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낭] 정말 좋았던 국내 작가의 현대 단편 소설 추천해주세요.

간단한 이유나 추천사(?)도 덧붙여 주시면 좋고요.



저는 박완서의 '해산 바가지'가 참 좋았습니다.

아이들 문제집에서 아웅다웅하면서 읽을 때는 별 느낌이 없다가 눈에 넣으면 아프겠으나, 소중하고 소중한 첫 조카가 태어나고 걷고

무럭무럭 커가는 모습을 곁에서 지켜보다가 문득, 다시 해산 바가지를 읽으니까.

콧등이 찡할만큼 좋더라고요.



김연수의 "세상의 끝 여자친구"도 좋았습니다. 역시 연애담, 이뤄지지 못한 연애담...의 파르르한 떨림, 같은 것들이 감정적으로 좋아요.

윤성희의 "그 남자의 책, 198쪽"도 좋습니다. 끝까지 찾고 싶어하는 마음, 198쪽.. 그런 이야기요.

권여선의 "끝내 가보지 못한 비자나무 숲"도 빼놓지 못하겠네요.


다, 너무, 최근작들인가 싶습니다. 차분히 생각해보면 더 많은 작품이 나올 거 같기도 하고요.



막상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작가의 단편 중엔 뭐 하날 꼽질 못하겠으나 "메리고라운드 서커스 여인"이요.



단편은 말 그대로 짧은 이야기다보니 금방 잊혀지거나 아니면 뇌리에 깊게 박히거나 둘 중 하나인 거 같습니다.

마음 속에 담아두고 계신 좋은, 국내 단편 소설, 뭐가 있을까요? 나눠주세요^^

    • 아주 예전에 읽었는데, 이남희씨의 "슈퍼마켓에서 길을 잃다" -- 드라마화도 되었던 것 같은데 드라마를 먼저 봤는지 책을 먼저 읽었는지 기억이 가물거립니다. 설정도 문장도 좋았어요.

    •  전경린의 <밤의 나선형 계단>을 읽고 한 동안 밤의 공원을 지날때면 트렁크가 버려져 있진 않나 찾아보는 버릇이 생겼어요.


       

    • 백영옥작가의 결혼기념일 좋았어요. 개인적으론 전작들이 좀 가벼워서 취향이 아닌 작가인데 이 작품은 참 좋더라고요

    • 이제는 우스개가 돼버린 현진건 '운수 좋은 날' 을 얼마 전 다시 읽었는데 외면하고 싶어질 만큼 김 첨지 심정이 와닿더군요.


      박완서의 '그 가을의 사흘동안'도 좋았습니다. 저는 아마 해산바가지와 같은 단편집에 있던 걸로 읽었던 것 같아요. 그 단편이 왜 좋으냐보다는 박완서의 글을 왜 좋아하느냐의 이야기가 되겠지만, 생생한 표현으로 신랄한 내용을 쓰면서도 작가의 자아가 거칠게 노출돼 있지 않아서죠. 아예 안 보인다가 아니라 잘 보이지만 거칠게 튀어나와 있지 않다. 딱 스물에 이 글을 읽었는데 아이를 받고 싶다는 주인공의 그 절실함이 어떻게나 설득력이 있던지. 서정주의 '화사'를 읽었을 때하고 비슷한 느낌도 받았고요.
      • 박완서 '그 가을의 사흘동안' +1

        • 휘몰아치다 끝에는 같이 눈물 흘리게하죠.
      • 박완서의 단편은 모두 훌륭합니다. 엄마의 말뚝1부터 시작하라고 권하는데요. 단편전부를 추천합니다
        • 저도 박완서 단편 모두 좋아해요! 고등학교 시절 문학 교과서에서 읽은 박완서 글들이 너무 좋아서 모조리 찾아 읽은 기억이 있어요.
    • 단편소설 추천해 달라는 사람 있으면 망설임 없이 추천하는 게 성석제의 <첫사랑>인데요, 심지어 이건 다시 읽으려고 직접 타이핑까지 해서 파일로 가지고 있다는... 델리스파이스의 <고백>을 배경음악으로 깔아놓고 들으면 더 좋고요, 읽고나서 좋았다 싶으면 일본 애니 <언덕길의 아폴론>까지 내처 보셔도 좋습니다. 뭔가 아련아련 풋풋함의 정수들이랄까... (ㅎㅎ 중년아저씨가 이런 소리 하고 있으니 왠지 변태같네요;;;)

    • 하성란의 푸른 수염의 첫번째 아내요. 많이 길지 않았는데 굉장히 긴 이야기 처럼 읽었던 것 같아요. 제대로 된 추천사가 아니라 죄송하지만 이유는 굉장히 간단합니다. 재미있었어요. ^^;

      • 구체적인 내용은 가물거리지만 저도 이 작품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나요.

      • 장농속에 갇혀서 내가 뭘 잘못했지 반추하는 장면은 정말 서늘하죠
    • 전 권여선의 사랑을 믿다, 봄밤_ 울컥했구요.


      최윤의 회색눈사람,  겨울이면 늘 생각나요


      김숨의 모월 모일, 서늘했구요


      조해진의 빛의 호위, 울컥했구요


      최정화의 구두. 재미있게 읽었구요.




      더 있는데... 어쨌든 이 작품들은 좋았어요.




      이 중에서 하나를 고른다면 역시. 사랑을 믿다랑 봄밤_하나같은 두 편이네요;



    • 예전꺼로는 이청준 <눈길> 이건 소설이라기보다 되게 리얼하게 느껴지는 이야기인데요. 실제 어떤 일이 있었고, 그걸 약간의 가공을 해서 옮긴듯한 느낌이 듭니다.




      김동리의 <역마> 한국 단편소설 중에서 꽤 에로틱한 소설이라고 생각합니다.




      요새 단편을 꼽으라면 듀나님의 <히즈 올 댓>. 듀나님 소설 전반적으로 재밌게 본 건 아니지만 이 소설은 좋아요. 전 그 영화도 봐서 더 재밌게 본 것 같습니다. 팬픽이라고 하긴 뭐하지만 약간 그런면이 들어갔고, 지적인 소설이에요.

    • 전 김연수의

      다시 한달을 가서 설산을 넘으면

      굉장히 로맨틱한 단편연애소설이라고 상각합니다...

      김영하의

      그림자를 판 사나이

      김영하 작가가 제겐 맞지않지만, 이 단편만은 여운이 짙어 가끔 생각나면 몇번이고 읽습니다. 팟캐스트에서 전문을 김영하작가가 읽어주기도 하더군요.
    • 2014 년 - <상금엔 맹금류>, 황정은


      2013 년 - <한파 특보>, 김이설

    • 저도 김영하 작가의 <그림자를 판 사나이>요...
    • 저도 듀나님 소설을 엄청 재밌게 읽은 편인데,


      벌써 읽은 지 20년을 향해 달려가는 "꼭두각시들"(태평양횡단특급 수록), "낡은 꿈의 잔해들"(면세구역 수록) 둘을 일단 꼽아 봅니다.


      꼭두각시들은 처음 읽었을 때는 무척 재밌게 읽었고 간만에 찾아 볼 수록 즐거운 소설이고,


      "낡은 꿈의 잔해들"은 처음에는 평작이러니 생각했습니다만, 한 4,5년 지나고 나서 나중에 여러번 읽을 수록 참 잘썼다,


      이런 요소도 있었구나, 하면서 감탄한 소설입니다. 이건 얼마전에 대전MBC에서 TV단만극으로 영상화되기도 했습니다.

    • 다른분들께서 추천하신거 다 읽어봐야겠네요. 저는 황정은작가의 대니드비토가 왜그렇게 슬프고 사무치는지 모르겠어요. 제가 꼭 그럴것같은 느낌...
    • 저는 듀나님의 '스퀘어 댄스'ㅋ
    • 김지원 작가의 소설집 '알마덴' 갖고 있는데 제가 가장 좋아하는 책이에요. 


      표제작을 비롯하여 모든 작품들을 아주 좋아합니다.


      아쉽게도 김지원 작가님은 2년전에 돌아가셨지만... 그래서 작년에 3권짜리 소설선집도 출간되었지요.


      읽어보시길 추천해드려요. 

      • 네, 감사합니다. 김지원 작가 메모해 두었어요. 이상 문학상 수상작도 있었군요. 찾아 읽어볼게요

    • 김연수 달로 간 코미디언

      황정은 상류엔 맹금류

      한강 채식주의자
    • 조해진 : 새의 종말

      권현숙 : 인간은 죽기 위해 도시로 온다

      강영숙 : 시티투어버스

      윤성희 : 만년소년

      김연수 : 기억할만한 지나침

      권여선 : 약콩이 끓는 동안
    • 곽재식님을 추천하신 분이 없다니....부들부들....




      저희 어머님은 곽재식님의 최악의 레이싱을 꼽으셨고 


      전 최악의 레이싱과 당신과 꼭 결혼하고 싶습니다, 둘 중에 멀 골라야 할지 모르겠군요


      곽재식님의 글은 마치 대학 때 입답 좋은 선배가 술자리에서 하는 만담 같습니다. 


      읽다보면 운율이 느껴지며 어깨가 들썩들썩 하지요 ㅎㅎ




      김현중님의 자연은 살아있다도 추천합니다.  글이 사람을 빨아들이는게 이런 거구나..여실히 느끼는 책이었습니다. 

    • 좋아하는 작가도 첨듣는 작가와 작품도 있어요. 너무 감사합니다. 틈틈히 댓글 또 달아주심 잘 메모해두었다가 올해 독서...갈피를^^ 박완서 쌤 단편집 오랜만에 다시 꺼내봐요.
    • 박민규의 낮잠... 읽고난후 소감은 너무나 단편에 들어맞는 글이어서 기본이 탄탄한데 하고 생각했는 데 그 몇해전 맥빠지게 했던 작가와 동일인이었어요. 나도 이런거 쓸줄 알아요!!! 라는 외침이 들리는 글이었습니다.


      정소연의 우주류... 몇해전 u, robot이라는 단편집에서 본 소설인데 모처럼 간절해지는 마음을 느껴서 이력을 모조리 찾아보고 있습니다. 아쉬운 건 출판된게 별로 없어서 링크에 의존해야 하고, 작가본인은 번역에 치중하는 것 같았어요. 기대가 되는 소설가입니다.






      그보다 절대로 읽지않았으면 하는 작가가 너무 많아서.. 나중에 테클 각오하고 한페이지 써야겠습니다.


      지명도 있는 작가만 추려도 꽤 됩니다. 제가 보기에 지금은 한국문학의 침체기 내지 암흑기에요.


      이상문학상도 양귀자이후부터 한없는 내리막길로 보이거든요. 양귀자도 내리막길의 한 저점중에 하나였을 뿐이고요.




      이런 경우에는 검증된 옛작가의 작품을 너덜거리도록 읽는 수밖에 없는 거 같아요.


       





      • 오, 궁금해요. 꼭 써주세요.

    • 김훈의 <화장> 추천합니다. 김훈이란 인물 자체는 작가로서나 자연인으로서나 별로 안 좋아하는데 <화장>에서 주인공이 추은주를 향해 독백하는 부분은 김훈의 글쓰기를 통해서만 도달할 수 있는 아름다움의 경지를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 이청준의 "벌레이야기"요. 고등학교 때 문학 문제집에 실린 지문을 보고 바로 찾아 읽었는데 뒷머리를 땅하고 맞는 기분이었죠. 본문에 쓰신 "해산바가지"도 그 때 문제집서 보고 오래도록 여운이 남았던 기억이 나네요..


      하성란의 "별 모양 얼룩"도 좋아요.문체는 담담한데 읽고나면 가슴이 오래도록 끓어오르고 있지도 않은 내 아이를 잃은 것만 같아 미칠것 같은 느낌.. 세월호 참사때 더욱 생각나던 작품이었습니다.
    • 단편은 기억나는 게 많네요. 문학동네 '젊은작가상 수상 작품집'에 나온 소설들이 수상 회차에 상관없이 대체로 좋았어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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