 무엇보다도 얀 웬리의 문제점은 그가 민주국가를 수호하는 군인의 본분을 전혀 수행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체제를 위협하는 반란 행위가 일어났는데 그것도 무려 군부 쿠데타 아닙니까? 자유행성동맹의 헌법의 통치를 받는 군인이라면 당연히 내란 행위를 진압해야죠. 그리고 반란 주동자들 모조리 체포해서 적법한 법적 절차에 따라 형집행도 하구요. 우리 형법에 내란죄는 사형이죠? ㅋ 자유행성동맹 형법도 별 다르지 않을듯ㅋ

        그런 다음에 민주적 절차에 따라 선거를 통해 새로운 민주정부를 구성하면 됩니다. 정 독재자가 된 선배들처럼 역사에 남는 미친놈 되기 싫으면 선거에 후보로 안 나오는 방법도 있습니다. 아, 물론 투표는 꼭 해야죠.;;

    • 이택광 씨 설명 중에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있어요. 이택광 씨는 파시즘이 자유주의와 상동한다고 주장한 다음 다시 자유주의가 무능하다고 비판하는 게 파시즘이라고 주장하는데, 후자는 무슨 말인지 알 것도 같지만 전자는 좀 이상해요. 파시즘이 대중보다 더 합리적인 개인을 상정하나요? 파시즘이 전체주의나 권위주의와 동의어가 아니라고 한다면 파시즘에서 핵심적인 요소는 바로 '대중 동원'인 것 같은데요.

      • 파시즘에 대중운동 성격이 있지요. 그렇게 '동원'(?)되는 대중은 결국 '영웅'을 소환하니 민주주의적 '데모스'와는 좀 다른 대중이죠. 저는 오히려 자유주의가 '대중보다 더 합리적인 개인'을 상정한다는 말씀에 잠깐 갸우뚱했습니다. 자유주의는 민주주의와 헷갈리는 개념이라. ^^
        • 제 말이 그말입니다. 그런데 그 영웅, 즉 지도자(파시즘의 두체나 나치즘의 퓌러)란 결국 그 대중의 의지, 그 활력의 구현입니다(대중의 합리성이나 일반이성의 구현이 아닙니다). 그는 그냥 하늘에서 떨어진 영웅이나 기름 부은 받은 자가 아닐 뿐더러 자유주의에서 말하는 합리적 개인은 더더욱 아니지요. 


          반면 자유주의는 정치 활동의 기본 단위로 합리적 개인을 상정하고요. 저는 파시즘이 대중보다 합리적인 개인을 상정한다는 말이나 파시즘과 자유주의가 상동한다는 말이나 당최 이해가 가지 않는군요. 

          • 당췌 무슨 말씀이신지 모르겠습니다. 자유주의를 비롯한 주요 용어의 개념에 대한 정교한 합의 과정이 필요할 듯한데, 저는 내공도 모자라고 하니 도망가겠습니다. ^^;

            혹시나 힌트가 될까 싶어서, 검색질 좀 하다가 예전에 이택광 샘과 트위터로 떠든 얘기를 찾아내서 조금 인용합니다. 자유주의와 신자유주의는 다른 개념이긴 합니다만. 무슨 맥락이었는지는 기억 안 납니다. ㅡ,.ㅡa

            * * *

            헐, 진중권 샘은 파시즘 얘기를 하던데, 이택광 샘은 신자유주의 얘기. 파시즘과 신자유주의는 철학적 인식이 근본적으로 같다는 뜻일까요? @worldless

            @dahlhaus 결과적으로 같아져 버렸죠. 흥미로운 건 신자유주의의 철학적 원류인 신보수주의가 전체주의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등장했다는 것입니다. 아이러니죠.

          • 이사야 벌린이 말했던 자유의 두 가지 개념 중에 적극적 자유 (positive liberty)를 생각하시면 될 거 같아요. 이게 남용되면 개인의 합리적 자아실현이 거꾸로 타인들의 자유를 침범하는 결과를 가져오고 더 나가서 전체주의를 정당화시킬 수 있다고 설명하잖아요? 그래서 이 분은 소극적 자유가 우선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구요. 보통 현대에서 자유주의라고 말할 때는 소극적 자유의 개념이 더 강한 거 같은데, 과연 소극적/적극적 자유의 개념을 딱 분리시켜 놓고 생각할 수 있는 것인지는 또 잘 모르겠더라구요.
    • 무척 흥미로운 논쟁 같은데 <은하영웅전설>을 읽지 않아서 끼여들 수가 없네요ㅜㅜ. 본문에 링크된 한윤형씨의 글을 읽어보니 대충 어떤 책인지 짐작은 갑니다. 직접 책을 읽어본 다음에 은영전 관련 논쟁을 복기해야겠어요.
      • 머리 굵은 뒤에 읽기에는 좀 유치합니다. ㅡ,.ㅡㅋ
    • Bigcat님의 기억이 약간 잘못된 것 같은데요, 양 웬리는 군부 쿠데타가 발생하자 바로 진압을 했습니다. 그리고 쿠데타군의 주력을 궤멸시킨 시점에서 권력을 잡으라는 측근의 권유를 거부하고 
      민주공화국의 군인답게 민간 정부에 권력을 이양한 후 다시 전장으로 복귀했고요.

      한윤형이 지적한 문제는 버밀리온 회전에서 양의 군대가 라인하르트를 무너뜨린 시점에서 하이네센에서 온 항복 명령에 승복한 것, 그리고 그에게서 보이는 '정치 혐오자'로서의 징후가 민주 시민
      으로서 건강하지 않은 측면이 있다는 것인데, 이 지적은 나름 일리가 있지만 역시 과도한 면이 있습니다. 제가 보기에 양은 정치 혐오자라기 보다는 기질적으로 정치가라는 옷이 안 맞는 사람입니다.
      정치가란 자신의 신념을 타인에게 전파하고 중의를 모아 그 실현을 추구하는 사람인데, 양은 애초에 내성적이고 개인주의적인 사람이죠. 양은 신념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지만, 자신의 신념을 타인에게
      퍼뜨리거나 강제하는 데는 소극적인 사람입니다. 회의 시간에 자신의 의견은 분명하게 말하되 그것이 채택되도록 온 힘을 쏟아붓는 스타일은 아니라는 것이죠. 저는 이것을 그냥 기질의 문제로 
      봅니다. 여기에서 은일자 내지 방관자로서의 비판 지점을 찾아낼 수는 있겠습니다만, 적어도 민주주의 국가의 시민으로서 자신의 역할을 방기하는 유형은 아니지요. 제가 파악한 양은 그 자신이 정치를 주도하고 싶어하지 않을 뿐
      선거 때 투표를 빼먹거나 정치인들은 모두 쓰레기이고 그놈이 그놈이니 전혀 상관하지 않겠다는 식으로 나올 인물은 아닙니다.

      아, 그리고 양웬리는 중국식 이름이 맞습니다. 은영전에 베트남식 이름도 등장하기는 하지만 양웬리의 경우는 아닙니다. 이건 다나카 요시키 자신이 밝힌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택광이라는 분이 말하는 " 파시즘은 대중보다 더 합리적인 개인의 가능성을 전제한다는 점"은 이렇게 이해하면 될 것 같은데요.  민주주의라는 것은 결국 다수결의 원칙이 통용되는 것인데, 이것은
      언제나 그 집단의 평균에 머물 수 밖에 없다. 한편 자유주의는 집단에 속한 인물들이 각자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으로 발현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지향하는데, 이는 집단 구성원들의 능력치의 불평등함을 
      전제하는 것이고, 결국 자유주의의 지향은 '가장 뛰어난 개인'의 출현을 인정할 수밖에 없게 된다. 그리고 뛰어난 개인의 지도를 통해 집단 전체의 이익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자유주의와 파시즘은 
      상동한다... 저는 이 의견에 완전히 동의하지는 않습니다만, 어쨌든 의미는 그러한 듯합니다.
      • 진압을 하긴 했군요...20년도 전에 읽은거라 기억이...;; 그래도 제가 기가 막혀 하는 부분은 민주정에 권력을 이양하는 부분이었습니다. 쿠데타로 무너진 권력자들을 왜 다시 세우냐는거죠.

        국정을 제대로 이행하지 못한 책임을 물어 의회를 해산하고 충분히 조기 총선을 실시할 수 있지 않나요? 난 그 당시 얀 웬리가 왜 바보같이 그런 끔찍한 인간 손에 다시 권력을 쥐어주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습니다.

        결과가 어찌됐든 이왕 이렇게 된 거 선거를 다시 한번 해 보는게 의의가 있지 않았을까요?


        진짜 얀 웬리는 그냥 아무 생각이 없어보였어요. 입으로만 민주주의 어쩌구 나불거렸지 민주정체를 수호하는 전사 집단의 우두머리로서 그냥 아무 생각이 없어보이더군요;;

        • 일개 군인이 의회를 해산하고 총선을 실시한다는 것은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그건 군인의 직무 범위를 벗어나는 일이에요.


          뭐, 우리나라에서도 그런 예가 있기는 했습니다만, 박정희라고......




          적어도 쿠데타 건에 있어서는 양 웬리는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적절하게 했습니다. 군인으로서 국가와 정부의 안전을 수호하는 일이요. 의회 해산이나 조기 총선 따위의 일은 의회, 혹은 국민들의 요구나 필요에 의해 정치적으로 조율하여 결정할 일입니다. 원칙이란 누구나 지켜야 하기 때문에 원칙입니다. 양 웬리는 민주주의에 대한 신념이 있는 훌륭한 군인이니까 정치 개입을 해도 되고, 다른 군인은 해서는 안 되고 그런 식은 곤란하지요. 국가 체제가 무너집니다.


          • 그럼 의원 내각제 국가에서 수시로 있는 의회 해산과 조기 총선은 누가 하는건가요? 그거 총리에게 권한이 있는거 맞죠? 그런데 총리는 쿠데타 때문에 물러나 있는 상황인데 그럼 얀 웬리는이 정도 수습도 할 수 있는 권한이 없다는 얘깁니까? 저는 도대체 이해가 안되네요.

            현재 의원 내각제를 체택하는 일본이나 영국에서도 정치 지형도의 변경사항에 따라 수시로 의회 해산하고 총선 실시하던데요? 굳이 국가변란 상황이 아니어도.
          • 또 박정희 얘기하시네요;;


            내가 그렇게 역사에 남는 미친놈 되기 싫으면 얀이 선거에 안 나오면 그만 이라고 얘기했는데요. 실제 작중 묘사된 얀의 인품을 봤을 때도 그는 그런 사람 아니구요.

            이 순간 저에게 드는 생각은...이쯤되면 올바른 민주화 인사라는게 무슨 정치적 순교자 놀이를 하고 있나 하는 생각까지 듭니다ㅋ
          • 님이 얘기하시는 경우는 평화시에나 해당되는 얘기이고 현재 얀이나 자유행성동맹이 처한 상황은 국가비상사태 상황입니다.

            박정희처럼 그 상황을 얀이 만든것도 아니고...얀은 충분히 시민들의 의견을 모아 총선을 실시하고 시민들에게 새로운 정부를 수립할 기회를 줄 권한이 있어요.

            그럼 시민들 의견 들어봐서 우리는 또선거 하기 싫다! 돈만 들고 뽑아 놔도 그 놈이 그놈이다! 세금 낭비다...뭐 이런 여론이 국민의 대다수라면 됐고요...--;;
          • 제가 생각하는 민주정의 가장 큰 장점은 한번 성립된 정부라도 언제든 선거를 통해 교체가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국민 소환제나 탄핵이라는 것도 있잖습니까...쿠데타 같은 긴급상황이 아니라도 집권중에 합법적으로 최고 수뇌나 정부를 교체할 수 있는 방법들이 다 있다구요.

            얀은 그런 방법들에 다 손을 놓고 있었을 뿐이고...-.,-
    • 한윤형씨 블로그에 있는 양 웬리와 탈정치성 글 재밌게 잘 봤네요.


      이분에 예전에 진보누리에서 진중권이랑 피튀기게 논쟁하던 아흐리만 맞죠?


       


      재미있게 댓글보다가 의문점이 있어 여쭙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민주주의=자유주의'라고 이해하고.(잘못된 이해)


      배웠다는 사람들은 민주주의=>정치적 개념(다수의 의사결정), 자유주의=>경제적 개념(자본의 자유)


      으로 이해하는데,


      물론 둘 다 훨씬 다의적이고 역사적 맥락들이 다양한 개념들이지만요...


      이념으로써 민주주의와 대비되는 자유주의는 뭘 얘기하는 건가요?

      • 자유주의라는게 극단으로 가면 그냥 힘있는 자들이 마구 전횡할 권리를 옹호해 주는 정도로도 갈 수 있기 때문에 나온 얘기같은데요.

        실제로 자유주의는 18-19세기 산업 자본가들이 자기가 가진 재산에 대한 권리를 무슨 천부인권마냥 신성하게 높이려고 하는데서 유래한 측면도 크다고 들었구요.;;

        다음은 더 자세히 아시는 분이 설명을...ㅋ
      • 원론적인 설명이라면 요게 좋겠죠: 

        https://mirror.enha.kr/wiki/%EC%9E%90%EC%9C%A0%EC%A3%BC%EC%9D%98

        그런데 말씀하신 '배웠다는 사람들'의 이해가 많이 난감하네요;; 그냥 평범한 사람들의 이해와 동급으로 보입니다.

        아흐리만은 그 아흐리만이 맞습니다. 제가 링크한 건 한윤형 씨 블로그가 아니고, 블로그 폭파한 뒤에 딴 사람 홈페이지에 데이터만 백업해 놓은 겁니다. 그래서 '아흐리만의 부끄러운 과거' 같은 제목이 붙어 있고요.
    • 이택광 씨가 그런 의미를 염두에 두고 한 말인지는 맥락이 잘리다 보니 잘 모르겠지만 죠스바님, 칸막이님 두 분의 설명 감사합니다. 생각해 볼 거리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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