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감수성과 게시판

게시판문화라고 쓸라다가 굳이 문화라고까지 거창해질 필요는 없을 듯하여 지웠습니다.

 

음 일년이 좀 못되는 요사이 제가 계속 이 공간에서 편하게 글쓰기 버튼을 누르지 못하는 이유가 뭘까... 생각해봤는데,

 

그건 (일상의 그것을 차치하고 라도) 피곤함이었어요.

 

이상하다면 이상한 느낌인데 요사이 몇 달 간 계속해서 느끼는게, 인권감수성이 이 공간에서도 무뎌지고 있다는 점,

기본적인 상식과 인격적인(?) 존중, (굳이 언급할 필요도 없는) 타인에 대한 기본적인 수준의 배려. 즉  소통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는 거죠.

 

가장 아쉬운 것은,

소수와 약자에 대한 배려가 (그 당연한 기본권이!)  왜 배려의 대상이 되어야 하는지 설명해야 하고,

소수와 약자가 왜 소수와 약자인지를 또 설명해야 하는가 하는 것입니다.

소수와 약자를 배려하고 그들의 권리를 적극적으로 옹호해야 하는 것,  이것이 왜 서로 다른 가치와 취향의 차이문제로 환원되어서는 안되는지를 설명해야 하는 피곤함인 거죠.

 

이러한 상식빈곤의 악순환에 참으로 피로가 밀려옵니다.

 

아니요.

전 단지 과문함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심지어 대학교수도 무식하다는 소리를 들을 수 있지 않습니까. 

단지 과문하다면, 독서와 경험, 겸허한 자세로 듣는 가르침, 즉 노력으로 어느 정도 극복할 수 있는 문제이니까요.

 

문제는 기본적인 인권감수성, 상식선의 도덕, 어떻게 하면 과연 우리의 균형감각을 흐트러뜨리지 않을 수 있는가를 생각할  애티튜드이지요.

(정말이지, 이 게시판이 '지나치게 피씨하다'는 대목에서 저는 절망에 가까운 슬픔(?)을 느꼈습니다)

 

서로 다른 가치관? 생각의 차이?

아니요.

 

피씨함은 서로 다른 가치관이 상충할 때 들이댈 수 있는 단어가 아닙니다.

 

주말을 지내고 느즈막히 간만에 들어온 게시판에서 휴식의 기쁨보다는 눈살을 찌푸리게 되는 상황을 맞닥뜨리게 되는 일이 더 잦아지면서 잡담조차 쓰기 주저되더군요.

 

뭐 저만 저 높은 곳에서 고결하게 우아떨고 있는데 당신들은 왜그러냐는 얘기를 하려는게 아닙니다.

게시판에서 신변잡기류의 잡담을 늘어놓는게 써놓는 글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제가 무슨 영화를 누리겠다고 여기서 '완장질'하며 고상한 척 하겠습니까.

 

 

    • 인권감수성이라는 단어 참 좋네요.
      뜻은 좀 다르지만 pc라는 단어 대신 쓰면 좋을 것 같아요.
      PC라는 말 자체가 우리 상황에 적합한게 아니라 미국에서 쓰는 단어를 그대로 가지고 와서 우리 사회에는 좀 어울리지 않는 점도 있고,
      그런 생소함 때문에 PC라는 단어 자체에 거부감을 느끼는 분들도 상당히 많은 것 같아서요.
    • 정말이지, 이 게시판이 '지나치게 피씨하다'는 대목에서 저는 절망에 가까운 슬픔(?)을 느꼈습니다 !!!
      쇠고기 사건때 열렸던 100분토론중 진성호의원이 했던말이 생각나요.
      "조선일보가 편파적인지 아닌지부터 토론해봅시다."
    • 인권감수성 지수 측정하는 사이트도 있던걸로 기억.

      본문에 대체로 동의합니다.

      그런데 (인권 등에 관해) 다른 의견을 말하는 사람들은 몇가지 부류가 있는 것 같습니다.

      첫째, 일종의 사회적 합의에 대한 동의를 거부하고 자신만의 가치관을 가진 독특한 분들.
      플라톤인지 아니면 누구인지 잊어버렸지만 아무튼 그리스 철학에서 등장하는 '정의(저스티스)'의 정의에 대해서
      등장하는 문제와도 결부되는데(그리고 니체가 다시 내놔서 더욱 유명) 이름도 무시무시한 초월자;
      보편적인 규율에 휘둘리지 않고, 자신이 법칙을 스스로 만들어내는 초월자에겐
      상식따윈 개소리가 된다,라는 소피스트 풀뜯어먹는 소리처럼 들리지만
      아무튼 정의나 도덕에 관련한 철학적 논의에선 나름 골치아픈 존재.

      둘째, 초월자 까지는 아니고
      현재 통용되는 특정한 사회적 합의는 완전무결한게 아니고 언젠가 변해서 다른 합의가 필요한데
      지금이 바로 그럴때라고 주장하거나 변화의 시작이라고 주장하는 부류.
      사회적 합의에 동의하지 않는 다는 점에서는 초월자와 같지만
      납득이 되면 사회적 합의에 따른 용의가 있다는 점에서 다름.



      셋째, 사회적 합의에는 동의하긴 하지만
      다만 그게 왜 그런지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보고 싶거나 애매하고 다소 모순되는 점에 대해서 건전한 지적을 하시는 분들.


      넷째, 초월자 놀이를 하는 것도 그렇다고 어떤 지적을 하고 싶은 것도 아닌
      그냥 상대를 엿먹이거나 주목을 받고싶거나, 광대 역할을 하면서 비난을 받을 때 쾌감을 느끼는 카라마조프 스러운 분들.


      세번째 경우는 다만 생산적인 토론을 해보고 싶은 경우가 많으니까
      첫번째나 네번째 등과 혼동하여 감정적인 비난부터 시작해 오해와 비난의 악순환에 빠지는 것도 좋지 않다고 봄.
    • 이런 주제 이제 싫증나네요. "기본적인" "상식선의" 여기서 구체적인 합의가 잘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지 각자 속뜻은 크게 다르지 않다고 봅니다. 이런 글이 올라올때마다 숨통이 막히네요. 며칠동안 합니까.
    • 논쟁의 중심에서 두드러지게 말이 많았던 사람들에게는 이 글은 또 시작하자는 말로 보일 수 있습니다. 차라리 대놓고 아이디를 언급하고 말을 거세요. 님이 며칠동안 글을 올리신 것은 아니니까 억울한 지점은 있겠지만 누군가를 기본적인 예의가 없고 상식이 없다라고 말하는 글 같아서 불편합니다.
    • 전 본문에 어느 정도 공감하고 동의해요
      정말 최근엔 여기에 어떤 잡답도 쓰기가 힘들어요
      오랜 눈팅 끝에 고시를 통과하고 글을 쓰려고 하는데도 망설이게 만드니까요

      그리고 전 이 글이 누군가를 기본적인 예의 가 없고 상식이 없다 라고 말하는 글 같지 않아요.
    • 손석희 시선집중을 좋아하지만,, 아침에 듣기 어려울 때가 많아요..
      그냥 생각없이 쉬는 마음으로 가고 싶어 SBS FM 을 돌리면... 그 누구더라.. 제가 싫어하는 MC가 나오는데, 그 목소리 듣기 싫어, 그냥 음악 틀고 맙니다..
      가끔 그냥 내버려 두면서 너는 그래라 하는 것도, 좋은 게 아닐까 싶어요. 여기서 쉬고 싶은 마음이 들 때는 논쟁적 글은 그냥 패스하게 됩니다.... 사실 요새 피곤해서 논쟁적 글 잘 안 보게 돼요. 지금도 찾아서 보고 싶은 마음이 안 들고... 누군가랑 싸운다는 것도 에너지 소모가 큰 일이고, 주변 사람들 불편한 것도 사실이니까...
      꼭 필요할 때, 예를 들어 일주일에 2번 진짜 못참겠는 사람하고만 싸운다, 뭐 이정도의 원칙을 세운다면...
      농담같아서 죄송한데, 반쯤은 진담입니다...
    • 키드님 공감. 차라리 지적을 하세요. 제발. 이게 날 겨냥한건지 아닌지를 신경쓰는것도 엄청나게 피곤합니다.
      PC함이 지나치다고 한 사람 있나요? PC함에 대한 강박이랑 PC함이 지나치다는 동의어가 아닙니다. PC함의 강박이라는 건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는 겁니다. 그리고 PC함이 지나치다는 말은 PC함을 내세우기 위해 사용하는 언어와 행동과 태도가 지나치다는 겁니다.
      모카빵 말이지.. 나 까매서 좀 싫어. 나 하얀빵이 좋거든. 뭐? 너 지금 까매서 지저분하다고 생각하는거야? 님 하얀빵이 좋으면 그만이지 왜 까매서 싫다고 하세요? 이런 거 하지 말자는 거죠. 물론 취향을 공개적으로 자랑할 필요는 없습니다. 모든 취향은 다른 이가 볼때 이상한 구석이 있습니다. 저도 루이비통 까는 사람한테 루이비통 왜 까냐고 면박준 적 있습니다.
      그리고 '그게 어째서 같나요?' 이러고 그냥 가지 좀 마세요. 다르면 뭐가 다른지 저좀 가르쳐 주고 가세요.

      아 그리고 동성애는 제발 좀 끌고 오지 마세요. 확실하게 말씀드리는데 동성애는 취향이 아닙니다. 대체 동성애와 비만을 왜 같은 카테고리로 묶습니까? 비만하다는 건 한 사람의 현재 외적 상태를 묘사하기 위한 단어에 불과합니다. 상황과 환경에 따라 얼마든지 다른 가치를 담고 사용될 수 있는 하나의 단어입니다. 아프리카에서 비만하다가 욕일 것 같습니까? 옛날 조선에선 긍정적으로 사용됐습니다. 비난을 해야한다면 비만한 사람들에게 일방적으로 니가 ***했기 때문에 살 찐거 아니냐. 니 책임이다, 라고 비난하는 태도에다 해야합니다. 자기가 좋아서 살 찌우는 사람도 있습니다. 무슨 살 찌는 거랑 동성애를 비교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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