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절에 피렌체라...

  부활절 기간에 이탈리아 가족 여행을 계획 중인데, 딱 부활절 일요일 당일에 아씨시에서 피렌체에 도착해서 2박하고 화요일에 베니스에 갑니다. 우피치 미술관도 예약안하고 룰루랄라 쇼핑하고 관광할 생각에 부풀어 있다가 어젯밤에 이것저것 좀 찾아보니, 아니, 부활절 이탈리아는 갈 곳이 못 되네요!!! 사진들을 보니 사람들 머리밖에 안 보입니다. 일단 문 닫는 곳도 많구요, 조토의 종탑에 올라가려 했더니 줄만 2시간 반 이상 섰다는 말부터 우피치 미술관 예약하려 하니 온라인 예약비는 왜 이렇게 비싼 겁니까? 아들은 14살이라 무료라 하더라도 남편과 저만 해서 53유로라니!!! 그렇다고 예약을 안 하자니 이것도 들어가는 데 2시간 이상 기다렸다는 말이 무섭게 다가오네요. 안 되는 영어에도 불구하고 아무래도 전화 예약이라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이것조차도 서둘러야지 벌써 4월 5일은 없더라구요. ㅠㅠ  여기저기 관광지가 문을 닫는 관계로 노선도 뒤죽박죽. 게다가 숙소는 산타 마리아 노벨라 역에서 걸어서 15분 정도인데, 짐 끌고 가면 얼마나 걸릴지 모르겠고, 버스 타자니 노선 자신 없고 그것도 15분, 택시 타자니 엄청 뺑뺑 돌아 또 15분... 게다가 어떤 블로그에는 부활절에는 버스 노선도 바뀐데요. 하아~ 제가 왜 부활절에 이탈리아를 가겠다고 했을까요? 그래도 여름 성수기에 가는 것보다는 나을까요?


  처음엔 성스러운 기분으로 '부활 미사는 본고장에서'라는 마음으로 계획했는데, 매일 계획은 짜다 말고 있고, 남편은 가서 무조건 택시 타면 된다는 도움 안 되는 말만 하고(로마 보르게제 미술관 예약을 시켰더니 수화기 너머로 들리는 저조차 알아들을 수 있는 간단한 영어 "너네 애는 몇 살인데?"에 "우린 애가 한 명이야."라는 식의 대화를 하는 분이죠)...아, 걱정이 많네요.  가서 소매치기랑 집시한테 몽땅 털리고 오는 게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 자랑글 부럽네요. 어딘가 좀 모자라고 화딱지도 나고 어이없는 추억도 있고 해야 즐거운 여행이 아닐까 싶습니다. 어버버한 영어를 옆에서 잘 알아듣는 갈대님이 계시니 큰 걱정은 안되네요. 재미있게 다녀오시고 후기도 좀 남겨주세요. ^^

      • 살아 돌아와서 후기 글을 남길 수 있도록 해 보겠습니다. 지금은 걱정만 가득하지만요. ^^;

    • 와 자랑,할만도 해요.

      • 자랑하려고 쓴 글은 아닌데 자랑처럼 보인다는 사실을 지금 깨닫고 민망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 어릴 때 부활절 기간에 베니스에 들어갔다가 나가는 기차표가 만원이라 4박 5일 발이 묶였던 기억이 있네요. 미술관은 무조건 예약 추천입니다. 기나긴 줄을 무시하고 입장하는 쾌감과 동행인의 찬양을 여행 내내 누렸죠. 7월에 갔을 땐 피렌체에서 녹아 없어지는 줄 알았어요. 부활절에 가시는 게 더 좋은 선택이라고 생각해요. : )
      • 정신이 확 드는 댓글이군요. 예약할 수 있는 건 다 예약해야겠습니다. 까짓거, 돈 몇 푼이 대수겠습니까?(사실 대수입니다만...)

    • (이런 아무렇지도 않은 자랑글이!!! ^^;)


      이태리에서는 정말 아무렇지도 않게 세치기들을 해서 혼자 여행하는 입장에서는 짜증이 났던 적이 몇번 있었어요. 우피치 미술관은 항상 줄이 길고, 수 많은 단체 입장객이 있어서 돗떼기 시장...이라는 표현의 예제로 써도 무방하지 싶습니다. 한국 여행사의 우피치 미술관+두오모 (종탑 말고요. 성당만) 투어 상품이 있을 텐데, 그런 걸 선택하시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요. 저는 투어의 질 보다 줄을 안섰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크게 만족했습니다.

      • 그 정도군요! 털썩. 전 도대체 왜 이 시기를 선택한 걸까요? ㅠㅠ 예약하러 달려가야 겠네요. 살아 돌아오면 후기 남길게요. 감사합니다.^^

    • 와 피렌체라면 꼭 수분 크림을 사오세요. 잔뜩. 면세 한도 꽉꽉 채워서. 제가 써본 기초 화장품 중에 유일하게 왜 유명한지 이해할 수 있었던 제품이에요. 

      • 그렇지 않아도 검색하고 있답니다. 사고 싶은 것, 먹고 싶은 건 너무 많은데 항상 그 놈의 예산이 문제죠.^^

    • 피렌체라니 제가 대신 가드리고 싶네요!

      숙소가 도보15분이라면 걸으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건물이 다 예쁘고 로마와 달리 아기자기한 맛이 있어서 구경하면서 재밌게 걸을 수 있어요. 단지 가까이 오는 짐도둑들 없나 신경 써야하는게 좀 힘들겠죠. 그 걱정이 크시다면 기차역 바로 앞에 택시 늘어서 있으니 좀 돌아간다해도 길구경 하는 셈 치고 타셔고 좋을 거 같아요. 제가 만난 피렌체 택시기사 분들은 모두 관광객에 호의적이고 가이드 같이 설명도 잘해줬는데, 숙소 가는 길에 이거저거물어봐도 좋지 싶구요ㅔ
    • 참, 우피치, 보르게세 무조건 예약하고 가셔야 합니다. 우피치는 예약도 시간대별 인원이 정해져있어 이미 늦었을 수도 있어요


      여기저기 인파가 많아 아무데도 못간다..는 최악의 상황이 (없겠지만) 닥쳐도 슬퍼하지 마세요. 아르노 강변 따라 쭉 산책하고만 와도 도시의 아름다움이 오랫동안 마음에 남으실 겁니다.
      • 예, 그렇지 않아도 방금 우피치 예약했습니다. 조언주셔서 감사해요. 쭉 산책만 하고 와도 만족스러울 거라 하시니 한결 여유가 생긴 느낌이네요.^^

    • 맥락 다른 뜬금 댓글..ㅎㅎ 폰 조심하세요! 이탈리아 여행 간 지인 둘(각자 다른 일행. 서로 모르는.. 둘 다 최근)이서, 한국에서처럼 거리에서 폰 들고 뭐 하다가 그냥 눈 뜬 상태로 낚아채기 당했거든요.. 로마였던가 그랬지만, 사람 많은 피렌체도 혹시나 해서요.


      피렌체 기억은 두오모와 더불어.. 가까웠던 친퀘테레가 제일 인상적이었네요.
      • 둘 다 아이폰이었다는 공통점은 있네요. 아이폰 아니시더라도 어쨌든 주의하시고 조심하시길!
    • 지금 시오노 나나미의 '바다의 도시 이야기' 읽고 있는데 베네치아 얘기지만 피렌체...부럽습니다.

      전 작년에 여행 갔을때 좀 여유있게 거닐다 오고 싶었던 생각밖에 없네요. 피렌체나 베네치아나 거리들이 정말 멋졌거든요.

      미술관은...로마 바티칸 박물관 갔을때 생각이 나서요. 세상에! 그렇게 사람 많은거 정말 첨 봤네요ㅠ 몇 시간 기다린건 일도 아니고...정말 사고 안 난게 다행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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