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혐은 예를들어 이런거죠

* 회사에 있는데 부장이나 차장쯤 되는 직위의 사람이 술자리에서 이런 얘길 툭 던져요. 


"요즘 여자애들은 말야, 근무시간에 카톡으로 수다나 떨고..."


거기에 맞장구치는 부하직원들. 


근무시간에 카톡으로 수다떠는건 사실 남자라고 다를게 없지만 어쨌든 이런 얘기-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다고 가정해보죠.

별거아닌 중년남성의 개인의 여혐일까요? 일단 맞아요. 개인의 여혐이죠.


그러나 개인의 여혐은 개인의 여혐이 아닙니다. 그 개인의 위치에 따라 사회의 여혐이 되기도 하죠.

어떤 개인의 사회적 위치가 그냥 저냥 별 위치가 아니라면, 그 자체적으론 별 문제가 안될겁니다.

허나 그 개인의 위치가 어느정도의 권력, 혹은 막강한 권력을 가지고 있다면?


사실 어떤 개인이나 조직의 행위라는거 자세히 살펴보면 별더군요.

합리적으로 짜여진 프로그램에 맞춰 짜여진 규칙대로만 움직이게끔 시스템화된 구조라면 부분적으로 예외지만,.

대부분의 '사람'이 개입되는 일에는 결국 그 사람의 가치관과 편견이 어떤 방향으로건 반영될 수 밖에 없죠. 


저 위의 상급자가 가진 여혐성향은 개인의 편견에 불과하지만, 

그 개인의 편견은 결국 그 조직 구성원의 인사고과 평가라던가, 직무배정 등에 상당한 영향을 끼칩니다.


'여자는 근무시간에 카톡으로 수다나 떤다'라는 찌질한 편견 하나지만 

동일한 업무성과를 놓고도 남사원에게 더 높은 평가를 줄 수도 있으며, 

같은 실수라도 여직원에게 더 패널티를 줄 수도 있다는거죠. 

이런식의 불공정한 편견에 근거한 평가는 당사자가 멍청할정도로 드러내지 않는 이상 그 부당함을 지적하거나 어렵습니다.

어차피 털어서 먼지가 나오지 않는 사람은 없거니와, 거세게 부당함에 저항할 보통사람은 흔치 않으니까요. 



* 여혐은 아니지만 다른 사례. 지난번에도 언급했었는데, 

메피스토의 친구가 모회사에 면접을 보러갔는데, 친구의 면접탈락사유가 '법대출신'이라서 였습니다.

전년도에 법대 출신을 하나 뽑았는데 일을 제대로 마무리하지 않고 퇴사를 했다나요. 이젠 자세한 이야기가 가물가물하지만 대충 이런 맥락이었죠.

그럼 서류는 어떻게 통과했냐? 서류에는 그런 편견을 가진 대표가 개입하지 않았거든요.

해당 회사는 높으신분이 무소불위의 권력을 자랑하는 아주작은 회사도 아닌, 업계에서 나름 잘나가는 중견기업입니다.


정말 별것도 아닌 '나는 법대출신 안믿는다'라는 편견하나가 개인의 입사에 영향을 미칩니다. 

사회적으론 일개 개인이지만, 어찌되었건 그 개인의 삶에 아주 막대한 영향을 끼쳤죠.

 

여혐을 비롯, 사회적 약자를 둘러싼 혐오 정서도 이런거죠. 

뜯어보면 별것도 아닌 것들이 각자의 사연을 가지고 응집해서 견고한 성벽을 쌓은겁니다. 

일상에서 정말 별거아닌 식으로 사용되는 '김여사'라는 단어가 그렇고, 된장녀니 김치녀니 같은 말들이 그렇고요. 


p.s : 갑자기 이것도 '밈'이라고 부를 수 있을지 궁금해지는군요







    • 여자로도 쓰이긴 하지만 "요즘 젊은 애들은..." 이라고도 종종 듣습니다.  써놓고보니 혐오도 성별뿐만이 아니라 나이와도 조금 상관이 있을것 같긴 합니다.

    • 가만 보면 '선입견'이나 '편견' 등으로 표현해도 될 법한 내용을 '혐'이라고 과장하는 경우가 많네요. 아래 내용은 동의하나, 위의 직장 내 편견 사례는 근거도 없거니와 인사 시스템이 형편없는 기업에서나 있을 법한 일인 것 같습니다. Neo 님 말씀처럼 그런 류의 '혐' (이라고 표현하는 게 맞나 싶지만 어쨌든)들은 성별보다는 연령이나 환경의 영향이 더 큰 것 같습니다.  

      • 혐오 자체가 선입견이나 편견에서 비롯되는 게 대부분입니다만..
        • 비롯되는 것과 그 자체로 귀결되는 것은 구분해야죠
      • 오히려 잘 구성된 인사시스템이 있는 회사가 얼마나될까 라는 생각이드는군요. 그렇게 인사고과가 잘평가되는 것이 일반적인 일이라면 사내정치란 말도 괴담의 일종이었겠죠.
        • 여자는 업무시간에 카톡을 할 거라는 추측성 편견으로 평가하고 차별하는 회사가 훨씬 소수겠죠. 문맥은 알겠으나 예시가 너무 편협해요.
          • 착각하셨네요. 전 대부분의 회사 인사담당자가 여성이 업무시간에 카톡한다는 편견을가지고있다...라는 얘길하는게 아닌데요.
      • 특정 성별에 대한 부정적인 편견이 혐이죠. 

    • 그렇다면 상대를 대상화하고 일반화하는 모든 발언은 혐오 발언이라고 보는게 옳겠네요. 부정적이든 긍정적인 평가든 상관없이 결과적으로 차별이 되구요.
    • 최근 등장한 여혐이라는 단어는 사전의미 그대로의 '혐오'의 뜻으로 쓰이지 않고 좀 더 포괄적인 사회적현상을 지칭하죠.

      그리고 엄연히 존재하는 여성차별적인 사회구조를 자꾸 단어 하나 꼬투리 잡아서 부정하려는 사람들이 많고요.
      • 엄연히 존재하는 차별적 구조가 이유라면 여성에 대한 어떠한 일반화도 혐오에 귀결하게 될것 같은데요?

        그런 이유라면 '여성은...'으로 시작하는 어떤 문장이 양성평등에 어긋나지 않을수 있을지...
    • 고구미/

      편견이나 선입견이 긍정적인 리액션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극히 드물기 때문에 보통은 차별과 혐오로 이어집니다. 편견으로 '귀결' 된다는 게 무슨 뜻인지 잘 모르겠는데요..? 편견은 갖고 있지만 표현 안하니까 혐오나 차별은 아니다 뭐 그런 건가요?
      • 그러니까 '보통은', '대부분' 이런 식으로 2차에 이르러야 하는 내용이잖아요. 혐오는 원색적인 표현입니다. 이런 사소한 데에서 오해가 생기고 성별 가르기가 시작되는 거라고요.
        • 그건 혐오정서를 너무 거창하게봐서죠. 외국인혐오, 지역혐오같은 것들 하나하나 열어보면 별거아닙니다. 여성혐오라고 다를것이없고요.
      • 일반화, 스테레오 타입, 편견같은 것이 '혐오'가 될수는 없지 않을까요? 적어도 본문에서처럼 그 자체만으로 문제가 될 단어, 표현이 들어가야 혐오 발언의 요건(그런게 있다면)에 들지 않을까 생각돼요.
        • 일반화도 대개는 부정적 일반화이고 스테레오 타입이나 편견도 마찬가지죠. 혐오라는 게 반드시 disgusting을 명확히 표현할 용어일 필요는 없습니다.
        • 일반화, 스테레오타입, 편견을 입 밖으로 내는 순간 혐오가 된다고 봅니다.
          • 그럼 그 혐오는 현실로 느끼는 사회적 불평등, 강자/약자 구조와 상관없이 일률적으로 적용되는게 맞나요?


            아님 강자로 상정된 계층은 일반화해도 혐오, 차별의 의도가 퇴색되거나 긍정적 의도를 감안해서 존중받아야 할까요?

            • 요즘 미국에서 유행하는 백인남성을 스테레오 타입화해서 까는 유머들 생각해 보면 되겠네요. 물론 이 스탠딩 코미디의 주체는 백인 남성 코미디언이죠ㅋ
              • 흑인 여성이 하면 의미가 달라지고 혐오가 될까요? 하는게 제 의도에 가깝겠네요.

            • 영화 메드맥스도 이런 경우인데, 임모탄을 비롯한 그 동네의 지배계급은 모두 백인 남성이고 이런 점은 워보이만 봐도 감독이 '백인남성 우월주의' 혹은 '가부장주의'를 얼마나 혐오하는지 알 수 있죠. 그런데 이런 스테레오 타입은 감독이 까는 대상과 같은 '백인남성'이라서 또 각별한 의의를 갖는 겁니다.
            • 흑인 여성이 백인 남성을 스테레오 타입화해서 까는 코미디를 한다는거 자체가...일단 상상이 안됩니다―,.― 벌써 며칠전만 해도 교회에서 예배 드리던 흑인 신자 9명이 백인 우월주의 청년의 총기난사에 무차별 살해되는게 작금의 미국 현실인데요(-_ど)
              • 흑인이 아시아인을, 백인이 유색인종을, 여성이 남성을, 성소수자가 그렇지 않은 사람을 조롱하는 것중 미국사회에서 환영받는게 있을까싶네요.


                그게 다 총기난사 무서워서도 아닌거 같구요.

            • 다른건 몰라도 총기난사 저지르는 자들이 압도적으로 백인남성이니까요ㅋ
              • 그럴리가... 흑인, 히스패닉, 아시아 청년들을 무르게 보시네요. 


                아니, 애초에 인종이 아닌 남성이 문제겠군요.

            • 인종범죄나 증오범죄는 백인 남성에게 특화된 것입니다. 물론 흑인이나 히스패닉, 아시아 남성들의 범죄율도 높습니다만 이들이 저지르는 것은 일반 범죄이지 인종범죄나 증오범죄는 아니죠. 만약에 그들이 인종차별에 분노해서 폭력을 저지른다면 폭력시위를 하지 증오범죄를 저지르진 않죠. 폭력시위 하면서 얼마든지 그동안 받은 차별에 대해 분노를 표출할 수 있으니까요. 다만 왜 이게 백인 남성만 특화되느냐 왜 백인 여성은 아닌가 하는 물음이 남는데 사실 백인 여성도 인종주의자 많거든요―,.― 다만 차이가 있다면 입으로만 인종주의를 떠들지 아직은 직접 총들고 범죄를 저지른적이 없다는 정도? (하지만 독일에서는 인종발언을 한 백인 여성들이 체포된 사례도 있네요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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