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리고 비 오는 날의 요리 고민
이런 날 뭘 먹을까 생각하니 제일 먼저 떠오르는 건 김치전, 부추전 같은 부침개 종류인데
어쩐지 밀가루와 기름이 많이 들어가는 건 좀 피하고 싶어서 10분 정도 고민한 결과
두부김치를 만들어야겠다는 아이디어가 번뜩 떠올랐어요.
역시 나는 천재야 하고 뿌듯해 하다 생각해 보니 헉, 집에 김치가 없어요. orz
두부 한 모, 순두부 두 봉지만 하얗게 냉장고에 있네요.
집에 있는 재료는 달걀과 양파, 대파 잔뜩, 냉동 만두, 냉동 어묵, 냉동 물냉면, 열무김치, 라면
마지막 남은 우동면 한 봉지와 우동국물 만들 때 쓰는 쯔유 2종류
(그리고 냉장고에 쌓여 있는데 결코 꺼내보지 않는 정체 모를 수많은 것들)
두부로 뭔가 얼큰하고 따뜻한 걸 만들어 먹고 싶은데 고춧가루 말고는 얼큰할 거리가 없고...
여기까지 쓰다가 갑자기 아이디어가 번뜩했어요. ^^
두부를 부쳐서 양파, 대파와 간장+고춧가루를 넣고 얼큰한 두부 부침을 해서 먹으면 되겠어요.
(이걸 더 맛있게 만들 방법이 없을까요?)
점심은 이걸로 됐고... 저녁은 순두부로 어떻게 해보고 싶은데
순두부 찌개는 국물 맛 내기가 힘들어서 시도할 의욕도 안 나고 재료도 없고... (멸치는 있어요)
요 며칠 순두부 데운 후 양념간장 쳐서 먹었는데 그 외 다른 방법은 떠오르질 않네요.
순두부를 어떻게 해야 맛있게 먹을까요? ㅠㅠ
어묵에다 우동 쯔유랑 대파 넣고 끓이는 오뎅탕은 너무 많이 먹어서 좀 지겨운데...
여기까지 쓰다가 또 다시 아이디어가 번뜩 ^^
오뎅탕에 고춧가루를 넣어 얼큰한 오뎅탕을 만들면 되겠어요.
그런데 우동 쯔유를 넣을지 멸치로 국물을 낼지 갈등 중
(오뎅탕에 고춧가루는 한번도 안 넣어봤는데 어떨지 모르겠어요. 어쨌든 얼큰한 고춧가루야, 고마워~~)
능력자 듀게 쉐프님들께서 한 말씀만 내려주시옵소서...
찾아보니 스파게티 면과 소스도 찬장에서 잠자고 있네요.
인스턴트 재료로 뭔가 창조적인 요리를 만들 방법이 없을까요??
저는 두부를 부칠때 깨끗한 수건을 꺼내 최대한 물기를 제거합니다. 안그러면 실패.....
오호, 제가 두부 부침 경력 수십 년인데 물기 제거라는 비법은 몰랐네요. 오늘부터 물기 제거 들어갑니다. ^^
제 두부 부침 비법은 강한 불에서 단시간에 부쳐내는 것이죠 (튀김같이 겉이 바삭하고 노릇해지도록)
대파가 냉동대파가 아니길. 냉동시켜놓은거 다시 익히니 질기더라고요. 냉동시킨거 아니면 대파 볶아도 맛있을 거 같아요. 묵은지 아니어도 열무김치 쫑쫑썰어서 설탕이나 달콤한거랑 고춧가루 더 넣고 조물조물하다 볶아서 익혀주고, 참기름 넣고 깨소금 뿌리면 두부김치의 김치랑 비슷한 맛 날 것 같은데요? 아는 분 하시는 거 보니.. 두부김치의 김치맛의 비밀은 설탕투하였더라고요. 볶을 때 대파도 함께.
대파는 살아있는 싱싱한 대파죠. ^O^
열무김치는 얼마 안 남아서 물냉면과 같이 먹으려면 아껴둬야 할 것 같고요.
맞아요, 순두부에 넣는 양념간장에도 물엿이나 매실액을 좀 넣으면 맛있더라고요.
양념두부 부침할 때는 간장에 설탕이나 물엿을 넣어본 적이 없는데
오늘은 물엿을 좀 넣어서 만들어 봐야겠어요. 오늘 두부 부침의 기술을 완성하겠어요. ^O^
오뎅탕엔 고춧가루보다는 청양고추같은 매운 고추를 넣은 것이 더 나을 것 같아요. 그리고 멸치 다시마 육수가 더 낫지 않을지? 대파랑 달걀있다고 하신 거 보니, 파 다져 넣은 계란찜은 어떨까요. 백주부 스타일로 잘게 썬 파를 미리 볶아두었다가 계란 풀어서 스크램블식으로 볶고 파랑 섞어서 굴소스 넣어줘도 맛있을 듯. 굴소스 없으면 쯔유랑 간장이랑 설탕을 잘 배분해서 뿌려보시면...?
오뎅탕은 멸치 다시마 육수로 결정!! (저는 하라는 대로 하는 착한 학생이에요. ^^)
청양고추는 사러 나가기 귀찮아서 포기. 계란찜은 사실 오늘 아침에 해먹었는데..
계란찜 할 때 멸치액젓과 우동 쯔유를 반씩 넣어서 간을 하는 게 제 비법이죠. ^^
(제가 최고로 자신 있는 요리가 일식집 부드러운 계란찜과 열무 물냉면)
굴소스 넣은 계란 볶음은 한번도 안해 봤는데 오늘 당장 해볼게요.
제가 어제 부추 넣은 굴소스 계란 볶음 해 먹었거든요. 매직 오브 더 굴소스! ㅋㅋ 부추 대신 대파도 어울릴 듯 해요. 열무 물냉면 땡기네요! 츄르릅
앗, 갑자기 또 생각이 나서. 시원한 국물 원하시면... 장선용 선생 레시피 보다가 심플한데 감탄한 맛이 있는데요. (쪽파로 한 건데 대파도 가능할 듯 해요.) 재료가 오직 파 뿐이랍니다. 멸치 육수 끓을 때 썰지 않은 쪽파를 많이 넣고, '국간장'으로 간을 해요. 그리고 파가 푸욱 익도록 익힌 파국인데. 이렇게 단순한 조합으로도 깊은 맛이 나서 정말 놀랍더군요. 칼칼하게 고춧가루 좀 뿌려도 좋고요. 여기에 오뎅을 넣어보진 않았지만 어울리지 않으려나... 날씨가 흐리니 저도 먹는 생각만 하고 있습니다.
지금 냉장고가 온통 대파로 가득차 있는데 참 반가운 요리네요. ^^
멸치 넣고 푹 끓이다가 대파 썰어넣고 국간장으로 간을 한 후 몇 국자 퍼서 오뎅탕을 끓여봐야겠어요.
이 레시피의 핵심포인트는 국간장인 것 같은데 저희 집 국간장이 과연 기대에 부응할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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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집 국간장이 좀 별로라 멸치+파국에 국간장 한 숟갈 넣어도 오뎅탕 맛이 그냥 그래서
참치 간장도 한 숟갈 넣고 우동 쯔유도 한 숟갈 넣고 고춧가루 확 풀어 마무리했는데 괜찮았어요. ^^
(들어간 게 많아서 그런지 국물맛이 진하고 얼~큰~해요.)
듀게에서 얘기 들으면서 만드니까 재밌네요.
네 짬뽕보다 흐린 날은 두부 꼭 짜서 만두도 밀가루와 고기이니 같이 넣고요.
두부 부침할 때 만두도 같이 바삭하게 부쳐볼까요?
물에 삶아먹는 만두는 생각만 해도 지겨워지고 있는데 만두에 기름칠 한번 해줘야겠군요. ^^
두부 부침도 맛있게 해 먹었고, 순두부 찌개는 아무 재료도 필요 없는 레시피를 찾아서 성공했어요. ^^
<두부 부침>
1) 기름 적당히 두르고 양파 2개와 대파 2~3개를 대충 썰어 볶은 후 간장, 고춧가루, 물엿을 넣고 잘 섞는다.
2) 다른 후라이팬에 두부 1모를 썰어넣고 강한 불로 단시간에 바삭하고 노릇하게 부친다.
3) 부친 두부를 1)에 넣고 잘 섞은 후 먹는다.
물엿을 조금 넣으니 확실히 맛이 부드러워지는 것 같아요. 맛있었어요. ^O^
<순두부 찌개>
좀 진하게 우려낸 멸치 국물에 순두부 1봉지를 넣고 끓이면서 아래 양념을 적당량 넣어가며 간을 조절한다.
(양념 - 새우젓 1숟갈, 진간장 1숟갈, 다진마늘 반 숟갈, 고춧가루 반 숟갈, 참기름 반 숟갈을 섞은 것)
이 레시피는 새우젓이 핵심 포인트네요. 시원하고 얼큰한 게 괜찮았어요. 한동안 이렇게 먹어야겠어요. ^^
두부에 소금뿌려 좀 놔두면 물 어느정도 쪼옥 빠져요.약간 단단해짐.이걸 간장으로 하는 요리명인도 봤네요.
와, 간단한 두부 부침에도 이런 비법들이 있었군요. 좀 더 정확히 알아보려고 검색해 보니
두부를 썰어 놓고 소금을 뿌려 20분쯤 놔둔 후 키친타월로 물기 제거하고 부침을 하라고 하네요.
나름 두부 부침 기술로는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자부하고 있었는데 겸손해지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