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조-신기주의 메르스 잡담"에 대해

저번 저의 포스팅에서, 저는 박원순 시장의 메르스 대응에 대해 김동조씨가 쓴 트윗에 대해 유감을 표했습니다. 김동조씨와 신기주 기자가 박원순 시장의 메르스 대응에 대해 잡담을 나누었고, 이를 포스팅으로 올렸네요. 이와 관련 제가 몇가지 코멘트를 하고 싶습니다. 


김동조씨는 6월 5일에도 트윗을 통해 미디어 오늘의 박상현 칼럼을 트윗하며 뉴욕시의 드 블라지오 시장과 서울시의 박원순 시장을, 에볼라와 메르스를 비교합니다. 그런데 메르스는 에볼라가 아닙니다. 여기서 박상현씨의 칼럼에 비교 예로 쓰인 뉴욕 에볼라 발발 사건을 요약해 보겠습니다. 작년에 크레이그 스펜서라는 의사가 서아프리카에 자원봉사를 갔다가 뉴욕에 돌아옵니다. 작년 10월 23일 열이 나자 이 사람은 병원에 연락하고 치료를 받습니다. 이 사람은 발열 이틀 전 10월 21일과 22일, 뉴욕 시에서 조깅도 하고 볼링장에도 가고 식당에도 갑니다. 박상현씨의 칼럼에서 크레이그 스펜서 박사는 이렇게 말합니다. "하지만 나는 이 바이러스를 안다. 내가 바이러스를 가지고 있더라도 몸에 열이 나기 전에는 다른 사람에게 전파가 불가능하다는 걸 나는 안다”. 스펜서 박사가 이렇게 "나는 이 바이러스를 안다"라고 말할 수 있는 이유는 에볼라나 사스의 경우 메르스에 비해 데이터가 많이 축적되어 있기 때문이죠. 따라서 감염 매커니즘에 대해서 과학자들이 메르스보다 잘 알고 있는 질병으로 저는 알고 있습니다.


크레이그 스펜서의 경우

첫째, 몸에서 열이 나기 전에는 에볼라 바이러스가 전파되지 않는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둘째, CDC (미국 질병관리국)에 따르면 에볼라의 경우 기침이나 재채기로 감염된다는 증거가 없습니다 (There is no evidence indicating that Ebola virus is spread by coughing or sneezing). 비말 감염을 배제하지는 않지만, 주로 체액으로 감염되는 것이죠. 그래서 뉴욕 에볼라 발발 당시, NY1의 앵커가 길에서 똥이나 가래를 보면 먹지 마라 라고까지 극단적으로 말한 것입니다. 스펜서 박사의 경우는 21일, 22일이 발열 전이었고, 스펜서 박사가 조깅을 하다가 수혈을 하거나 키스를 하지 않은 이상, 뉴요커들에게 감염을 시킬 가능성은 낮습니다. 


서울의 35번 환자 경우

첫째, 서울의 35번 환자의 경우, 29일 부터 기침이 나고, 송재훈 삼성병원장에 따르면 30일 오후에는 열도 납니다 (동영상 8분 58초 지점). 재건축 총회에 참석한 건 30일 저녁 일곱시입니다. 보건복지부, 서울시, 그리고 35번 환자 모두가 29, 30일 모두 기침, 몸살의 증상이 일어났다고 보고하고 있습니다. 미열의 발열 시점은 보건복지부와 서울시에 따르면 30일, 본격적 고열의 시점은 35번 환자에 따르면 31일입니다. 즉 송재훈 삼성병원장, 복지부, 서울시가 옳다면, 기침과 미열이 일어나고 재건축 총회에 참석한 것입니다. 메르스는 본격적 고열이 일어난 뒤에야 감염이 된다는 내용은 제가 찾지 못했습니다. 31일 이전에도 35번 환자가 메르스를 전파시킬 수 있었다고 보는 대학병원 호흡기 의사는 프레시안에서도 인터뷰했습니다. 

둘째, CDC에 따르면 메르스의 경우는 기침으로 전파가 된다고 생각되고 있습니다 (MERS-CoV, like other coronaviruses, is thought to spread from an infected person’s respiratory secretions, such as through coughing). 사실 어떻게 전파되는지 정확히 잘 모르고 있죠 (the precise ways the virus spreads are not currently well understood)


따라서 김동조-신기주 잡담에서의 김동조씨의 발언, "증상이 나타나기 전이었잖아요. 증상이 나타나기 전엔 의학적으로 감염 가능성이 없다는 걸 아시잖아요."라는 말은 옳지 않죠. 증상은 있었고 해석이 달랐죠. 그리고 메르스의 경우 에볼라처럼 본격적 고열 이전에 의학적으로 감염 가능성이 없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또, 김동조씨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팬싸인회를 한 것도 아니고 1500명과 한 사람이 일시에 접촉할 수 있는 겁니까, 한 명이? 확률적으로 발생 가능성이 낮은 사건을 대상이 많다는 이유로 미디어 앞에서 발표하는 것은 '쇼'죠. 전형적인 대중영합주의에요." 그런데, 삼성병원은 14번 환자와 병원에서 접촉한 893명을 CCTV를 통해 파악하고 그들에게 통보한 후 조처를 취합니다. 14번 환자가 삼성병원에서 팬싸인회를 한 것도 아닐텐데 왜 이 사람들에게 일일히 통보를 했을까요? 발생가능성이 낮으니 보건복지부 마냥 그냥 놔두면 되지 않았을까요? 제 생각에 세상에는 인간이 콘트롤 가능한 일이 있고, 콘트롤 가능하지 않은 일이 있습니다. 콘트롤 가능한 일을 하지 않으면서 요행을 기다리는 것은 무모한 일입니다. 1500명의 리스트를 받아낼 수 있고 그 사람들에게 연락할 수 있다면, 조치를 취하는 게 합리적인 일입니다. 확률적으로 발생 가능성이 낮다는 건 1%를 말하는 건지, 5%를 말하는 건지 모르겠지만, 1500명의 1%도 15명입니다. 아까 송재훈 삼성병원장을 말했는데, 송 병원장에 따르면밀접 접촉은 2미터 안에 들어온 사람으로 정의합니다. 재건축 총회에 안가봐서 모르겠지만 사람을 2미터에 한 명씩 띄엄띄엄 세워두진 않을 겁니다. 그러면 밀접 접촉을 한 사람에 상당히 많은 범주가 속하게 되는 겁니다. 


또한 제가 김동조씨에게 이해할 수 없는 건, 다음 트윗 내용입니다. 

"35번 감염의사가 1500명과 접촉했고 그들은 감염위험에 노출되었다"는 공격적 발표를 환영하는 사람은 과도한 조처가 가장 안심한 대책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과도한 조처는 다음에 같은 일이 발생했을 때 정반대의 안일한 반응을 자연스럽게 유발한다."



첫째 저는 박원순 시장의 조처를 과도한 게 아니고 합리적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둘째 이런 조처를 하면 다음에 같은 일 (전염병 발발)이 발생했을 때 안일한 반응이 나온다는 논리를 이해못하겠습니다. 철저히 조처하면 사람들이 전염병이 아무것도 아니다 싶어 다음에는 안일해진다는 소리인가요? 사람들에게 메르스의 쓴 맛을 보여줘서 다음 전염병에 철저히 대처하도록 안일하게 대처해야할까요?


참고로 말씀드리는데 제가 이 글을 쓰는 이유는 35번 환자를 비난하거나 혹은 칭찬하기 위함이 아닙니다. 왜 이 상황을 개인에 대한 비난/개인에 대한 안스러움으로 자꾸 프레임 맞추는지 모르겠네요. 감염자가 자기도 모르는 상태에서 비감염자 다수와 접촉했다, 따라서 접촉한 비감염자들에게 개별통보한 후 자가격리 시킨다. 보건복지부의 조치는 접촉한 비감염자들에게 통보하지 않고 기다리다가 발병자 생기면 조치하는 것이고, 서울시의 입장은 통보 후 자가격리를 권한다. 후자가 전염병 콘트롤에는 더 합리적인 프로세스이고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이라고 봅니다. 


현재까지 재건축 총회에서 감염된 사람은 안나왔습니다. 그러나 감염된 사람이 나왔든 안나왔든 저는 6월 4일 박원순 시장의 판단이 합리적이었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감염과 관련해서 시간을 되돌릴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감염자가 한 명일 때, 열 명일 때, 백 명일 때 사회적 부담이 다르고, 접촉자가 백 명일 때, 천 명일 때, 만 명일 때 사회적 부담이 다릅니다. 내버려두면 내버려 둘 수록 부담은 더 커집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지금 이 순간 최선의 합리로 대처하는 것이지, 혹이나 35번 환자가 총회장에서 기침하지 않았기를 요행을 바라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참조: 모바일로 보아 파란 글자는 사실이 보도된 기사 링크입니다. 클릭하면 새 창으로 뜹니다. 



    • 동감합니다. 툭히 증상이 있었고 해석이 달랐다는 부분에 전적으로요. 우리는 지금 메르스에 대해서 거의 아무것도 모른다라는 게 제 견해입니다. 10세 미만 아동이 안 걸린다는 건 대규모 발병이 일어난 사우디에서 여성과 아동이 거의 격리된 상태로 생활하는 사우디의 생활패턴 덕이었다는 것도 이제서야 보도가 되기 시작하더군요. 아무것도 모르는 병에 대해서 어떻게 고열이 있지 않으면 전염이 안 된다고 확신하는 건지 궁금해요. 다행히 35번 확진자와 접촉한 1500명의 총회 참석자들 중 감염자는 없는 모양입니다. 하지만 그것이 박원순 시장의 격리 조치를 폄훼하는 근거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김동조 씨의 트윗과 대담 뿐만 아니라 박원순 시장의 기자회견에 대해 '의사 조리돌림'이라며 불쾌감을 표시하는 의사들한테도 유감이에요. 응급실에 있었기 때문에 감염된 35번 확진자의 직업이 의사가 아니라 공무원이거나 은행원이었으면 공무원 조리돌림이고 은행원 조리돌림인가요? 무엇보다 6월 1일에 확진된 환자가 6월 4일에서야 확진환자 명단으로 발표된 것에 대해서 삼성병원과 질병관리본부는 제대로 된 해명을 해야 할 거라고 봅니다.



    • 잘 읽고 있습니다. 깔끔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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