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에대한 생각과 나

아마 듀게에서 저는 가장 나이가 많은 축일 것입니다.

저의 아들들이 군대에 갈 나이를 몇년씩 앞두고 있으니까요.

특히 아직은 고등학교 1학년인

둘째 아들은 육사에 갈것을 고려하며 여러 특별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저는 간접적으로는 역사연구와 관련된 전공을했고

제가 보낸 지난 시간의 일정 부분은 전쟁에 관한 탐구에 보냈습니다.

 

6.25라고 우리가 부르는 전쟁에 대해서 그리고

그 시대에 이념이라는 이름으로 행해진 민간인 학살에 대해 읽을 때 마다

분노와 슬픔과 공포를 느껴왔습니다.

 

그리고 저 미친 전장의 한가운데를 달리시며 생명을 지키신

내 아버지의 고단한 일생에 대해

부족한 상상력으로라나마 이해해보려고 애씁니다.

 

 

오늘 또 어처구니 없는 소식을 듣습니다.

 

민간인 지역을 향한 조준 포격입니다.

 

어린생명 둘은 비명에 다 피지도 못하고 져버리고

삶의 터전이었던 섬 하나는 불바다가 되었습니다.

 

 

도대체 이 악몽 같고 어리석은 비극은 어떻게 해야 끝이 날까요.

 

 

 

이런 때에 저는 오히려 차분해진 마음으로 돌아보고 싶습니다.

 

가장 좋은 답은 멀리 보는 눈빛으로만 발견되고

 

가장 정직한 대답은 자주 공상처럼 들리기도 한다는 것을.

 

 

 

오늘 당장이 아니더라도 전쟁과 그것을 수행하기 위한 군사력은 결국 완전히 사라져야 하지않을까를 생각합니다.

공상이라고 자주 비난받는 그 생각을 다시 되새겨봅니다.

그리고 오늘은 현실에서 작은 전쟁의 시도들을 하나하나를 최선을 다해 막아야 하지 않나를 또 생각해봅니다.

 

 

 

제 나이는 어쩌면 이제는 저쪽에서부터 멀지만 죽음이 오는 것도 알아차려야

어리석음을 면하는 나이일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내 생명이 없어진 뒤에도 내가 한 작은 기여라도 남길 수 있는 것들에 대해 생각해보게 됨니다.

 

 

저는 남은 시간동안 두 가지에 마음을 모으기로 조금씩 생각을 정해갑니다.

 

첫째는 언젠가는 전쟁과 가장 악한 조직적 폭력인 군사력과 대량 살상무기가 완전히 없어지는 문명이 다가오게 하는데 살아있는 동안 아주 작은 기여라도 하겠다.

 

둘째는 언젠가는 지금보다 인권이 획기적으로 개선된 사회가 오게 하는데 작은 기여 라도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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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결심이지만 더 깊이 공부하고 사람들과 의견을 나누고 작은 행동을 하기는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리고 더 슬프고 무기력감에 빠지게 하는 일은 나의 아이들과 생각을 나누기는 결코 쉬운일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유달리 남자답고 씩씩한 둘째 아이가 미래의 직업으로 군인을 택하고자하는 내색을 비추었을 때

 

저의 가치관과 너무도 다른 결정에 저는 선뜻 무어라 말하기도 어려웠습니다.

 

 

비록 내 육신의 몸의 인연으로 이 아이의 아비라는 역할을 받았지만

 

이 아이의 생각을 존중하고 싶기에

그저 한번은 전쟁과 사람들과 역사에 대한 이야기를 차분히 해볼 시간이 오기를 기다립니다.

 

 

그러나 이런 저런 사정으로 또 저는 아이들과 멀리 떨어져 있습니다.

 

 

더 늦기전에 아이들과 이야기를 해보아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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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평도에서 오늘 죽어간 젊은 영혼들의 명복을 빕니다.

 

슬픔과 분노를 조화 대신 드립니다.

 

 

 

 

전쟁은 사람이라는 종류의 생물로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부끄럽게 느끼게 하는 과거가 되어야 합니다.

 

불가피한 사회적인 충돌을 조정하는 최소한의 강제력으로서의 경찰력과 구분이되는

 

대량살상을 목적으로 하는 군사력의 언젠가의 완전한 폐기를 위한 실천이 지금 시작되어야 합니다. 

 

현실적으로는

 

핵무장을 없애고 군사력을 축소하고 동시에 군사력이 필요악이라는 생각들을 반박하고

 

사실상 방위전쟁이 존재하기 보다는 모든 전쟁은 이권의 폭력적인 조정이고

 

군사력은 그 실천 수단이며 

 

제국주의적인 경제적 침탈과 그에 편승하는 것과

 

공황의 타개책이 전쟁의 실체라는 공감을 넓혀가는 방향으로

 

조금씩 조금씩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해봅니다.

 

 

아주 먼길이라도 가야할 길은 앞에 있습니다. 

 

 

 

 

    • 오늘 당장이 아니더라도 전쟁과 그것을 수행하기 위한 군사력은 결국 완전히 사라져야 하지않을까를 생각합니다.

      저도 이런 사상을 갖고 있습니다.

      정신차려 얘; 넌 무슨 만화세계에 있는 게 아니야; 소리를 들을까봐 어디 가서 말을 못 하곤 있습니다만...그래도 그런 날 올 거에요. 올 것 같아요.

      아드님이랑 꼭 이야기 나누시길.
      왜인지 저희 아버지가 생각나는군요.
    • 비밀의 청춘/ 그날이 꼭 올거라는 소망과 예감을 가지시는 분이 있다는 것이 고맙습니다. 모든 것을 떠받치는 바탕처럼 든든 할 것 같았던 노예제도가 결국 거의 소멸되었듯이 지금 상상하기 어려운 그 날도 꼭 올거라고 생각합니다.
    • 평화의 빛님 마음에 응원을 보냅니다!
    • 평화의 빛님과 비슷한 생각을 늘 하고 있습니다. 제가 평화의 빛님 연배가 되어서도 이를 계속 유지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그러려면 공부와 실천과 연대가 꾸준히 함께 가야 하겠죠. 저는 오늘의 사태를 보고서도 제 신념이 공허하고 추상적인 것이 아닐까 혼란스러웠는데.. 특히 오늘같은 날은 군대에 가지 않는 여성으로서 눈치 보지 않고 말을 꺼내기가 힘드네요.



      뜬금없는 이야기일지 모르나 징병이냐 모병이냐 논란이 일 때에도 저는, 지향점은 징병/모병의 이분법이 아닌 군축에 두어야 하고, 군대의 근본적인 존재 이유에 대한 반성이 필연적으로 뒤따라야 한다고 생각은 하지만, '말이야 쉽지'라는 생각이 뒤따라서 말도 못 꺼내고 있거든요. 만약 한국이 모병제 국가였다면 이번 사태에 대해서도 사람들이 지금처럼 공분하기보다는 강 건너 불구경하듯 하는 경향이 더 컸을 것이고, 그 피해는 결국 다른 모병국가들의 경우처럼 출신성분 나쁜 가난하고 교육 못 받은 청년들이 사각지대(..)에서 다 졌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렇지만 징병제인 상태에서는, 지금 보는 바와 같은 피해가 일어나게 되구요. 자의와 관련없이, 개인의 이해득실과 관련없이 법령에 의해 끌려간 청년들과 그 가족들이 인명을 상하게 되지요. 그렇지만.. 사람의 목숨이, '나라를 지킨다'라는 명예로 해결이 되나요.

      결국 궁극적인 해답은 전쟁과 군대와 군사력 증강의 핵심 동력이 무엇이냐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에서 올 텐데.. 이런 이야기를 하면 대개 "우리나라만 그러면 뭐 하냐, 북한과 중국과 ***과 ****과 여러 나라들이 그대로인데"라는 반론이 오는데, 평화의 빛님이 써 주신 이야기는 국적을 초월한 문제라고 생각해요. 그래야만 해결할 수 있는 거구요. 이런 시각 자체가 국가체제(들)를 각각의 권력기구로 볼 때에 가능한 거잖아요. 200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제3세계 각국의 내전이나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문제, 남한의 양심적 병역거부 문제 등 여러 가지 이슈들 덕분에 점차 주목을 받고 나름대로 지지도도 조금씩 쌓여갔던 평화주의 이슈가 2000년대 후반에 접어들면서 오히려 잦아든 면이 있는 것 같아요. 그만큼 세계 정세나 우리의 삶이나 다 팍팍해진 탓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번 연평도 사건 같은 일이 있을 때에는 더더욱 힘든 것 같구요.

      평화의 빛님 글 덕분에 평소에 생각은 하면서 말은 못 했던 얘기를 우수수 쏟아놓고 가네요. 횡설수설 두서없었더라도 넓은 마음으로 이해 부탁드립니다. 사실 술을 마신 상태라서 게시판에 아무런 말도 하지 않으려고 했는데, 오히려 술김을 빌어 이런 이야길 더 써놓게 되는 면도 있는 것 같아요. 서로 입장은 달라도 평화를 바라는 마음은 다들 같지 않을까 해요. 권력을 가진 사람들, 전쟁과 폭력을 통해서 실질적인 이득을 취할 수 있는 일부의 사람들을 제외하고서는 대부분 마음은 그렇다고 저는 생각해요. 부디 지금 시각 이후 모두에게 더 이상의 상처가 없기를. 이미 상처입은 사람들에게는 더 이상의 고통이 따라오지 않기를. 평화를 빕니다.
    • 묭묭/ 고맙습니다. 언제나 참된 평안이 함께 하시기를.
    • 들판의 별/전쟁과 군사력에 대한 반대가 공상이라 하기에는 중요한 이유는 님께서 지적하신 것처럼 삶의 어려움 신산함, 가난의 문제들과 사실은 깊게 연루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생존의 길과 풍요의 길이 반전이라는 문을 통해서만 갈 수 있는 길이라는 생각들이 더 많은 공감을 얻어갔으면 합니다. 감사합니다.
    • 본문 잘 읽었습니다. 댓글들도 잘 봤구요.
      예, 저도 사회의 부조리에 머리가 아득하다가도 노예제를 떠올리며 위로를 받곤 한답니다.

      저도 모병제 찬성론자인데,이런 문제 때문에 그런 의견을 선뜻 개진하기가 어렵더군요. 결국 그렇게 되면 그 책임을 모두 빈곤계층 젊은이들이 떠안게 되니까요. 아들 군에 보내지 않은 대부분의 사람들은 전쟁을 강건너 불구경 하게 될테고.

      대표적인 모병제 국가이며 베트남 전 이후 전쟁을 쉬지 않고 해온 미국의 경우를 보니까 정말 최전선의 군인들이 미국사회의 최저 빈곤계층 젊은이들이더군요. 그들 몇 명의 인터뷰를 보니 다들 "대학에 가고 싶어서 군에 왔습니다."이렇게 말하더군요. 대학에는 가고 싶고 수천만원의 등록금을 어떻게 마련 할 수 없으니 저 이역만리 아프가니스탄에, 이라크에 정말 총알 씽씽 날라다니고 미사일 펑펑 터지는 최전선에서 뛰어다니고 있더군요.
      그들은 반전평화 운동과 군축운동에 아주 냉담합니다. 자기들 목숨인데도 그래요. 물론 전쟁에서 죽음을 두려워하면 자발적으로 군에 자원하지도 않겠지만 그들은 근본적으로 '반전평화 운동'을 '있는 자들의 여유'라고 생각합니다. 방금 눈 앞에서 전사한 전우들의 죽음에도 그렇게 냉담해요. 이 사람들이 비정한 군인들이라서 그럴까요? 아니오! 그들은 빈곤계층 자녀들이고 빈곤에서 벗어나려고, 대학에 가고 싶은 마음에, 대학을 나와 사회에 나가면 더 좋은 직업을 구해서 더 나은 삶을 꾸려갈 수 있다는 생각에 전쟁에 온 사람들이에요. 그 심정은 타인의 목숨과 자신의 목숨에도 냉정할 정도로 비정한 상황을 잘 받아들이더군요. 가난은 힘이 정말 세더군요. 미군들 중에도 전우의 죽음에 크게 상심하는 사람들은 모두 좋은 부모님 밑에서 사랑받고 고학력인 사람들이 대부분이랍니다.

      이런 상황이니 제가 '모병제'라는 얘길 못꺼내겠더라구요.
    • 빅캣//일단 이것저것 따지고서라도 생존이 기본이 되버리는데 다들 비정하고 잔혹한 사람들이어서 아니라 그럴여유가 없어서라는게 더 슬프죠..가난은 힘이 지나치리만큼 셉니다. 영국처럼 상류층 젊은이들이 알아서 최전선에 나서는 일도 절대없을지도 모를 우리나라에서 모병제 하자..라고 하는것도 좀 그렇더라구요. 이 나라에서 목숨바쳐서 나라를 지킨들 알아주나요? 귀하게 여기긴하나요?..아니지..
    • 글 자주 써 주세요 몇 문장을 마음에 새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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