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로서 페미니스트라고 자칭하기가 참 힘든게...

이 보잘 것 없는 능력과 영향력으로라도 남성주의가 공고한 이 사회를 만든데 일조했는데

 

난 페미니스트다!라고 떠벌리기엔 굉장히 부끄럽네요.

 

'여성은 지켜야 하는 존재'라고 무의식적으로 생각하는 걸 보면 알게 모르게 제 안에 마초성이 있음을 느끼기도 하구요.

 

다만 어쨌거나 페미니즘 운동은 지지합니다.

 

왜냐하면 여성을 해방시키는 게 궁극적으로 남성도 해방시키는 거라고 믿고 있어요.

 

남성주의사회에서 남성이 가지는 막대한 책임감에서 조금이라도 자유로워지고 싶습니다.

 

예를 들면 결혼하면서 집을 장만해야한다는 거라던지요.(당장 이것때문에 저 결혼은 판포기 상태네요^^;)

 

다만 여담이라고 할까, 여성운동이 본격화되면 지지할 생각은 있지만, 가능하면 여성이 여성의 손으로 여성의 힘으로 직접 여성의 권리를 쟁취했으면 좋겠어요.

 

그게 아무리 힘들고 오래걸리는 싸움일지라도요. 그런 의미에서 적극적인 페미니스트 운동에 가담하지는 않고 있어요.

 

글 쓰는게 익숙치 않아 생각이 정제, 정돈되지 않고 의식의 흐름으로 써서 죄송합니다.

    • 여자는 약하니까 지켜줘야지...라고 생각하는 남성들이 악의가 있어서 그러겠습니까? 거기에 대고 넌 마초고 여자를 모욕했다!라고 하면 그 사람이 미친거죠.

      아무런 비판의식없이 당연하게 생각해오던 편견은 남녀 구별없이 누구나 가지고 있을거고 내 생각이 편견일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았을때 아,그럴수도 있구나라고 정상적인 사람이면 생각할텐데 말이에요.

      페미니스트라고 당장 다같이 사회를 전복시키고 때려부수는 것이 아니라 진짜 상식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그 또한 페미니스트라고 생각해요.
    • 여성은 지켜줘야할 존재라는 생각에서 여성 대신 약자로 범위를 넓혀도 마초가 됩니다. 


      마초소리 좀 들으면 어때요. '약자가 약자임을 내세워 권리를 주장한다.' 라는 이상한 소리에 휘둘리지 말고 그냥 나보다 약자니까 지켜주면 되죠. 그게 여성뿐 아니라 직장에서 을일수도 있고, 사회적 소수자일수도 있지요. 


      노동자와 사용자중 노동자의 편을 들고, 갑과 을중 을의 편을 드는게 진정한 마초이즘 아닐까요.

      • 진정한 마초 멋있어요.
    • 여성 해방과 남성 해방은 무관합니다. 예를 들어 본문에서 언급한 결혼 비용은 여성 인권이 지금보다 낮았던 과거에 더 평등했습니다
      • 이건 주거비용의 증가와 상관 관계가 있는 것이죠. 예나 지금이나 주거 마련은 남자의 몫이라고 정해진 사회적 분위기란 게 별로 바뀌진 않았으니까요.
    • 실제로  자칭 페미니스트인 남성들이 오히려 마초적인 사례는 꽤 많습니다.

    • 세부적인 내용이야 잘 모르겠지만...


      일단 여자, 어린아이, 나이드신 노인분들을 지켜야 한다는 건 인간적인 도리에 의한 것이지 내가 그들보다 우위에 있어서는 아니므로 이걸 페미니스트와 연결지어서 생각해야 할 문제인지는 잘 모르겠네요.

    • 음... 그런 문제 의식을 가지시는 건 좋은데 저는 '여성들 스스로 힘으로 쟁취'라는 부분이 좀 걸리네요. 남성들이 문제 의식을 깨닫고 함께 노력하지 않으면 양성 평등은 요원한 것인데... 여성들만으로 어떻게 이룰까요; 예를들어 평균적으로 한국의 여성은 동일 노동시 남성 임금에 6~70%밖에 못 받습니다. 거기서 '여자들 스스로 쟁취해야지...'라며 가만히 있는 것이 나을까요, 거기에 대해 개선을 요구하는 동료를 지지하거나 혹은 내가 임금을 주는 입장이 되었을 때 동일 일금을 지급하는 게 나을까요. 또는 명절 때 제사 음식 차리고 또 가족들 먹을 상 차리고 또 설겆이 하며 과일을 깍는 여성 친족들을 스스로 권리를 쟁취하라며 멀뚱히 깍아 놓은 과일을 먹는 게 나을 까요 아니면 나도 제사상에 올릴 밤이라도 하나 깎으며 설겆이를 하는 게 나을까요. 여성의 권리는 여성 스스로 라는 문장을 좋은 의도로 쓰셨겠지만 그냥 여자도 남자랑 동등한 인간 취급 받고 싶다는 거예요. 그게 왜 여자들 혼자 해야 하는 일일까요. 문제를 깨달았다면 내가 부당한 이득을 취하고 있다는 걸 알았으면 내려 놓는 것이 깨달은 사람의 행동이 아닐까요?
      •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좀 더 진지하게 고민해보겠습니다.

      • 동일 노동 시 평균이란 말 좀 그만 듣고 싶네요. 제가 속한 회사는 전혀 그렇지 않거든요. 서비스 업종에 종사하는 사람의 수는 여자들이 압도적으로 많고, 다른 업종에 비해 급여가 낮은 편입니다. 사실 서비스업, 특히 고객 대면 서비스업 채용은 남자가 차별을 받는 위치죠. 반면 기업 공채 입사 직원이 남녀 차이로 연봉을 다르게 시작하는 경우는 거의 보지 못했어요. 그 평균 임금얘기를 언제까지 우려내실 건지 모르겠네요.
        • 동일 노동시 임금 격차는 남녀가 똑같은 일을 해도 남자가 여자보다 30~40% 더 돈을 더 받는다는 뜻입니다. 평균 임금이 아니라요. 여성의 경우 출산 및 육아로 인한 경력 단절로 인해 비정규직 비율이 높고 유리 천장 문제로 발생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님이 다니시는 것 같이 기업 공채로 동일 임금으로 시작할 수 있는 여성보다는 서비스직같은 직업을 선택할 수 밖에 없는 여성이 훨씬 많죠. 그리고 일반 기업에 들어 간다 하더라도 육아나 결혼으로 인한 퇴직 압박이 심하고요. 그래서 여자들이 공무원이나 교사를 하려고 필사적으로 노력하는 경우가 많은 것이죠. 이런 쪽이 그나마 차별이 적으니까요.
          • 그걸 왜 선택할 수밖에 없는, 이라고 하시는 거죠? 선택의 폭이 더 넓은 거잖아요. 서비스직이 임금이 상대적으로 낮다고 평가절하되는 것이 맞나요? 그렇게 보면 건설 노동자, 경비원은 남자라서 선택할 수밖에 없는 노동인가요?
    • 페미니즘 운동이나 페미니스트라는 걸 굉장히 거창하게 생각하시는 것 같은데 사실은 제가 이야기한 것처럼 굉장히 일상적인 거예요. 뭐 시위하고 항위하고 그런 게 다가 아니고요. 제가 개인적으로 남자분들께 추천하고 싶은 페미니즘 운동은 '강간을 미화하는 주제의 야동은 안 보기' '몰카 안 보기' 같은 것입니다...
      • 위의 BL 페미니즘 글과 연관해서 생각하니 조금 웃음이 나네요. 야동 페미니즘이라 불러야 할까요?

게시판 2012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462,403 01-31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147,937 12-31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122,148 04-01
130354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10 184 12-31
130353 아바타 3를 보고 유스포 2 190 12-31
130352 [핵바낭] 올해 잉여질 결산 잡담 14 330 12-31
130351 아바타: 불 과 재 보고 왔어요 짤막 소감 6 225 12-31
130350 [영화강추] '척의 일생' 8 246 12-31
130349 흑백요리사 2 8~10회, 싱어게인 4 탑 4 결정 6 283 12-31
130348 Lacombe Lucien(1974) 7 127 12-31
130347 [관리] 25년도 보고 및 신고 관련 정보. 15 321 12-31
130346 Isiah Whitlock Jr. 1954 - 2025 R.I.P. 2 134 12-31
130345 [왓챠바낭] 우편배달부 말고 '포스트맨은 벨을 두번 울린다' 잡담입니다 12 264 12-31
130344 [넷플] 말 많고 탈 많은 '대홍수' 드디어 봤습니다 14 451 12-30
130343 [반말주의] 다들 올해 고생 많았어!! 새해 모두 건강하고 복 터지길 바래!! 12 183 1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