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리즈키 린타로 역주행
1. 언제 뭘 읽어봐서 그런 건지는 기억나지 않아도 신본격 작가 중에서도 노리츠키 린타로는 어쩐지 문제풀이라는 고루한 형식에 집착하는 낡은 사람이라는 이상한 이미지가 제 안에 그려져 있었더랬습니다. 헌데 올해 나온 <녹스머신> 읽다가 제대로 취향저격 당하고는 깜짝 놀라 출간순서 역주행하면서 읽어보니 왜 그런 인상이 남았었는지 알 수 없게 되어 버렸습니다. 아니, 그냥 재밌잖아! 도대체 왜 안 읽었던 거지, 하고 말이죠.
아비코 다케마루 같은 경우 <살육~> 이나 <탐정영화> 같은 어머무시한 명작이나 재기발랄한 소품들도 있지만 대체 왜 이따위 쓰레기를 썼나 싶은 망작들도 다수 쓴지라 작가 이름만으로 추천하기는 꺼려지는데, 린타로는 각각의 작품들이 일정 수준은 보장해준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느 책날개에 '구축성을 중시하는 작풍'이라는 평이 있던데, 장르불문하고 구축성이 뛰어난 것들만 보면 사족을 못쓰는지라 아무래도 이런 부분이 저를 사로잡은 듯 하여 지난 주부터 벌써 세권째 읽게 되는군요.
<밀실~>시리즈나 <벚꽃~>에서의 우타노 쇼고와 비슷하면서도 다르다는 생각이 드는데, 꼭 찝어서 뭐라 말하기는 힘드네요. 시대는 달라도 요네자와 호노부의 구성력과 견주어 나란히 놓고 뜯어볼까 생각도 들고요.
2. 뒤늦게 <메이즈 러너>를 보았습니다. 주말에 누워서 리모콘 돌리다가 우연히 모킹제이 2편을 보았는데 요새 미쿡 청소년 소설은 애들을 어디에 가둬놓고 싸우거나 탈출하도록 하는게 유행인가 싶더군요. 마지막에 미로를 조감으로 보여줄 때 고작 그딴 이유로 저런 엄청난 규모의 시설을 지어 운영할 정도면 진짜 대단한 조직인데 엔딩이 왜 저따구일까 했는데, 아무래도 이런 내용이 무슨 설정때문에 나온건지 책 찾아서 읽어봐야 할 듯 하네요. 9월에 2편 개봉한다는데 유튜브로 예고편 보니 골드핑거님이 조연으로 나오셔서 살짝 놀랐습니다. 다른 시대 다른 장소를 배경으로 한 영상물인데 왜 얼굴만 딱봐도 골드핑거가 떠오르는 모습으로 나오는걸까요. 속편 개봉되면 크게 재밌지 않아도 뒤가 궁굼해서 보게될 듯 합니다.
3. 전화 한 통이면 개인신상 마구 털어내는 세상인데 고작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판 한군데에서 왜 책잡힐 일을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남하고 싸우는 걸 즐기는 것도 능력인가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