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취하는 집에 부모님이 오십니다.

전 이상하게 초등학교때부터 제 할일 제가 알아서 하고,

크게 말썽부린 것도 없고(시집안가고 늙어가는 게 가장 큰 불효인 거 같은?)

부모님께 많은 얘길 하지 않는 그냥 평범한 딸이라

서울로 대학오면서 떨어져 산지 좀 있음 20년인데 1박2일을 같이 지내려니 어색합니다 네 어색해요 흑;

이번엔 언니나 동생도 없는!

 

실은 얼마전에 결혼한 남동생네 집에 가고 싶으신 건데

휴일+저녁에 일하는 부부라 시간대가 맞지 않으니 저 있는 데는 괜히 오시는 것도 있어요..

이런 고민을 하고 있으려니 <동경이야기> 같기도 하고요;;;

 

티비도 없고, 같이 즐길거리도 마땅치 않은...

그냥 서울로 출퇴근하는 사람들을 위한 병참기지 같은 특색없는 동네여서 뭘 해야할지 고민이 되는데요ㅠㅠ

일단 태국 마사지샵을 예약했습니다. 이건 좋아하실 거 같아요;; 안마는 천상의 것이니까요?

그런데 그 다음은??? 음........

영화도 보기 힘들어하시는 분들이라 문화생활은 선택지에 없고.

동생이 와도 된다고 하면 언제든 가려고 하실 거라 멀리 나가려고도 안하실 거고요...

 

아빠가 달달한 거 좋아하셔서 케잌, 쿠키 같은 디저트 같은 거 먹으러 카페 가 볼까해요.

나이들었다고 일반적으로 나이 든 사람들이 좋아할 거라고 우리가 쉽게 단정짓는,

그래서 나이 많은 사람들만 많은 데 보다

딸이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해서 오시는 거니까

평소에 제가 가는 동네 카페에서 젊은 사람들이 먹는 거 먹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까 싶어서요...

 

엄마가 이것저것 살림 뒤져서 청소하지 않으셨으면 좋겠고,

아빠가 이건 더부룩하고, 이건 비싸기만 하고, 이건 양념떡칠이네, 물이 젤 맛있네~까탈부리지 않으셨으면 좋겠는데

 

ㅠㅠ 잘해드리고 싶은데 부모자식은 가까우면서도 참 먼 사이 같아요

    • 흐흐흐... 이것저것 뒤져서 청소하는 어머니, 까탈부리는 아부지를 어떻게 말릴 수 있단 말입니까...


      그분들 성에 차도록 애쓰지 마시시시옵고 그냥 흘러가게 냅두시옵소서



    • 날씨도 좋은데 최대한 밖으로 도는 건 어떨까요? 서울 사람 아니라서 잘 모르지만;; 뭐 창경궁 후원이라든가요. 인원제한이 있어서 예약을 해야 되는데 전 겨울에 갔을 때도 좋았으니까 지금 가면 훨씬 예쁠 것 같아요.

    • 자취 중에 부모님이 올라오시는 게 처음이신가요? 손님 대접 하려고 생각하면 번거롭고 어렵고 그리고 고생한 보람도 없어져요. 그냥 부모니까, 가족이니까, 같이 지내는 게 어색하지 않다는 느낌으로 편하고 자연스럽게 하세요. 부모님 계시는 동안에 글쓴 분 따로 볼 일 있으시거들랑 보시고요. 식사 때 식사 챙겨드리고 저녁에 동생네 가실 수 있도록 그것만 좀 잘 연결해드리면 될 거에요. 서울 나들이 가이드라도 된 것처럼 애쓰실 필요 없어요. 부모님께 잘하고자 노력할 수록 상황이 더 악화되기만 한 개인적 경험에서 나온 말입니다.  

    • 자식 분들이 부모님과 함께하면서 주로 말하는게 부모님의 생각을 (간단한것들 말이죠, 밥 먹을때 반찬 밀어주시는거 같은 소소한거) 거절하는것이죠. 거의 무의식중에 반사적으로 튀어나오는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말이죠. 
      간만에 부모님들이 오신다면 최대한으로 이런 일상적인 무의식적인 거절을 최소한으로 해보시는것 어떻겠습니까?  
      뭐 만들어 주신다면, 뭐 힘들게 그런거 만드시냐고 하지 마시고, 맛있겠다라고 하시면서 부모님과, 아님 어머님과 장보러 나가세요. 장보시면서 자연스럽게 소소한 이야기도 가능하구요. 물건이 좋네 나쁘네 싸네 비싸네 이런식으로 말이죠. 
      뭐 하시겠다면 하시게 하구요, 혹시 아버님이라도 이런건 이쪽에 놓는게 더 좋지 않겠냐 하시면 바꿔주세요. 써보고 맘에 안들면 다시 바꾸면 그만이지요.
      부모님께서는 자식과 함께 하고 싶어서 오시는것이지 자식이 자신에게 비싼밥을 사주거나 좋은 구경을 시켜주기를 바라면서 오시지는 않을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좋은 구경과 맛있는것도 좋습니다 하지만 제일 우선은 부모님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드리는것이지요.

게시판 2012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462,407 01-31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147,940 12-31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122,151 04-01
130354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10 187 12-31
130353 아바타 3를 보고 유스포 2 192 12-31
130352 [핵바낭] 올해 잉여질 결산 잡담 14 334 12-31
130351 아바타: 불 과 재 보고 왔어요 짤막 소감 6 229 12-31
130350 [영화강추] '척의 일생' 8 249 12-31
130349 흑백요리사 2 8~10회, 싱어게인 4 탑 4 결정 6 285 12-31
130348 Lacombe Lucien(1974) 7 131 12-31
130347 [관리] 25년도 보고 및 신고 관련 정보. 15 324 12-31
130346 Isiah Whitlock Jr. 1954 - 2025 R.I.P. 2 138 12-31
130345 [왓챠바낭] 우편배달부 말고 '포스트맨은 벨을 두번 울린다' 잡담입니다 12 268 12-31
130344 [넷플] 말 많고 탈 많은 '대홍수' 드디어 봤습니다 14 453 12-30
130343 [반말주의] 다들 올해 고생 많았어!! 새해 모두 건강하고 복 터지길 바래!! 12 186 1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