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잡담...


   1.휴...하루에 글을 두개쓰네요. 이렇게 늦게 들어와서 쓰는 글은 대개 다음 날 아침이 되면 후회하곤 해요. 사실, 이 글은 어제 이야기예요. 어제 썼다가 기분나쁜 숫자에 걸려서 지웠던 글을 올리고 싶어져 붙여넣기해서 다시 올리는 거죠. 즉 이 글에 묘사된 이야기는 방금이라고 써 있어도 방금 전 일어난 일이 아니라 어제 일어난 일이죠.



 2.알바 꺾기라는 말을 처음 들은 건 맥도날드 같은 패스트푸드점이었어요. 비용절감을 위해 중간에 알바를 보내버리는 걸 꺾기라고 하죠. 하지만 실제로 본 건 오늘이 처음이네요. 술이나 한잔하러 갔는데 메르스 때문인지 고객이 하나도 없더군요. 혼자 마시다가 제가 간다고 하니 어차피 더이상은 안 올거 같다고, 셔터내리고 밥이나 먹으러 가자고 하며 직원들을 다 퇴근시키더군요. 최소시급이 2만원이고 잘나가는 직원은 5만원쯤 받을테니 3만원으로 계산하고 사람수5X시간2 하니 적게 잡아도 30만원 세이브한다는 계산이 나오더군요. 


 보통 사람이라면, 그 30만원 아낀 걸 넣어둘 거 같은데 그 사장은 공돈 30만원 생긴 셈 치자면서 그걸 모조리 고기먹는데 써버리더군요. '장기적'이라는 단어가 사전에 있는지 물어보고 싶었지만 잘 얻어먹고 나서 그런 걸 물어보는 것도 모양새가 이상해서, 그냥 말았어요. 그리고 늘 그렇듯이 이니셜D를 찍는듯한 차를 얻어탔어요. 코너나 신호등이 다가올 때마다 '지금이 아무 일 없이 브레이크를 밟을 수 있는 마지막 순간이겠군'라고 여겨지는 순간이 와야만 브레이크를 밟아요.  


 흠.


 지난번에 남자 사장이 있는 가게엔 진짜 안 간다는 말을 했었죠. 그래도 가끔 우는 소리 하거나 적절한 호객 행위를 하면 뭐 한번씩쯤은 가곤 해요. 한때는 다른 성인 남성들을 따라해 보고 싶어서 반말도 쓰고 그랬는데 그거는 제가 아닌 거 같아서 다시 존대말을 꼬박꼬박 쓰고 있어요. 가끔 그게 신기하다는 듯 사장이나 직원이나 왜 존대말을 쓰냐고 물어보곤 해요. 쿨타임이 될 때마다요. 그런데 사실 그거에 대한 대답은 하나밖에 없잖아요. 바로 이거죠.


 "그야 사장님은 나보다 나이가 많으니까..."


 당연한 대답인데 이렇게 대답하면 굉장히 신기한 생물 보듯이 쳐다봐요. 하긴 비지니스바에는 밑에서 언급할...이른바 '완성된 성인 남성'밖에 오지 않거든요. 그들은 자신이 매상을 올려주는 가게의 사장에게 존대말을 쓰면 손해라고 여기는 거 같아요. 특히 그게 남자라면 더욱 가차없죠.



 3.아까전에는 잠깐 카드를 잃어버렸어요. 그래서 은행에 분실신고를 했죠. 한데 분실신고를 하면서 대충 카드가 어디쯤 있겠다는 건 감을 잡고 있었어요. 카드를 되찾아 다시 분실신고를 철회해야지 하고 갔죠. 카드를 찾긴 찾았는데 갑자기 너무 지저분하게 느껴져서 그냥 반으로 접어서 버렸어요. 그리고 손을 열심히 씻고 씻고 씻었는데 갑자기 감사해졌어요. 이 세상에 어떤 재질들은 한번 뭔가가 묻으면 완벽하게 원상태로 복원이 불가능한 거도 있잖아요. 종이 같은 거 말이죠. 하지만 사람의 피부는 높은 열 같은 것에는 영구적으로 손상되지만 적어도 더러운 것이 묻은 것만큼은 미친듯이 씻으면 원래대로 돌아온다는 거죠.


 손이 다시 원래대로 깨끗한 상태로 돌아온 게 너무 감사했어요. 손이 씻기만 하면 더러운 게 떨어져나가는 재질로 만들어져 있다는 거요.



 4.흠


 

 5.위에 쓴...이동진인가가 하는 사람이 말한 '완성된 성인 남성에 대한 공포'라는 글을 봤어요. 아마 저도 그들이 강해질 수 있는 장소와 상황에서 그들과 엮인다면 그들에게 공포를 느껴야 할 지도 모르죠. 최근에 느낀 건 그거예요. 아무리 세 보이는 녀석도 자신에게 익숙한 장소와 상황에서 나오는 순간 어리버리한 녀석이 된다는 거요. 특화된다는 건 양날의 검인 거 같아요. 저도 다윈의 '가장 강한 자는 적응한 자다'라는 말에 대충 동의하지만 어떤 장소든 상황이든 그것에 너무 적응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고 여기곤 해요.


 뭔가 두루뭉술한 거 같지만 말하고 싶은 건 이거예요. 어딜 가든 자신이 누구인지를 포기하지 않는 거죠. 이동진이라는 사람이 쓴 글의 요지는 결국 누군가와, 누군가들과 부딪히는 상황이 오면 그들이 나를 불편하게 하는 걸 감수한다는 거죠. 하지만 10분, 10분이면 돼요. 어떤 곳이든 거기서 발톱을 전혀 거둬들이지 않고 뻔뻔스럽게 10분만 지나면 내가 그 자리에 있는 모두를 당황하게 만들고 불편하게 만드는 상황이 되는 거죠. 상대가 완성된 성인 남자든 뭐든간에요.


 ......뭔가 배짱있다는 듯이 잘난 체 쓴 거 같지만...사실 이런 배짱을 부리고 다닐 수 있는거도 어차피 진짜 위협이랄 건 없는, 허상의 세상에 살고 있을 뿐이기 때문이겠죠. 적응하지 않으면 맹수의 발톱이 다가오거나 무법자의 총구가 겨눠지는 세상이 아니니까요.


 갑자기 서태지 일화가 떠오르네요. 서태지와 아이들이 몇몇 업계 사람과 룸살롱에 갔는데 다른 남자들이 놀때 서태지는 옆에 앉은 아가씨에게 과일을 먹여 주고 있었다는 얘기요. 


 어쨌든 어딜 가든 비웃음거리가 되는 건 행동 자체가 아니라 태도인 거 같아요. 아무리 괴상해 보이는 행동도 당당하게만 하면 다들 비웃기 전에 정말 비웃어도 되는 건지 갸웃거리더군요.



 6.다녔던 학교에는 웹버거라는, 학교 전용의 패스트푸드점이 있어요. 옛날 친구였던 사람이 가보고 감탄했던 곳이죠. '이렇게 깨끗한 기름으로 튀겨진 감자튀김은 처음이다'라면서 말이죠.


 학교에 다시 다니게 된다면 웹버거를 매일 먹을 거 같아요. 아니...매일은 아니겠지만 일주일에 3번은 먹을 거 같아요. 웹버거의 대표버거인 웹버거나 불고기버거, 감자 패티가 들은 버거가 먹고 싶네요. 


 학교의 학생식당에는 양식 식당도 생기고 그랬더군요. 학생식당...학생식당에 맛있는 메뉴가 나와서 그걸 먹을 땐 왜 그렇게 행복했던 걸까요. 식권을 사고 식권을 투명한 플라스틱 함에 넣고 식판을 들고 가서 '많이 주세요'라고 말하고 가능한 구석의 사람이 없는 테이블로 가서 식사를 하고 하는 하나의 사이클 동안은 이세상에 나쁜 거라곤 없는 것 같았어요. 


 흠.


 2011년 3월 이후로 해산물을 피해다니다가 요즘 다시 조금씩 먹곤 해요. 학생식당 중 자연과학관이란 곳에서 생선튀김과 타르타르소스, 된장국 메뉴가 나올 땐 꼭 먹곤 했었어요. 그것도 다시 먹어보고 싶네요. 다른 사람들은 학교를, 온실 밖의 진짜 세상으로 나갈 날까지 스스로를 준비시키는 곳으로 썼는지 모르겠지만 저는 그냥 학교 생활이 너무 좋았어요. 너무 좋았지만 충분히 화려하지 못해서 그게 늘 아쉬웠어요. 저는 그걸 늘 좋아해요. '걸맞지 않는 화려함'이라는 거요. 키치적이라고 해도 좋고요. '왜 이런 곳에 이런 자가 있는 거지?'하는 느낌. 완성된 성인 남자들이 오는 곳에 갈 땐 꼭 추리닝을 입고 가는 것도 그래서예요.


 사실 학부를 다시 가는 게 아니라 대학원으로 가는 거라면 쉽게 갈 수 있긴 해요. 하지만 대학원에 오는 사람들은 자신이 아주 잘 될 수 있다고는 믿지 않아요. 그래서 학부를 다시 가고 싶은 거예요. 아직 자신이 잘 될 수 있다고 진짜로 믿는 사람들 사이에 있어야 기분이 좋을 거 같아요. 가능성과 옵션이 이제 별로 없다는 걸 아는 사람들 사이에 있는 것만으로도 우울해져요.


 예전에...졸업반 쯤 됐을 때였을 거예요. 복도를 지나가는데 1학년인지 2학년인지 여러 명이 포메이션을 짜고 있다가 한번에 '밥사주세요!'라고 외쳤어요. 싫다고 하고 그냥 지나갔었어요. 하지만 다시 한번 그런 상황이 온다면 다를 거 같아요.


 다시 대학교에 간다면 예전처럼 광속퇴교를 하기보단 학교의 유령처럼 수업이 끝난 후에도 복도를 어슬렁거리거나 과방 구석에 앉아 학생의 기분을 마음껏 느껴보고 싶어요. 



 7.흠...이 글에서 나가고 싶지가 않네요. 뭔가 또 써 보죠. 저는 21세기도 되고 했으니 오페라의 유령과 셜록이 재해석되어야 한다고 늘 여겼어요. '음악의 천사'는 여자여야 하는 거죠. 실력은 그대로고, 얼굴 한쪽만 화상을 입었거나 하는 정도로 멈추고 남은 얼굴은 굉장히 아름답도록요. 그러면 크리스틴도 음악의 천사와 결혼해 주거나 함께 파멸해 줄 거예요. 모든 건 얼굴이 문제니까요.


 셜록은 흠...최근에 왓슨과 모리어티가 여자인 버전까지는 나왔지만 아쉽게도 중요한 셜록이 여자가 아니예요. 왓슨같은건 남자든 안드로이드든 상관이 없어요. 하지만 셜록과 모리어티는 여자여야 하죠. 셜록과 모리어티가 극한의 애증관계가 되려면 둘 다 여자여야 하지 않겠어요? 


 이 항목은 언젠가 길게 쓰고 싶네요. 


 

 8.휴...이렇게 날을 새면서 쓴 글은 대개 다음날 아 쓰지말걸...하고 후회하곤 해요.


 


 9.붙여넣기하며 이해가 안 가는 부분은 손을 봤어요. 어제 올렸다면 ㄷㄷ......





    • 2. 어차피 보내줄거 반만 회식하고 반이라도 더 챙겨줬으면 좋았겠다라는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서 반말하는 어르신보다 존대말하는 어르신이 더 무서워요. 


      3. 아예 묻지 않으면 얼마나 좋을까 라는 생각은 특정한 과자를 먹을때 가끔 듭니다. 손가락에 랩을 감아서 먹은적도 있는데 희안하게 뭔가 맛이 틀려지는듯한 기분도 들었답니다.


      4. 집


      5. 간혹 자다가 킥을 날리는 경우는 익숙하지도 않으면서 익숙한척을 했던 지난날이 생각날때죠. 적응한척 하는것만큼 실없는것도 드물다는 생각이죠 왜 그랬을까요.


      6. 행복한 상상이긴 하지만 그외 나머지를 생각하면 암울하죠. 만약에 다시 학교로 돌아간다면 똑같은 삶을 살것같습니다. 지금의 내 성격은 1-2년에 걸쳐 뚝딱뚝딱 만들어진게 아니니까요. 세살버릇 여든까지 간다는것은 부정하기 힘든말중의 하나입니다.


      7. 갑자기 모리어티가 셜록보고 담배 좀 그만피라고 하는 상상이...


      8. 후회할거 알면서도 하고 싶은건 하는게 인간의 고집이죠. 

    • 여은성님 글이 언젠가부터 재밌더군요. ㅎㅎ


       


      1. 하루에 글 열 개 쓰면 어떻습니까. 읽는 사람들이 즐거우면 그만, 쓰는 사람이 행복하면 그만이죠


      2. 알바꺾기.......... 단어를 듣는 것만으로도 뭔가 나쁜 기운이 드는데요?!


      3. 왜죠?!


      4. 흠2


      6. 학교식당.......제가 다닐 때 학교 식당에서 젤 싼건 두부김치덮밥 1500원, 제육덮밥 1800원 돈가스 2500원이었는데 말이죠(몇년도냐!!!!)


      .............해산물을 피해다니시다니...............  왜죠?!


       


      ...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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