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완동물 키우시는/키우셨던 분들께 질문

며칠째 벌어지고 있는 논란에는 의욕도 능력도 안 돼서 참전할 생각이 없고요






애완동물을 잃을 때의 슬픔은 어떻게 감당하나요? 전 애완동물을 한 번도 가져본 적이 없고 나중엔 꼭 고양이나 개 한 마리 키워보고 싶은데 그 점이 너무 막막해 보여요. 사람 친구야 뭐 죽을 때까지 친구 할 가능성이라도 있지만 동물은 무슨 백 년 사는 거북이를 키우지 않는 이상 꼭 주인보다 먼저 죽는 건데, 어떻게 사랑을 주는 존재를 (때론 여러 번) 떠나보내고도 멀쩡할 수 있는지가 궁금합니다. 

    • 제 생각에는 답이 없는 것 같은데 진짜 시간이 약이더라고요


      떠나보낸 당시에는 생살이 떨어져나가는 것 같아서요. 


      온갖 생각을 다했어요


      그렇지만 시간이 지나도 그리운건 어쩔 수가 없어요 


      거의 1년될무렵에 같이 가던 공원에 갔다가 우리 아이가 앉아있던 화분 팻말이 나를 잊지말아요 인거 보고공원에서 서서 엄청 눈물 쏟았죠. 


      시간이 약이라고 하는 것은 아이가 떠난 뒤에 죽고싶던(뭐라고 말해야 할지 모르겠는데 너무 보고싶은데 볼 수가 없다는게 믿기지가 않고 혹여 죽으면 볼까? 살아있으면 이 감정에 계속 빠져있어야하는건가 같은 공포) 감정이 희석되더라고요. 


      얼마 안되었을 때에는 정신을 제대로 돌리는 것조차 힘들어요 애는 떠났는데 나는 살겠다고? 같은 느낌도 들고요. 


      직장같이 정신차려야하는데에선 정신차리고 있다가 가장 편한 공간에 가서 모든게 무너지는 느낌이어서힘들었어요. 


      그래도 시간이 약입니다

    • 네?  어떻게 사랑을 주는 존재를 (때론 여러 번) 떠나보내고도 멀쩡할 수 있는지? 라뇨 


      어떻게 멀쩡할 수 있는지가 궁금하다고 하시니 당황스럽기 까지 한데;; 당연히 안 멀쩡합니다. 


      이 게시판에서도 무지개 다리 건넌 동물들을 애도하는 / 사랑하는 동물들이 늙어가는 것을 보는 두려움에 관한 글들이 종종 올라왔고요.


      • 당연히 안 멀쩡합니다.

        호박달빛님 댓글에 한 표요.
    • 가장 좋은 방법은 새로운 동물을 들이는 거라고 하더군요. 저도 금붕어, 거북, 사랑앵무 같은 상대적으로 자잘한(이렇게 말하니까 비하하는 것 같지만 대체할 표현이 안 떠오르네요. 얘들아 미안하다ㅠ) 죽음은 겪어봤지만 만으로 14살된 개님이 잘 버텨줘서 끝판왕(?)은 아직 안 겪었는데, 문자 그대로 반평생을 같이 살아온 이 할매개가 죽으면 어떡하나 싶을 때가 있어요.

    • 얘가 내 옆에서 없어진다는 생각만 해도 온 몸이 떨립니다.
    • 저는 키우는 동물이 죽은적은 없지만 이틀간 잃어버린일은 있었어요


      고양이를 키우는데 사실 고양이는 제 인생에서 그렇게 큰 부분을 차지한다고 느끼진 못했어요 그냥 집에 가면 날 기다리고 있는 무언가. 계속 돌보는 무엇. 정도의 감정이었죠. 우리집 고양이가 절 많이 의지하지만 막 들이밀고 계속 관심을 요구하는 스타일도 아니었거든요.


      그래서 사실 죽더라도 아쉬움과 함께 시원섭섭할거라 생각해왔어요

      어쩌면 고양이가 삶에 없는게 더 편한 점도 있을거라 생각 들었고요


      그런데 잃어버린 후 허전함과 걱정이 생각 이상으로 크게 작용하더라고요 자꾸 눈물이 나고. 빨리 찾지 않으면 안될것 같은 절박함이 지배했죠


      집을 나간지 이틀이 지난시점에 저는 반쯤 포기하고 있었어요 그때 든 생각은. 이제 어떤 동물도 못키울것 같다.. 기가 다 빠져나간 느낌이 들더라고요.


      잃어버린건 어딘가에서 그래도 잘 살고 있겠지 하는 자기위안이라도 할수 있을텐데 죽는다는건 아마 더욱 그런 상실감이 더 크게 다가오겠죠


      고양이카페에서는 다들 한동안은 어떤 동물도 키우기 어려운 감정이 되다가도 다시 그 허전함을 대체하기 위해 새동물을 들이게 된다고 하더군요
    • 거북이를 키우면 됩니다. 아니면 닭도..(닭의 수명이 30년이랍니다)


      반려동물이 남긴 빈자리는 못 채울 거 같아요. 다른 동물을 들이는 건, 지금은 생각도 못 하겠습니다. 이런저런 이유가 있지만, 역시 다시 한번 이별하는 고통을 겪어야하니까요. 엄두가 안납니다.
    • 그러니까 알면서도 그냥 고통을 겪는 거군요. 역시 보통 일이 아닌 거 같아요

      • 네 고통스럽습니다. 내 인생의 행복을 완성하는 퍼즐은 영원히 완성되지 못할 거라는 생각이 들죠. 마지막 퍼즐은 반려동물이 가져가 버렸으니까요. 다른 아이를 입양해서 채워지거나하는, 그런 문제는 아닙니다. 하지만 동물을 사랑하신다면.. 같이 살면서 느끼는 기쁨과 행복은 겪어보지 않으면 몰라요^^

    • 저는 동네 길고양이들에게 식사를 제공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사료와 물이요) 현재는 5마리랑 지내고 있는데 얘들 특성상 종일 모습이 보이지 않다가 저녁이 되면 밥을 먹으러 어슬렁 거리며 나타나죠. 그럴때 가끔 얼굴 보는 정도? (모두 중성화 수술도 했구요)

      지금 몇 년째 이 상태로 지내고 있는데, 실은 이 고양이들은 이러다 영영 사라져 버릴지 모른다는 생각에 가끔 두려움이 들기도 합니다....
    • 그래서 함께 있는 오늘을 더 많이 느껴야한다 매일 생각합니다. 나도 어차피 죽어요. 유한이 두렵다면 아무것도 안해야죠.
    • 굉장히 힘듭니다. 하지만 같이 사는 시간이 소중하고 좋기 때문에 다시 반려동물을 들이는 거겠죠. 참고로 전 요 몇년 두 마리의 개를 잃고나서 다시는 개를 못키울 것 같습니다. 당장은 그런 맘이에요.

    • 다 사는 과정인걸요. 어렸을 때부터 여러 동물친구들과 지내왔습니다. 강아지들이나 새 들, 학교앞에서 파는 병아리도 닭 될때까지 키워봤고, 어른이 된 이후에는 어미잃은 아기고양이 두 마리를 키웠었네요. 첫 번째 고양이는 이미 오래 전에 보냈고, 둘째를 올해 1월에 보냈어요.

      당연히 힘들죠. 하지만 나이들 수록인지 여럿을 보내 볼 수록인지는 몰라도

      아무튼 맘이 조금씩 단단해짐을 느낍니다.

      결코 무뎌지는 건 아니고요, 견디는 힘이 커지는 듯 합니다.

      사람마다 차이가 있기도해요.

      전 그래도 생전에 찍어놓은 동영상도 종종 보고 휴대폰 잠김화면도 둘째 사진으로 해놓는데,

      제 친구는 작년에 보낸 강아지 아직도 사진을 못 보겠다더라고요. 많이 힘든가봐요.

      전 먼저 간 아이를 위해서라도 즐거운 기억을 먼저 떠올려보라고는하지만...아, 저도 다른 반려동물 들일 맘의 준비는 아직 안되고 있긴합니다만

      어쨌든, 권하고는 싶습니다. 그 누가 되든 최소한 슬픔 이상의 값진 선물 될거라 믿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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