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본 영화들에 대한 짧은 잡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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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삼관]
하정우의 두 번째 감독 작품 [허삼관]은 중국 소설 [허삼관 매혈기]를 원작으로 하고 있습니다. 원작 소설에 대한 별다른 사전 정보 지식 없이 본 관객으로서 제 의견을 간단히 말씀드리자면, 본 영화는 웃기려고 하는데 별로 웃기지 않은 [롤러코스터]에 비하면 더 나은 작품입니다. 영화 전반부 동안의 코미디 장면들은 꽤 재미있는 편이고, 주연이기도 한 하정우와 다른 출연 배우들이 화면 안에서 잘 어우러지는 편이니 상영 시간은 비교적 잘 넘어갔습니다. 하지만, 후반부가 신파조로 바뀌는 순간부터 이야기는 어설퍼지면서 동시에 늘어지기 시작하고, 그러니 재미는 줄어들어가기만 했습니다. 전체적으로 2% 모자라다는 인상이 들지만, 상업 감독으로서의 하정우에게 약간의 기대는 가져볼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1/2)
P.S.
영화 속 고양이는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의 강아지와 함께 올해의 영화 속 애완동물 상 후보에 올라도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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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저지]
시카고에서 잘 나가고 있는 일류 변호사 주인공 행크 윌리엄스는 재판 도중 어머니의 사망 소식을 듣고 즉시 인디애나의 고향집으로 내려옵니다. 오랜 만에 귀향한 행크를 그의 두 형제들은 반겨하지만, 근엄한 동네 판사인 아버지 조셉은 그를 그다지 환영하지 않고 행크 본인도 아버지를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이러니 행크는 서로에게 불편할 바에 장례식 끝나고 바로 시카고로 돌아갈 예정이었지만, 그가 막 돌아갈 쯤에 조셉이 최근 출소한 동네 전과자를 죽인 뺑소니 사고에 대한 혐의로 체포되고, 당연히 그는 아버지의 변호를 맡게 됩니다. 소원한 부자 관계라는 익숙한 소재를 중심으로 영화는 2시간이 넘는 상영 시간 동안 느긋하게 가족 드라마와 법정 드라마를 병행해가면서 풀어나가려고 하지만, 불행히도 영화의 각본은 여러 모로 그리 좋지 않습니다.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나 본 영화로 얼마 전 아카데미 남우조연상 후보에 오른 로버트 듀발이야 기본기 있는 좋은 배우들이긴 하지만, 각본은 얄팍한 캐릭터 묘사나 덜컹거리는 줄거리 전개 등 문제점들이 한 두 구석이 아니니, 결과물은 산만하고 밋밋한 인상을 남깁니다. 그나마 출연 배우들 덕분에 지루하지 않은 게 다행이지만, 간간히 마주치는 너무나 뻔하고 노골적인 면들에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지 않을 수 없습니다. (**1/2)
P.S.
개인적으로 기억에 남는 캐릭터는 빈센트 도노프리오가 연기한 행크의 형 글렌이었습니다. 한 순간에 망쳐진 자신의 인생에 대해 속으로 정말 많이 실망했을 텐데도 불구하고 과거에 그다지 연연하지 않는 그의 모습은 그의 깐죽거리는 동생과 고집불통 아버지와 많이 대비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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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테이션 게임]
[이미테이션 게임]은 여러 면들에서 몇 년 전 아카데미 작품상을 탄 [킹스 스피치]와 비교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일단 실존 인물을 소재로 한 영국산 역사 드라마인 가운데, 2차 세계 대전과 관련 있고, 무엇보다도 오스카 시즌 용 티가 절로 나거든요. 하여튼 간에 올해 아카데미에서 작품상과 감독상을 비롯해서 총 8개 후보에 오른 본 영화는 그럴만한 자격이 있을 정도로 잘 만든 기성품입니다. 컴퓨터 과학의 중요 개척자들 중 한 명으로써 상당한 기여를 한 천재 수학자 앨런 튜링이 2차 세계 대전 동안 나치 독일군 암호 작성기 에니그마의 암호 해독을 위한 영국 정부의 기밀 프로젝트에서 부단히 활동하던 시점에 초점을 맞춘 영화는 소재 자체만으로도 이미 흥미진진한 드라마이기도 하지만, 어린 튜링의 왕따 학창 시절과 그에 못지않게 불행했던 그의 말년을 점차 엿보아 가면서 전쟁의 승리에 상당한 공헌을 했지만 그저 남들과 좀 다르단 이유로 불공정한 대우와 모욕을 받았던 한 불행한 천재의 입체적인 초상을 그려가지요. [헤드헌터]로 제게 상당한 인상을 남긴 노르웨이 감독 모튼 틸덤은 본 영화로 성공적으로 신고식을 거쳤고, 정말 적절하게 캐스팅 된 베네딕트 컴버배치는 듣던 대로 좋은 오스카 후보 급 연기를 선사합니다. 컴버배치와 함께 오스카 후보에 오른 키라 나이틀리도 알찬 연기를 보여 주는 가운데, 매튜 굿, 마크 스트롱, 찰스 댄스와 같은 익숙한 영국 배우들로 구성된 배역진도 든든하지요.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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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윅]
[존 윅]은 생각해 보면 볼수록 실실 웃음이 나옵니다. 복수심에 불타는 과묵한 터프 가이란 캐릭터 설정 자체야 다른 수많은 액션 영화들이 수도 없이 사용한 것이지만, 영화 속 총 시체 수가 100을 절로 넘어가는 본 영화가 여러 모로 왠지 모르게 농담 같다는 생각이 계속 들거든요. 겉으로 보기엔 영화는 키아누 리브스의 그 무표정함과 함께 상영 시간 내내 진지하게 무게 잡고 있는 듯하지만, 뉴욕 도심을 배경으로 인상적인 시각적 스타일로 보여 지는 광경들 사이에서 영화의 각본은 슬며시 농담조에 가까운 디테일들을 곁들이면서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범죄 세계를 그려나가고 (영화 속 최고의 농담들 중 하나는 주인공과 다른 전문 킬러들을 위한 특급 전용 호텔입니다), 비공식적으로 같이 감독한 채드 스타헬스키와 데이빗 레이티는 스턴트 배우 경력이 상당한 사람들답게 좋은 액션 장면들을 어떻게 연출하는 지를 잘 아는 사람들입니다. 의도치 않게 웃겼던 [콘스탄틴] 이후로 가장 재미있는 액션 히어로 연기를 제공하는 키아누 리브스가 오랜 만에 제대로 캐스팅된 모습도 좋지만, 주변에 있는 실력파 조연 배우들도 나름대로 쏠쏠한 재미를 부여하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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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히어로 6]
모 블로거 리뷰 인용
“While it lacks novelty because of those ubiquitous superhero blockbuster films during recent years, Disney animation feature film “Big Hero 6” has enough style and substance to distinguish itself from other superhero films. While it is basically a familiar origin tale about how its main characters come to acquire their superhero identities, it mostly works as an amiable story of friendship at its core, and it is also equipped well with a charming style and the most huggable robot character since “Wall-E” (200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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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 마키나]
한마디로 [타임 패러독스]와 함께 이번 달의 깜짝 SF 수작입니다. 예고편을 보면서 뭘 할지는 짐작은 갔지만 의외로 상당히 일을 잘하면서 여러 방향들로 흥미를 유발할뿐더러, 연출이나 분위기 그리고 연기 면에서도 나무랄 데가 없습니다. 이번 달엔 관심을 끄는 영화들이 유달리 많이 나와서 금세 극장에서 내려질 가능성이 큰데, 그러기엔 좀 아깝더군요.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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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일드]
전작 [댈러스 바이어스 클럽]으로 주목을 받았던 장 마크 발레의 신작 [와일드]는 또 다른 실화 바탕 드라마인데, 영화는 셰릴 스트레이드란 한 여성의 개인적 체험을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어머니가 갑작스럽게 암에 걸려 세상을 떠난 후 스트레이드의 인생은 이혼과 마약 중독과 함께 바닥을 쳤는데, 다행히 어느 정도 제정신을 차린 후 그녀는 자신을 추스르기 위해 1995년에 도보여행을 떠났고, 길면서도 험난하기로 유명한 Pacific Coast Trail(PCP)를 따라 90여일 간의 힘든 여정을 거치는 데 성공한 그녀는 인생을 다시 시작할 의지도 얻었을 뿐더러 나중에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영화의 원작인 베스트셀러 회고록도 썼지요(이거야 말로 참 실속 있는 인생 재활이 아니겠습니까?). 간간히 그녀의 과거를 플래시백 장면들을 통해 보여 주는 동안, 영화는 느긋하고 가식 없이 스트레이드의 여정을 관조하는데, 닉 혼비의 각본은 그 와중에서 작지만 좋은 순간들을 만들어가고, 오스카를 받았던 [앙코르] 이후로 오랜 만에 오스카 급 호연을 할 기회를 잡은 리즈 위더스푼은 성실한 연기와 함께 영화를 짊어져 갑니다. 뻔하지만 생각보다 잘 흘러갑니다. (***)
P.S.
스트레이드의 어머니를 맡은 로라 던은 본 영화로 참 오랜만에 아카데미 후보에 올랐지요. 명연은 아니어도 자칫하면 평면적으로 남았을 수도 있었을 기능성 캐릭터에 많은 생기를 불어넣은 공로는 인정해야겠지요.
[미스터 터너]
마이크 리의 신작 [미스터 터너]는 19세기 영국 화가 J.M.W. 터너에 대한 시대극 영화입니다. [비밀과 거짓말]과 같은 그의 대표작들을 고려하면 이는 유별나긴 하지만, 리는 19세기 영국을 배경으로 한 수작 [탑시-터비]를 만든 적이 있고, 여기서도 그는 상당히 인상적인 시대극 작품을 내놓았습니다. 이야기보다는 분위기와 캐릭터 묘사에 더 많이 중점을 둔 담백한 아트하우스 영화이니 2시간 반의 상영 시간이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주인공만큼이나 침울한 분위기 아래에서 간간히 튀어나는 근사한 순간들은 등장할 때마다 매번 우리의 시선을 끌고, 본 영화로 작년 깐느 영화제에서 특별상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올해 오스카 후보에 오르기도 한 촬영 감독 딕 포프는 영화 속에 등장하는 터너의 그림들 못지않은 인상적인 풍경들을 선사합니다. 마이크 리의 단골 배우들 중 한 명인 티모시 스폴은 본 영화로 깐느 영화제 남우주연상을 받았는데, 늘상 뚱한 것은 기본이고 다른 사람들과 그리 잘 어울리지 못하는 주인공의 모습을 과시 없이 전달하면서 영화를 우직하게 이끌어나갑니다. 그의 최고 연기들 중 하나인 점을 고려하면 오스카 후보에 못 오른 것이 상당히 아쉽지만, 연기 자체가 오스카와 거리가 멀었고 게다가 올해엔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후보감들이 워낙 많았지요.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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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퀄라이저]
올해 첫 일요일엔 [테이큰 3]을 보고 나서 며칠 후엔 [팰콘 라이징]을 봤고, 그런 다음 얼마 안 되어 [존 윅]을 감상한 후 1월 마지막 주엔 [더 이퀄라이저]를 봤습니다. 짧은 기간 동안 서로 엇비슷한 액션 영화들 네 편이나 본 탓에 지쳐서 그런지 몰라도, 저는 [더 이퀄라이저]를 많이 재미있게 볼 수 없었지만, 감독 안톤 후쿠아는 참으로 많은 헛웃음을 안겨다주었던 [백악관 최후의 날]보다 더 나은 액션 영화를 만들었습니다. 조연 배우들이 낭비된 감이 들긴 하지만, 작년에 환갑을 넘기신 덴젤 워싱턴께선 본인이 리암 니슨만큼이나 괜찮은 환갑 액션 배우란 걸 확실히 보여주십니다.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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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터 디바이너]
안젤리나 졸리가 자신의 감독 작품 [언브로큰]으로 관심을 끄는 동안 러셀 크로우도 감독 데뷔작 [워터 디바이너]로 주목을 받았는데, 영화는 제 머릿속에서 [언브로큰]과 슬며시 비교되곤 했습니다. 두 영화들 모두 기술적 측면에서는 허접하지 않은 전쟁 관련 시대극이고, 영화 제작 뒤의 의도도 좋긴 하지만, 이야기나 캐릭터 면에서 아쉬운 면들이 많은 편이거든요. 1차 세계 대전 동안 갈리폴리 전투에서 사망한 세 아들들의 시신을 찾으러 터키에 온 호주 농부 주인공을 통해 영화는 전쟁의 비극에 대해 진지하게 얘기하려고 하지만, 평면적인 캐릭터 묘사와 촌스러운 티가 나곤 하는 각본은 이를 번번이 방해하고, 후반부에 가선 작위적인 이야기 전개가 더 눈에 띱니다. 무난한 가운데 잘 연출된 장면들이 여럿이 있지만, 별로 와 닿지 않습니다. (**1/2)
[Love is Strange]
아이라 잭스의 신작 [Love Is Strange]는 그의 전작 [라잇 온 미]처럼 특수하면서도 무척 보편적이기 그지없는 로맨스 이야기를 하는 잔잔한 퀴어 영화입니다. 무려 40년 가까이 같이 살아온 뉴요커 게이 커플 벤과 조지는 주변 사람들의 축복 속에서 마침내 결혼을 하게 되는데, 이러한 기쁨도 잠시 그들은 곧 상당한 곤란에 빠지게 됩니다. 조지가 음악 교사로 일해 왔던 동네 가톨릭 학교의 교사들이나 학생들이나 학부모들이나 조지가 게이라는 점에 별다른 거부감을 느끼지 않아 왔지만, 이 공식적 결혼이 고용 계약 위반이라고 여긴 상부의 지시로 인해 학교 측에서 조지를 해고하게 되거든요. 이 때문에 주 수입원이 끊긴 벤과 조지는 어쩔 수 없이 그들의 정든 아파트를 팔아야 하고, 새 보금자리를 찾는 동안 그들은 잠시 따로 사는 신세가 됩니다. 조카 가족이 사는 아파트에 머물면서 조카의 아내에게 의도치 않게 불편한 시아버지 비슷한 존재가 되는 벤이나, 젊은 게이 커플 집에 머무르면서 세대 차이에 따른 고립감을 느끼는 조지를 보다 보면 그들의 이야기는 오즈 야스지로의 [동경 이야기]가 문득 연상될 정도로 보편적으로 되어가고, 그러다 보면 벤과 조지는 우리가 가끔씩 주변에서 보곤 하는 늙은 잉꼬 커플로써 훈훈하게 다가옵니다. 담담하면서도 온화한 분위기 속에서 가끔씩 찡해지는 본 영화는 두 주연배우 존 리스고와 알프레드 몰리나에 많이 의존하는데, 두 실력파 배우들의 자연스럽고 꾸밈없는 2인조 연기는 조용하면서도 깊은 여운을 남깁니다.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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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버드]
우리나라에선 [블랙버드]로 개봉된 [Beyond the Lights]는 익숙한 유형의 쇼 비즈니스 드라마이지만 생각보다 많이 성실한 작품입니다. 영화의 주인공 노니는 런던에서 어머니와 함께 어린 시절을 어렵게 보내다가 세월이 흐른 후 자신의 음악적 재능과 어머니의 억척스러운 매니저 활동 덕분에 미국에서 주목받은 신인 여가수가 되었는데, 정작 본인은 그다지 행복하지 않습니다. 그러다가 빌보드 뮤직 상을 수상한 직후 노니는 결국 호텔 방에서 자살을 시도하는데, 다행히 때맞추어 들어 온 어머니와 젊은 경관 카즈 덕분에 그녀는 가까스로 죽음을 피하고, 이 일과 그에 따른 카즈와의 소박한 로맨스를 통해 그녀는 자신을 되돌아보는 기회를 잡습니다. 줄거리야 뻔하다는 생각이 절로 들지만, 감독/각본가인 지나 프린스-바이스우드는 이야기를 우직하게 전개하면서 좋은 성장/음악 드라마를 만들어가고, 국내에서 DVD 출시로 직행한 시대극 영화 [벨]을 보신 분이라면 본 영화를 통해서 구구 음바사-로가 정말 지켜볼 만한 배우란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
P.S.
조연들 중에서 가장 눈에 띠는 배우는 노니의 어머니를 연기한 미니 드라이버입니다. [굿 윌 헌팅]은 벌써 18년 전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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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아이즈]
팀 버튼의 신작 [빅 아이즈]는 [에드 우드]처럼 실존 인물에 바탕을 둔 영화입니다. 영화의 주인공인 마가렛 킨은 두 동그랗고 큰 눈동자들로 눈길을 끄는 슬픈 표정의 꼬마 소녀 그림들로 주로 알려진 화가인데 그 그림들 뒤엔 정말 기가 막힌 사정이 있습니다. 영화 도입부에서 보다시피 1958년에 불행한 결혼 생활에서 도망친 후 딸과 함께 겨우 샌프란시스코에서 정착하고 난지 얼마 안 되어 그녀는 월터 킨을 만나 곧 결혼했는데, 이로 인해 그녀는 또 다른 불행 속으로 굴러 떨어지게 됩니다. 자신들 그림들을 팔 기회를 찾으려고 애쓰는 과정 도중에 아내의 그림들이 관심을 끌자 월터는 자신이 그 그림들을 그렸다고 사람들에게 거짓말하고, 마가렛은 스벤갈리 수준으로 교활한 자신의 남편에게 설득당해서 상당한 세월 동안 계속 그의 명성과 인기 유지를 위해 그림들을 그리게 되지요. 마가렛이 그린 그림들의 대중적 인기와 이를 달갑지 않게 생각하는 몇몇 예술계 인사들의 대비를 통해 영화는 예술에 관한 흥미로운 질문들을 던집니다만, 전반적으로 겉도는 듯한 인상을 남기는 가운데 결과물은 팀 버튼 영화치고는 상당히 평범한 인상을 남깁니다. 하지만 영화는 마가렛의 고생담에 정말 신경 쓰고 있고, 에이미 애덤스와 크리스토프 발츠의 연기도 재미있습니다. 물론, 캐릭터 설정 상 발츠가 간간히 눈을 끌기 때문에 참으로 뻔뻔하고 한심한 사기꾼인 월터 킨의 관점에서 이야기가 전개되었다면 영화가 더 재미있었을 거란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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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리언 달러 암]
[밀리언 달러 암]는 한 흥미로운 실화에 소재를 둔 스포츠 영화입니다. 한 때는 스포츠 에이전트로써 매우 잘 나가갔지만, 회사를 나와 독립한 후 고객들을 못 잡아 절박한 신세에 놓인 J.B. 번스타인은 앞으로 어떻게 할까 고심하던 중 TV에서 인도에서 열리는 크리켓 경기를 보면서 한 기발한 아이디어를 떠올립니다. 크리켓 투수도 공을 빠르게 던질 수 있으니, 인도에 한 번 가서 메이저 리그 급 후보 선수들을 미리 찾아서 점찍어두자는 거지요. 전반부 동안 이 별난 아웃소싱 과정을 묘사할 때 영화는 가장 재미있지만, 번스타인이 두 후보 선수들을 미국으로 데려온 시점 이후로 이야기는 진부한 스포츠 영화 공식을 따라가면서 상당히 심심해지고, 누가 디즈니 가족 영화 아니랄까봐 인공적이고 가끔 오글거리기도 하는 캐릭터 묘사 등의 결점들이 겹쳐지면서 영화는 그냥 평범한 기성품 수준에 머무릅니다. 존 햄, 빌 팩스턴, 앨런 아킨 등의 출연 배우들이야 기본기 있는 배우들이니 괜찮은 편인 가운데, [슬럼독 밀리어네어]의 중요 조연이었던 마드허 미탈과 [라이프 오브 파이]의 주연이었던 수라즈 사르마의 성실한 연기도 볼만 하니 그럭저럭 재미있게 봤지만, 엔드 크레딧 동안 보여 지는 실제 인물들의 영상 자료가 더 재미있더군요. (**1/2)

[로맨틱 레시피]
연말에 국내에서 DVD 출시로 직행한 라세 할스트롬의 신작 [로맨틱 레시피]는 바로 그 전에 국내 개봉된 [사막에서 연어 낚시]만큼이나 살짝 독특한 느낌이 가미된 가벼운 코미디입니다. 인도에서 영국으로 건너온 뒤 얼마 안 되어 유럽으로 들어온 한 인도 가족이 프랑스의 한 산 좋고 물 좋은 시골 마을에서 자신들의 인도 레스토랑 사업을 개시하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그린 본 영화는 간간히 재미있고 유쾌한 순간들이 있지만, 정작 좋은 재료들을 그다지 잘 요리하지 못했습니다. 이야기가 너무나 평탄하게 전개된다는 점도 그렇지만, 각본은 캐릭터들을 그리 잘 굴리지 못했고, 그것도 모자라 후반부는 에필로그 장면을 1시간 정도로 늘린 것 같습니다. 영화가 불쾌한 건 아니지만, 헬렌 미렌이나 옴 푸리와 같은 좋은 배우들을 낭비했다는 인상은 지워지지 않으니 배고프기 보다는 텅 빈 느낌이 남고, 그러니 차라리 [아메리칸 셰프]를 한 번 더 보고 싶더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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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과 광기의 왕국]
제목보다는 덜 거창하지만, 미야자키 하야오의 [바람이 분다]의 제작 과정을 가까이서 지켜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지브리 스튜디오에 대한 여러 가지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소박한 다큐멘터리는 볼 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습니다. 재미있고 훈훈하기도 하지만, 한 시대가 끝나가는 모습에서 나오는 애잔한 여운도 있습니다. (***)
영화 많이 보셨네요! 요즘에 볼 영화가 없다고 생각했는데 관심을 끄는 작품이 몇 편 보이네요. 잘 읽었습니다^^
늘 올려주시는 영화 관련 글들 잘 보고 있습니다. 이미 지나간듯 하지만 엑스마키나와 존윅, 이퀄라이저는.. VOD라도 다시 봐야 겠어요. 감사합니다.
<빅 히어로 6>는 사람들이 뭘 원하는지 아는 애니메이션 같아요.
(싸움 잘하는 수퍼 히어로보다 다쳤을 때 약 발라주는 로봇이 필요해요.)
더구나 요렇게 폭신하게 안아주는 로봇 친구가 있으면 참 좋겠죠.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