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하나 소개와 샤를리 엡도

1. 제게 자본론, 또는 마르크스주의 정치경제학의 충실한 안내자인 김공회씨가 한겨레의 새로운 필진으로 합류했습니다.


http://www.hani.co.kr/arti/economy/economy_general/673079.html


이제 마흔의 나이니 젊다고는 할 수 없지만, 학계의 (연령) 정체를 고려하면  꽤 젊은 학자입니다. 그가 블로그에 적는 글보다는 부족한 느낌입니다만, 그래도 충분히 읽어볼 만한 정보와 재미를 주고 있습니다.


2. 샤를리 엡도가 '표현의 자유'를 지킨 희생자가 되는 군요. 사람에 따라 평가가 다르지만 제게는 일베와 그리 다르지 않은 곳입니다. 이슬람에 대한 편견과, 반무슬림 운동을 부추겨온 이들이 '표현의 자유'의 지킴이였을리가요. 하긴 생각해보니 저는 애초 추상적 권리로서 표현의 자유에 그리 동감해오지 않았군요. 표현의 자유란, 지배자들에 맞서 우리의 이야기를 말할 권리일 뿐이죠. 유럽에서 기독교가 지배계급의 이데올로기자 핵심적 장치로 작동해온 데 반란을 일으킨 것이 민주주의 혁명의 골간임을 고려하면 그들이 이른바 '성역 없는 비판과 풍자'를 해대는 것을 이해할 여지는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슬람주의의 많은 약점에도 불구하고, 서구의 제국주의에 맞서 유일하게 가능한 저항의 통로인 이슬람에 대한 비난이 그와 같은 '성역 없는 비판과 풍자'로 읽히는 데 동의하긴 어렵습니다. 동성애를 비하하는 표현의 자유를 권리로서 옹호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3. 이렇게 된 데는 역시나 미국과 유럽 국가의 위선을 말하지 않을 수 없겠네요.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이란의 30~40년 전은 지금보다 훨씬 세속적이었고, 개방적인 사회였습니다. 이와 필연적 연관은 없을지라도 이 나라들은 서구 못지 않게 강력한 세속주의적 좌파가 정치적 반대파의 핵심을 차지하고 있기도 했구요. 이들 좌파를 몰아내기 위해 (세속적인) 독재자를 용인하거나 종교적 근본주의자들을 키워낸 것이 미국이죠.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을 키워낸 핵심 세력이 미국 CIA 였다는 것을 잊어선 안됩니다. 그러니까 오늘 신문들 1면에 실린 세계의 지배자들이 함께한 프랑스의 행진은 역겹기 그지 없다는 겁니다.


4. 어쨌든 이번 사건 이후, 이전보다 더 한국 사회에서도 반무슬림 정서가 확산되는 것 같습니다. 이곳에서도 이슬람이라는 '특정' 종교에 참사의 책임을 돌리려는 글들이 얼핏 보이네요. 그렇지만 종교는 언제나 현실의 비참에 대한 다른 표현일 뿐입니다. 마르크스가 "종교는 인민의 아편이다"고 말했을 때, 그가 노린 것은 오직 종교 비판에만 몰두했던 청년 헤겔파들과 자신을 구분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표현은 이후 그가 갈 길을 나타내고 있기도 합니다. 근본주의적 무슬림이 정치적 대안이 될 수 없겠지만, 그들에 대한 '종교적' 비판으로는 이 함정을 빠져나올 수 없을 겁니다.

    • 2. 거의 모든 서방 미디어의 첫꼭지를 뒤덮은 서구 정상들의 강강술래 장면..  견딜 수 없이 오그라 들더군요.

    • "이슬람주의의 많은 약점에도 불구하고, 서구의 제국주의에 맞서 유일하게 가능한 저항의 통로인 이슬람"이고 뭐고, 그걸 바탕으로 지금 당장 동성애자들과 여자들을 때려죽이고 있는 자들과 그것을 외면하는 이슬람주의보다는 내부에서의 반성이 그나마 이루어지는 서구제국주의를 택하겠습니다. 이건 아마도 내가 이슬람이 지배하는 곳에 있었다면 진작에 처형당하고도 남았을 것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겠죠.

      • 동감입니다;; 슬픈일이지만 저 역시도 이슬람 근본주의 정권 아래라면 살아남을 수 없을 목숨이라서....-.,-

    • 무엇을 위해서 서구 제국주의에 맞서는 저항을 해야하나요? 인권을 희생하더라도 서구 제국주의에 맞서기만 하면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고 보시는 건가요?
    • Notifier, 양자고양이// 저는 이슬람이 제국주의에 맞선 올바른 정치라고 생각지 않습니다. 본문에서도 그러한 정치를 지지한다고 말하지 않았습니다. 제가 지적하는 것은 제가 지지하는 세속주의적 좌파 정치를 파괴하고 지금과 같은 이슬람 근본주의를 성장시킨 주역이 바로 제국주의 세력이라는 겁니다. 여성에 대한 차별, 동성애자 억압 등을 핑계로 이슬람을 혐오하는 건, 바로 그러한 이슬람을 누가 키웠느냐는 문제를 잊게 만드는 겁니다.




      두번째, 제가 본문을 적다가 잊고 안 썼는 데, 서구 유럽의 표현의 자유에 대한 이중적 태도도 매우 역겹죠. 특히 이스라엘에 비판적인 모든 의견에 대해 미국과 서구가 보이는 태도가 대표적입니다. 

      • 샤를리앱도는 유대교와 기독교도 신나게 깠습니다.
    • 나니아// 그 맥락의 차이에 대해선 본문에 이미 적었습니다.

    • 프레키// CIA가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과 사우디아라비아의 근본주의 종파를 후원한 것은 명백한 사실입니다. 제가 제기하는 것은 발전된 국가였던 곳들이 저런 퇴행적 종교가 지배하는 사회가 된 책임이 어디에 있느냐는 것입니다.




      이슬람의 퇴행성을 아무리 떠들어봤자 턱도 없습니다. 이슬람을 혐오하는 이들이 정말로 무슬림의 상황 개선을 바라는지 의심스러울 뿐입니다.

      • 그러니 저 정상들 행렬에 CIA의 수장 국의 정상과 장관이 참가하지 않았다는데 의의를 둬도 되겠네요ㅋ
      • 하지만 그것과 별개로 종교 자체의 퇴행성은 지적할 필요가 있습니다. 정말 별개로요ㅋ
    • 고맙습니다. 좀 괴상하다 생각하던 사태의 진행방향이 명확해지는군요. 새해도 건필!!!
    • Bigcat// CIA는 가장 유명한 사례일 뿐이죠. 프랑스와 아프리카 북부 이슬람 국가들의 관계를 잘 아는 분이라면 굳이 CIA르 예로 들 필요는 없겠습니다. 왜냐면 CIA가 저지른 많은 일들은 프랑스 정부가 알제리에서 저지른 일의 반복에 불과할 뿐이기 때문이죠. 어떤 국제분쟁 전문 기자는 이번 사건을 듣자마자 바로 알제리를 떠올렸고, 실제로 범인들은 알제리계 무슬림으로 알려지고 있죠.




      무도// 오래간만입니다. 건강하시죠.


      • 사실 전 의아한게, 프랑스의 알제리 식민통치가 얼마나 잔혹했었던가 생각해 본다면 이런 문제는 종교가 아니라 과거청산문제로 불거져야 하는게 아닌가 해서 이상하더군요;;

        아시겠지만 이번 테러범들 모두 과거 프랑스의 식민지였던 알제리와 세네갈 출신인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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