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가가 지은 집, 쥬라기 월드
1. 최근에 한 건축가가 지은 집을 방문했습니다. 최고의 인테리어는 재능있는 건축가가 고집있게 지은 집이라고 느꼈습니다. 집을 지을 때 주변 나무의 방향을 고려해서 창문을 내고, 가구들을 붙박이로 만들었기 때문에, 창문에서 보이는 풍경이 곧 그림이 되고 집 부분부분이 가구가 되는 식이었습니다. 건축가에 대한 배경지식이 없는 상황에서 집주인에게 "이 집은 천재가 지은 집인 것 같다"고 했더니 기뻐하더군요. 특히 화장실과 욕실의 독특함이 대단하더군요. 이거야, 집안에 살고 있는 것 만으로도 스탕달 신드롬에 걸리겠군, 하고 용변을 보면서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 집이 오래되었다는 점입니다. 오래된 집이라서 구매 가격 자체는 경기도 17평 전세값 정도입니다. 그러나 집을 고쳐서 주부가 살기 편하게끔 만들어 내려면, 큰 돈이 드는 거죠. 부엌도 붙박이 장도 중앙냉난방 장치도 또 하수구도 오래 되었더군요. 부분적으로 냉방이 안되는 방도 있고, 하수관 같은 건 깨진 부분도 있을 건데 그냥 나무들이 하수를 빨아들이게 둔다고 해요. 특히, 건축 당시에 유행했다는 트렌드를 반영한 부분이 보기가 싫어요. 건축가의 고집대로 지은 부분들은 반백년이 지난 지금도 멋스러운데, 건축 당시에 유행했다는 이유로 집어넣은 디테일들은 흉해보입니다. 제가 보기엔 대대적으로 뜯어고쳐야 집이 살아날 것 같더군요. 그런데 이만한 집은 뜯어고치기 위해서도 목수가 아니라 건축가가 필요하겠더군요. 실제로 이 건물을 지은 건축가와 궁합이 맞는 리노베이션 전문 건축가가 있다고 해요. 원 건축가가 지은 다른 건축물의 경우, 원 건축가가 살아있을 때 리노베이션 전문 건축가가 원 건축가를 만나서 자기가 리노베이션한 원 건축가의 작품들도 보여주고 OK를 받았다고 하고요. 처음 집을 봤을 때는 '나같으면 절대 이 집을 팔지 않겠다'라고 생각했는데, 리노베이션이 필요한 부분들을 보고 나니 '이건 집이 아니라 큰 숙제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10년에 걸쳐서 조금씩 조금씩 고쳐 살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집 만큼 인상깊었던 것이 집주인이 모은 가구였습니다. 오랜 시간을 들여서 집에 맞는 가구를 경매로 구입했다고 해요. 몇몇 가구가 눈에 번쩍 뜨이길래 물어봤다가 흥미로운 브랜드 둘을 들었습니다. 이탈리아 브랜드 지오제띠 (Giogetti)와 프랑스 브랜드 리느 호제 (Ligne Roset) 였습니다. 시간이 조금 더 있었으면 집주인과 같이 가구 경매, 보석 경매 이야기를 더 들을 수 있었는데 시간이 모자라 아쉽더군요.
2. 쥬라기 월드를 보면서 제 머릿속에 떠오른 것. 저 폰은 삼성 갤럭시 폰일 거다.
3. 이번 주의 기대작은 "인사이드 아웃 Inside out "이로군요. 로튼 토마토 지수가 100%입니다. 초반이긴 하지만 매드맥스보다 높네요.
1번을 보면서 나카무라 요시후미의 건축가가 사는 집이라는 책을 떠올렸습니다. 어떤 집인지 참 궁금하네요. 경기도 17평 전세면.. 끌리는 가격인데.. 소재지가 어디냐가 문제겠군요.
호. 재미있는 책을 소개해주셨네요. http://www.yes24.com/24/goods/12280212?scode=032&OzSrank=2
1. 건축이야 말로 정말 사치라고 생각해요. 그런 사치를 누릴 수 있는 사람은 몇 안되죠. 굉장히 멋진 사치라고는 생각해요. 오래된 집이라면 고쳐 가며 살아가는게 만만찮은 문제겠지만..
포스팅에서 소개한 집은, 집값 자체는 싸지만, 지금까지 들어간 돈이 대략 집값 만큼 들어간 것 같더군요 (정확한 액수는 모릅니다만). 제가 보기에는 한 1/3 정도 고친 것 같아요.
대부분 가난한 맞벌이 부부들에게는 그림의 떡이려나요
아무래도 그렇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