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번 환자 관련 사실정리 (5월 27일 - 6월 5일)

고타님의 "박시장 유감" 포스팅을 읽어보니, 사실을 정리해보고 싶은 생각이 들더군요.


메르스 관련 박원순 서울시장이 6월 4일 브리핑을 했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문형표 보건복지부, 35번 환자 (삼성서울병원 의사) 장관도 6월 5일 브리핑을 했는데요. 이 사람들이 서로 다른 주장을 하고 있지만 사실면에서 서로 인정하는 부분들이 있습니다. 그럼 일단 어떤 부분을 서로 인정하는지를 보죠. 


5월 27일: 35번 환자가 14번 환자를 응급실에서 접촉. 35번 환자는 14번 환자를 진료한 적이 없고, 응급실에 머무른 적은 있으나 응급실 어디에 있었나 모르겠다고 인터뷰.

 

5월 29/30일: 35번 환자에게서 증상 나타남. (보건복지부의 주장/ 박원순 브리핑 내용 일치) 환자는 이를 중학교때부터 앓아오던 알레르기성 비염, 과로로 인한 기침으로 간주했다고 설명.  


5월 30일: 35번 환자가 오전에는 병원 대강당 심포지엄에 참석. 저녁에는 재건축 조합 총회 (1,565명 참석)에 참석.


5월 31일: 35번 환자가 진료한 색전증 환자 (14번 환자가 아님)가 메르스 격리대상이 된 것을 알고 본인의 메르스 감염 가능성을 떠올림. 마스크를 쓰고 회진을 봄. 

아침부터 가래가 나오기 시작. 자고 일어나도 열이 남. 오후 2시 삼성병원 질병관리실에 전화. 오후 3시 삼성병원에서 전화옴. 강남보건소에 연락. 오후 8시 삼성서울병원에서 격리병동으로 오라고 함. 


6월 1일: 서울시 소재 35번 환자 (의사)가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음. 


6월 1일 혹은 2일: 복지부, 35번 환자에 대한 역학조사 결과를 서울시와 SNS로 공유했다고 주장. 서울 관할 보건소에서 검체를 체취했으니 서울시가 알고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 서울시는 35번 환자의 동선에 대해 보건복지부로부터 일체 사전에 정보를 받은 바 없다고 밝혀. 


6월 3일: 보건복지부 주최의 회의가  열 한시에 열림. 서울시는 이로 인해 35번 환자가 서울시민 1,565명이 참석한 재건축 조합 총회에 참석했다는 것을 인지함 (보건복지부, 박원순 브리핑 내용 일치). 

이걸 근거로 문형표는 서울시에 6월 3일 회의를 통해 정보를 공유했다고 밝혀그러나 서울시는 이날 밤 열한시에 열린 대책회의에서는 35번 환자의 역학조사 결과 (어딜 돌아다녔나)를 공유하는 것이 아니고 서울시 담당 공무원이 물어보고 문제제기 하는 과정에서 논의가 시작되었다고 밝혀. 


6월 4일: 서울시 박원순 시장 담화문 발표. 서울시는 6월 4일 오전에 보건복지부 담당국장에게 전화. 연결이 안되어 사무관, 소관과장에게 연락. 보건복지부/질병관리본부는 재건축 조합 행사 참석자명단을 확보하지 못했다고 밝혀. (이부분 문형표의 브리핑, 박원순의 브리핑 일치) 이에 대해 문형표는 6월 4일 오전 기준 재건축 조합 행사 참석자 명단을 확보하지 못한 것은 사실이나, 명단 제출을 2일 요청하였고, 해당조합에서 거부한 것이라고 설명. 보건복지부는 재건축 조합 행사 참석자들에게 증상이 생기고 나서 증상이 있다고 판단한 시민의 자발적 신고가 있으면 감시를 시작하겠다(수동감시)는 의견을 보내와. 서울시는 수동감시로는 부족하다고 보고, 참석자들에게 메르스 환자와의 접촉사실을 통보한 후 자택에 머물러줄 것을 요청하겠다고 밝혀. 


35번 환자에 대한 역학조사 결과는 6월 4일 저녁 여덟시에 보건복지부로부터 전달받았다고 서울시는 밝혀. 서울시는 1,565명 조합원 대상으로 5일 새벽까지 개별통화와 문자 메시지 발송. 84.2%에게 통화를 했으며 15.8%와는 연락이 닿지 않음. 서울시에 따르면 통화가 된 사람들은 고맙다고 의사를 표시하기도


6월 5일: 보건복지부 문형표 장관 담화문 발표.


제 생각에는 첫째, 35번 환자는 합리적으로 행동했습니다. 못된 마음을 먹고 민폐를 끼친 것이 아니고, 불운하게 병이 걸린 상태를 인지 못하고 많은 사람과 접촉한 것입니다. 


둘째, 6월 3일에 보건복지부 주최 회의에 똘똘한 사람을 보냈기에 망정이지, 똘똘한 사람이 아니었으면 제대로 정보를 캐내지 못했을 것 같네요. 이 사람 누군지 제가 데려다 쓰고 싶네요. 


그리고 시간대별로 정리해놓고 보니까 서울시 공무원들이나 박원순 시장이 무척 답답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보건복지부 주최 회의에 가서 알아온 사실을 갖고 보건복지부에 전화했는데 전화 안받아. 역학조사 결과 알려주지 않다가 SNS로 공유했다고 주장해. 너네 관할 보건소에서 검사했는데 왜 모르냐고 해. 메르스 확진 환자가 대규모 행사에 참석했는데 행사 참석자 명단도 확보 안해놔. 증상이 있어서 신고하면 그때 대처하겠다고 밝혀. 


트위터를 보니까 박원순이 대통령 되려고 그런다는 둥, 일베에선 박원순이 영웅놀이 한다는 둥, 듀게에서는 극적으로 주목받는 거 좋아하는 거 같다는 둥 하는데, 이건 영웅이 되고 안되고의 문제가 아닙니다. 머리가 있는, 교육받은 사람이라면, 이런 상황에서 누구나 해야하는 일이 있습니다. 본인들이 서울시장이라고들 생각을 해보세요. 몰랐으면 모를까, 서울시내에서 천오백여명이 메르스 환자와 접촉한 사실을 내가 인지한 상황에서, 보건복지부 방침은 그 사람들에게 알리지 말고 병이 나면 조치하자인데, 윤리적인 인간이라면 당연히 문자메시지라도 보내서 집에서 가만히 있으시라고, 가족들에게 옮기지 않도록 하시라고 알려주는 게 당연한 것 아닌가요? 그리고 보건복지부 방침과 어긋나는 일을 할 때는 기자들을 불러서 맥락을 설명해야 시민들과 커뮤니케이션을 극대화할 수 있지 않나요? 이건 메르스의 치사율이 높고 낮고의 문제가 아닙니다. 저도 대한감염학회가 밝힌 것처럼 메르스 치사율은 10% 정도일 거라고 거라고 봅니다. 그러나 그 10%에 내 자식이 섞여있을 수도 있고 내 부모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재앙이 친절하기를 기대할 것이 아니라 인간이 합리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은 하고 나서 재앙을 결산해야죠. 주어진 상황에서 합리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을 하는데 왜 그걸 갖고 비난을 합니까? 


참고로 문형표 장관이 왜 "6월 4일 이전에 서울시와 35번 환자에 대한 정보공유를 하지 않았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을 했나 의아했습니다. 3일이 포인트인데 4일이 왜 나오며 왜 제발 저려 하나 했죠. 서울시의 주장을 보니 이해가 되는군요. 서울시 주장에 따르면 6월 3일날은 35번 환자가 재건축 조합행사에 참여했음을 인지하게 된 날이고, 4일 밤 여덟시에서야 35번 환자에 대한 역학조사 결과를 보건복지부에서 전달받았다는 게 서울시 주장이로군요. 


그리고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서울시는 35번 환자가 강제 격리상태에서 돌아다녔다는 내용의 발표한 사실이 없습니다. 강양구 기자는 황우석 박사때 좋은 기사를 썼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이 건에서는 박원순 시장의 브리핑을 제대로 듣지 않고 인터뷰 기사를 작성하네요. 아니, 많은 사람들이 남의 말을 대강 듣고 대강 해석하는 것 같습니다. 트위터를 보니, 자기들이 대충 듣고 실컷 35번 환자를 욕하고, 또 이제는 왜 우리를 오해하게 했느냐며 박원순 시장을 욕하네요. 

 

35번 확진 환자 관련 서울시 입장: http://mnews.joins.com/news/article/Article.aspx?ctg=mobile_03&total_id=17962709


    • 잘 정리해주셨네요. 감사합니다.


      이걸 보면 누가 말을 바꾸고 누가 사태의 해결보다는 자기변명에 급급한지 드러나요. 누구 말을 더 신뢰할 수 있는지두요.




      핵심적인 팩트는 35번 환자인 의사가 의심증세가 나타난 상황에서 대규모 인원이 모이는 장소에 갔었다는 것과 회진을 돌았다는 것이고


      대책은 그 부분에 중점을 두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 상황에서 의사의 대중접촉이 큰 문제가 아니라고 축소하는 것이 보건복지부 입장인데 이건 자신들의 무능함이 들어날 수 있는 부분이라 열심히 변명을 해야하는 처지라서 그런거겠죠.  의사도 마찬가지구요. 그리고 그 사람들 사정은 지엽적인 문제들입니다.  실제 꼭 필요한 행동을 주저없이 신속하게 해나가고 있는건 이 사안에 대해서만큼은 서울시 뿐인거 같군요.

    • 종편놈들이 재건축 조합 참석자 1500여명의 숫자로 불안감을 준다고 지랄하는데 복지부 장관도 발표중에 그 인원에 대해서 추적하고 경찰력까지 동원해서 명단을 확보하려 했다는 것 보면 서울시의 조치와 별 다를게 없다는 것을 강조하려는 게 역력하더군요. 우리도 일하고 있다라는 것을 보여주려고요. 결국 1500명에 대해서 관리 조치가 필요할 거라 보는 거죠. 복지부도. 


    • 김동조씨는 박원순 시장의 발표가 기본적인 팩트 확인을 거치지 않은 듯 하다고 하는데 서울시는 이렇게 답합니다.




      <35번 환자 주장 관련>

      어제 서울시가 발표한 35번 환자와 관련된 모든 기록과 정보는 전적으로 보건복지부로부터 4일 저녁 8시에 통보 받은 내용에 근거한 것임. 만약 35번 환자의 말처럼 보건복지부의 통보내용이 사실과 다른 것이 있다면 보건복지부의 역학조사 결과의 객관성 여부를 다시 확인해야 할 것임.

      또 서울시는 역학조사 결과에 근거해서, 29일 30일에 본인이 감염 여부를 알고 있었느냐 아니냐가 아니라 이미 그 시점에 실제 객관적 증상이 있었고 그런 상태에서 다중을 접촉했다는 것이 중대한 문제인 것으로 판단한 것임.

      35번 환자의 불안을 이해함. 그러나 서울시는 35번 환자가 강제 격리 상태에서 돌아다녔다는 내용의 발표를 한 사실이 없음.

      서울시 역시 35번 환자도 한 명의 희생자로서 대단히 안타깝게 생각하고, 깊은 위로를 드리며 치료를 위해 필요한 모든 지원을 다 할 것.

    • 프레시안에서 자극적인 워딩을 수정했네요.


      전) 프레시안 : 방금 박원순 시장이 A씨가 사전 격리 조치를 무시하고 시민 1000여 명 이상과 접촉한 사실을 고발했습니다. 사실입니까?


      후) 프레시안 : 방금 박원순 시장이 A씨가 시민 1000여 명 이상과 접촉한 사실을 밝히고 그 위험성에 대해 큰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사실입니까?




      http://www.pressian.com/news/article.html?no=126970 



    • 글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그 의사일은 어찌된 것인가 갸우뚱하고 있었거든요....이제야 좀 정리가 되네요.
    • 5월 27일과 5월 31일 내용이 상반되는데요. 


      35번 환자는 14번 환자를 진료한 적이 없고


      35번 환자가 진료한 환자가 메르스 격리대상이 된 것을 알고




      아님 14번 환자 외의 다른 메르스 환자를 진료했단 건가요?

      • 35번 환자는 14번 환자를 진료한 적이 없다고 주장합니다. 35번 환자는 5월 27일 응급실에서 색전증 환자를 진료했습니다. 그런데, 31일 아침, 본인이 진료한 색전증 환자가 메르스 환자와 접촉했다는 이유로 격리대상이 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고 본인도 감염되었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합니다. http://www.pressian.com/news/article.html?no=1269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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