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아침에 일어나서 혹은 잠들기 전에 회사로 출근해야한다고 생각하면 가슴이 답답해집니다. 벌써부터 긴장되어서 두근거리기 시작합니다. 저는 외부 충격에 면역이 잘 되지않는 타입인데, 요즈음 어느 때보다 그 사실이 원망스럽습니다. 단지 하루하루를 버티는거지 상황이 더 나아지리라는 기대도 없는걸보면, 드디어 모든 의욕을 상실해버린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래도 몇개월 전까지는 휴식을 취하면 에너지가 충전되었는데, 더 이상 그렇지도 않아요. 방전. 출근해서 일할때마다 힘들고 괴로운데 저는 제가 유난히 나약해서 그런거라는 생각때문에 더욱 괴롭습니다. 다들 이정도 어려움은 참고들 사는건가 싶고 나만 견디지못해 패배의 길을 서성거리는건가하는 생각이 듭니다. 현재의 제 업무는 현금과 관련된 (제 생각엔)타이트한 금융 업무입니다. 제가 실수를 하면 회사 앞으로 벌금이 부과되고 그 돈은 제가 갚아야 합니다. 옳지 않다고 생각하는 업무지시를 반복적으로 받습니다. 제 잘못도 많습니다. 상급자에게 보고를 잘 하지않는 편입니다. 변명하자면 제 생각엔 그 동안의 학습에 의한 것 같습니다. 문제를 보고하면 해결되지 않고 엉뚱한 방향으로 발전되어버려서 그 모든 뒷감당을 또다시 제가 해야만 하기 때문입니다. 지금 저에게는 능력에 비해 과도하게 많고 중요한 업무가 주어져 있다고 느낍니다. 게다가 처음 들어와서 일을 맡으면서 업무적으로 어떠한 인수인계도 받지못했습니다. 일할수록 커리어가 쌓인다거나 실력이 향상된다는 느낌도 없습니다. 닥쳐오는 문제를 물어물어 눈치로 감당하는데 급급해있었습니다. 그리고 나머지 처리하지 못하거나 잘못 처리한 부분은 되도록 감춥니다. 이 사실을 일부러 떠올리지 않으려고 노력하지만 언제나 그 생각이 저를 괴롭힙니다. 회사에 손해를 끼치고 있다는 생각때문에도 괴롭습니다. 제가 덮거나 알리지 않은 문제로 타박들을 때가 가장 창피하고 참기어렵습니다. 제가 운영하고 있는 이 제도는 근본적으로 문제점을 갖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민원인을 상대해야하지만 저는 제가 설명하고 있는 이 제도가, 이 사실이 옳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이제 저에게는 이 문제를 해결할 능력도, 시간도, 열정도 없습니다. 더욱 기운없는 채로, 싫은 소릴 들을때면 언제 여길 뜨나 이런 생각만 하고있습니다. 이직준비를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지만 언제나처럼 제 상상 속에서만 벌어지는 일입니다. 너무 게으르고 새롭게 뭔가를 준비하기에 지쳐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뒷 생각하지 않고 그냥 쉬겠다고, 그만두겠다고 말해버리고 싶은데 가장 먼저 부모님 때문에 걸립니다. 부모님을 결코 좋아하진 않지만 제가 삶에있어서 전부인 그분들에게 연민을 느끼기 때문입니다. 둘째 지금 일하는 팀원들 때문에도 걸립니다. 사람 수에 비해 업무가 과도해서 제가 빠진자리를 어떻게든 메워야하는 그들의 처지를 잘 알기 때문입니다. 이 상황에서 저 혼자만 힘들다고 빠지는건 비겁한 일이겠지요. 어딘가 털어놓고 싶어 두서없이 적어봤는데 혹시 읽어주셨다면 감사합니다.

    • 어떤 마음일지 어렴풋하게나마 이해합니다- 그런 마음으로 일년 반 버티다가 다시 마음 가다듬었다가 한 달만에 번복하고 결국 퇴사했습니다. 조금만 더 하면 x십년 근속 채울 수 있는 회사였으니 쉬운 결정은 아니었어요. 지금 돌이켜보니 버텼던 때는 그나마 버틸만 했으니까 버텼던 거더라구요.

      만약 지금 이직할 상황이 아니시라면 (자의든 타의든 게을러서든 귀찮아서든) 돈을 관리하는 쪽 일 특성 상 문제 터지면 잘잘못 따질 때가 많을테니 윗사람에게 보고하는 습관부터 한번 들여보세요. 이미 몸과 마음이 너덜너덜해졌는데 거기에 내 금전적인 부분까지 너덜해지기엔 너무 아깝습니다. 적어도 보고하고 깨지든 넘어가든 독박쓰지 않게 조치해두세요.

      비슷한 얘기 많이 들으셨겠지만 회사 외의 관심사를 비중있게 두는 것도 추천합니다. 이직에 도움이 되는 거라면 금상첨화지요. 전 반 년 정도 투자해서 아예 다른 분야로 튀었습니다. 그 준비하느라 공부하는데 학교 졸업 후 처음 하는공부도 재밌고, 비슷한 상황의 비슷한 꿈을 가진 새로운 사람들 만나니까 활력소도 돌고 이직에 도움도 되고 좋더라구요. 결국 같이 준비하다 기존 회사에 남아있는 친구들도 있는데, 삶의 중심이 다시 회사로 옮겨오니 그게 죽을 맛이라 하더라구요.

      회사란 조직이 내 구미에 맞게 바뀌기는 쉽지 않습니다. 여기서 버티려면 내 마음가짐이 바뀌지 않는 한 어떤 것도 (휴가든 월급 인상이든) 미봉책에 불과하죠. 일처리 방법을 좀 바꾸셔서 마음의 짐을 좀 더시던가 아님 다른 준비를 하셔서 잠시나만 숨통을 트이시거나 아님 글쓰신 분의 나름의 방법으로 조만간 마음의 안정을 얻으시길 바래요.
    • 1. 시한을 두고 그때까지 본인이 업무에 적응하지 못하거나 환경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과감히 그만 두세요.


      2. 남 생각할 필요없습니다.


      3. 쉬고 싶은 기간도 시한을 두십시요.


      4. 1을 제대로 못하면 3도 불가능합니다.

    • 2. 남 생각할 필요없습니다 222


      물론 퇴사할 수 있는 최선의 마무리는 해야겠지만요.

    • 남 생각할 필요 없습니다. 333




      보고를 자주 하세요.


      둘 중 하나이지 않을까요? 1) 윗사람이 보고를 적시에 받아 일이 해결된다. 2)윗사람이 자주 보고하는 나를 탐탁치 않아 다른 곳으로 보낸다.




      그리고 제발 패배주의에 빠지지 않기 바랍니다.


      저도 회사생활 하면서 저런 생각에 자주 빠졌다가 나왔다가 반복하고 있습니다만 오랫동안 그 생각에 빠져있을 수록 정말 내가 무너짐을 느낍니다.


      그래야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힘내세요

    • notalright님, 추운데 건강 유의하시구요. 쪽지 보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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