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숙, 세종정부청사와 카프카

0. 게시판 얘기로 시끄럽지만 다른 이야기들만 다뤄봅니다.

게시판에 대해서는 좀 더 생각이 필요할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도.


1. 신경숙 떡밥에 대해 할 얘기가 너무 많은데

벌써 하루가 지나버렸네요.

어제는 이래저래 바빴던지라...


아무튼 길게 늘어놓을 이유는 별로 없고,

저는 하일지와 남진우의 관계에 눈이 가더군요.

(사실 전 그런 일이 있었는지도 몰랐습니다;)

그리고 하일지는 지인의 스승이기도 합니다.....'-';


전해들은 바에 의하면 전부터 신경숙 안좋아했었으며,

(이양반이 좋아하는 작가 자체가 극히 드물기로 유명하지만요.)


이번일에 대해서 들었는지 어쩐지는 아직 모른다고...

남진우와의 관계도 정확힌 모르겠구요.



여하간 본론으로 돌아와서

신경숙 글을 좋아하는 편은 아닙니다.

학부때 이래저래 텍스트로 다뤄본 적은 있지만

그냥 잘 쓰는구나, 싶은 정도였지 취향은 아니었어요.

개중에서도 초기작 몇편이나 좀 괜찮을까 싶을 정도...


사실 전 이런 논란이 나올 때마다

모든 문장을 다른 소설에서 빌려온(물론 주석을 달아서요) 소설....을 생각해 보곤 합니다..

...제 생각은 늘 별 게 없으니 아마 이미 있겠죠?

그래도 한국문단에선 아직 먹힐 것 같은데(;)

제가 써보려고 해도 아직 능력이 부족합니다. 넵.



2. 일이 있어 어제 세종정부청사에 다녀왔습니다.

말로만 듣고 지도로만 봤는데,

정말 규모가 엄청나더군요.


카프카의 인물이 된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성' 이나 '법 앞에서' 같은 작품에서 본 듯한 장면이었어요.


거대하게 뻗어 연결된 성같은 건물들이 저를 죽 메워싼듯한 느낌..

조금 더 아담하게 실용적이게 지었을 수도 있었을 것 같단 생각이 앞서더군요.


정말 너무나 위압적으로 느껴져서

개인으로서는, 정부라는 거대조직과 싸울 수 없겠구나, 하는 그런 생각만 들었어요.


그리고 그 모든 것 보다 더 짜증나는건

날씨가 너무 미친듯이 더웠다는 것.

그리고 햇빛 피할 곳도 마땅치 않았다는 것....



3. 고로 여러분 더위 조심하세요.

오늘 비가 온다는 것 같긴 한데,

차라리 비라도 좀 왔으면 싶네요. 요즘 가뭄도 심각하던데.

    • 음..제가 안일하게 생각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신경숙씨의 표절, 이를테면 몇몇 군데에서 다른 유명한 단락을 가져와서 대입하는게 제겐 아주 심각한 일로 다가오진 않더라고요.
      그게 글의 핵심도 아니고, 그 문장들이 특별해 보이지도 않았고(충분히 작가가 다른식으로 대입해서 쓸수 있는), 전체 소설의 규모에 비해서 아주 작은 부분이고..
      그러니까 작가가 그런 일부분을 발췌하듯 표절한건, 작가가 그 원본 소설들을 보고 마음에 드는 글귀들 따와서 장식처럼 인용하는 느낌 이상의 다른 의중은 찾기 어려워 보였어요.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급없이 도용했으니 도둑질이고, 기만적인 일이지만...이건 우리가 음악이나 다른 장르의 표절을 대할때 드는 그런 느낌보다는..작가가 참 게으르다..안일하다..그런 느낌으로 다가오더라고요..나아가 원문도 아니고 번역본을 베꼈다니 더 부끄럽다..정도.
      제가 관심이 없어서 그럴수도 있고, 개념이없어서 그럴수도 있지만.

      뭔가 대단한 사건이라기보다는 창피함이 앞설것 같다.라는 느낌.
    • 소위 말하는 '명언'을 인용의 형태로 줄줄이 엮어서 일종의 에세이로 만들어 출판한 사례는 하나 알고 있습니다만 그렇게 엮다 보니 내용이 영 뻔해지더군요. 시도는 참신했는데 결과물은 그다지...

      소설의 경우엔 어떨는지 모르겠습니다만.
    • 예전에 <딸기밭>이라는 소설에서 안승준 씨의 유고집의 일부분을 그대로 가져다 썼다가 구설에 오르자 '출처를 밝히지 않은 인용'이라고 해명했다는데, 세상에 그런 인용도 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상식적인 작가분들은 인용을 하실 때 주석을 달거나 글 안에서 출처를 밝히시거나 어쨌든 어디서 가져왔는지는 말씀들을 하시니까요. 그리고 다른 소설에서 문장을 빌려오더라도 본인의 필터로 재창작이 된다면야 문제될 게 없겠지만 (이것도 악용하는 자들이 있긴 하지만 어쨌든)  이응준 작가의 기고문에 제시된, 미시마 유키오의 소설에서 가져온 그것은 약간의 기름을 바른 복붙이더군요. 

    • '창작' 하는 사람이라면 내가 쓰는 문장이 행여나 어딘가에서 읽은 것을 내것처럼 여기고 쓰고 있지 않은가 항상 경계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실제로 소설가들이 그렇게 한다고 들었고요. 만약 그런 불상사가 일어났고, 나의 의도가 아니었고 참담한 실수라면 응당 사과를 해야 하는 일이죠. 더불어 재판에선 해당 구절을 뺀다던가, 출처를 밝히던가요. 신경숙씨의 경우 모르쇠로 일관한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봅니다. 그러고 있어도 아무 일 없으니 자꾸 반복되고 있는 거고요. 답이 없죠 이젠.
    • 세종청사를 가면 과천청사가 그리워집니다. 과천청사는 바로 찾아갈 수 있도록 설계 됐지만 세종청사는 들어가기만 하면 미로입니다. 저도 어제 세종청사 다녀왔거든요. A과에서 B과를 가려면 거기 공무원에게 물어봐야 햡니다. '도대체 어디가 어디인지 알 수가 없다'고 토로했더니 '자기들도 마찬가지'라고 웃어요. 날아가는 용을 형상화 해서 설계 했다는데, 그런건 셔우두 공항에나 줘버리고 방문객 편하게 해줬으면 좋겠습니다.

    • 신경숙 소설 공허하고 따분하다고 생각돼서 한 권만 읽었는데... 실력에 비해 과도하게 뜬 감이 있어요. 항간에서는 수완이 보통 아닌 분이라 하더군요. '엄마를 부탁해'도 원본보다 영문 번역본의 문장이 낫다고 했을 정도이니 말 다했죠.


      아무튼 소설이든 음악이든 논문이든 표절하는 사람들 핑계대는 거 보면 '무의식적 실수' 아니면 '정말 몰랐다. 우연의 일치일 뿐' 이더군요. 하지만 단어 몇 개도 아니고 문장을 통째로 베껴쓴다는 건 의식적으로 행했다는 얘기죠. '상호텍스트성' 핑계 대는 사람도 봤는데, 그렇게 주장하려면 주석이나 어떤 표지를 달았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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