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층의 악당 아쉬운 점 (내용 많이 언급됨)

너무 기대를 많이 해서 그런지... 저는 아쉬움이 좀 남더군요.  물론 올해 나온 한국영화중 3손가락 안에 드는 작품임에는 틀림없고, '지하실 시퀀스'는 길이 남을 명장면이지만 영화 전체의 분위기가 제가 기대했던 것과는 약간 방향이 달랐다고 할까요?

 

'달콤살벌한 연인'과 '이층의 악당'을 비교하자면 마치 손재곤의 아마추어시절의 두 작품 '너무 많이 본 사나이'와 '감독 허치국'과의 관계와 비슷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문득 들더군요. '감독 허치국'이 열배 이상의 제작비(그래봤자 500만원)로 만들어졌지만 '너무 많이 본 사나이'가 훨씬 재미있었던 것처럼, 저는 달살연에 좀더 점수를 주겠습니다.

 

아마 저는 손재곤에게 B급 정서를 좀더 기대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영화를 보면서 스토리가 좀더 막장으로 치닫기를 바랐거든요. (예를 들면 옆집 아줌마가 곧 시체가 될 거라고 예상한다든가)

다른 분들이 언급했듯 결말도 좀 불만스러운데.. 마지막 아파트씬에서 두 주인공 사이의 묵혀둔 빚과 감정이 정리되기에는 많이 모자랐다는 느낌. 듀나님은 러닝타임이 의도보다 길었다고 하셨지만 다소 장황하더라도 마지막씬을 좀 길게 가는게 좋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었습니다.

앞서 한석규가 다시 감옥에 가게 되는 이유도 오순경이 독단적으로 한석규를 미행하다 검거하게 되는 식으로 이야기를 풀었더라면 결말에서 둘 사이의 화해가 좀더 자연스러웠겠다는,... (그랬다면 이야기가 더 심심해 졌을라나요?)

 

전작 달살연과 이번 작품은 다른 것 같으면서도 공통점이 많습니다. 어쩌면 손재곤은 계속해서 같은 건물에 사는 남녀 이야기를 만들게 될지도 모르겠다는 예감이^^.

- 여자가 사는 건물에 남자가 이사온다. (이사 오는 날 같은 얼굴의 아저씨가 무거운 물건을 등에 지고 온다)

- 둘 중 하나는 범죄자다. (범죄자에게는 뒤를 봐주는 사람이 있고 나중에 배신한다)

- 둘은 연애하게 된다.

- 나중에 여자는 도망가고 남자가 집에 찾아와서 따진다.

 

찾아보면 더 있겠지만 이정도로..

 

    • 아..생각해보니 달살연에서는 남자가 사는 건물에 여자가 이사오는 거였군요... 그러면 범죄자가 이사온다..정도로 바꿔야겠습니다.
    • 그리고..좀더 찾아보면
      - 박용우에게는 허리통증이, 김혜수에게는 우울증(불면증)이라는 지병이 있다
      - 범죄자와 사랑에 빠지지만 상대의 정체를 알게 되면서 괴로워한다. "당신 도대체 어떤 사람이야?"
    • 전 달콤살벌한보다는 훨씬 재미있게 봤고요.
      B급정서로 가지 않아서 다행이었고요.
      결말은 저도 옥의 티로 보였습니다.

      다른 분들이 재미있게 보셨다는 지하실 장면은 재미는 있었으나, 너무 기대가 컸던 탓인지 그렇게까지 열광하진 못하겠어요. 저에겐 되려 다른 더 좋은 장면들이 있더라고요.
    • 결말은 한석규의 마지막 행동으로 봐 해피엔딩으로 봐야겠죠?
    • 저는 결말이 마음에 들었어요. 최선의 결말이 아니었나 싶을 정도로요. 전체적으로 밀도가 높고 장르를 오락가락 하는 불안정한 느낌의 영화였는데 아슬아슬한 줄타기 곡예를 잘 마친 느낌이었습니다.
      앞으로 엄마손파이 먹을때마다 한석규를 떠올리게 될것 같아요.ㅋㅋㅋ
    • 첨언하자면... 저도 결말, 그러니까 이야기의 종결은 맘에 들어요. 그런데 결말의 한 대목, 갑자기 한석규가 김혜수와 같은 증세를 보였을 때 느닷없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 결말에 관해서 이야기하자면, 한석규가 "이제 막 잠들었는데.."라고 할 때 빵 터져서 말이되고 안되고 같은 생각은 들지 않더군요. ㅎㅎㅎ
    • 3pmbakery/ 그건 어떤 리뷰처럼 몸을 쓰고 안쓰고의 차이같아요. 안쓰다가 쓰니까 병이 낫고(막판 김혜수의 행동) 쓰다가 안쓰니 병이 생기고(막판 한석규의 상황)
    • 저는 자꾸 공통점 찾기에만 신경이 가네요.
      - 여자에게는 같이 사는 여자가 있고 그녀는 주인공 둘 사이에 방해물로 작용한다. 그녀가 좋아하는 남자는 조무라기 악당이다.
    • b급정서를 포기하지 않고도 이정도 대중적일 수 있다는게 놀라웠습니다. 전 그 같은 증세가 너무 재밌더군요 ㅋㅋ
    • 오, 구구절절 공감해요. 특히 너무 많이 본 사나이와 감독 허치국의 관계 얘기에서요!
      (근데 원래 제목이 감독 허치국이었나요? 왜 전 너무 많이 본 사나이2가 정식 제목인 줄 알았을까요ㅎㅎ)

      이층의 악당을 보고 아쉬운 마음에 집에 와서 달콤, 살벌한 연인을 다시 보니 역시 달살연이 훨씬 제 취향이더라구요.
      하지만 달살연이 달달했다면 이층의 악당은 좀 더 어른스럽달지, 감독이 여유로워진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긴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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