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스페셜 이혼연습...


 결혼 근처에도 안가본 주제에 왠 김칫국인가 싶지만 저는 한번도 결혼생활에 환상을 가지거나 한 적이 없었어요. 오히려 부정적인 편에 가까웠죠. 이유는 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 부모님들이 사이가 안좋았나? 그것도 아니거든요.

중고딩때는 그냥 결혼을 떠나서 이성에게 별로 관심이 없었고 대학에 가서 처음 연애를 하고 나서의 충격이랄까? 아니 이렇게 말이 안통해???? 뭐 이런 충격? 언제 터질지 모르는 지뢰밭을 걷는 느낌이랄까요? 연애도 그런데 이게

같이 살게되면 얼마나 힘이들까? 뭐 그런 추측들 때문인지 결혼은 무지무지 하게 힘든 것. 엄청난 인내가 요구되는 것 이라는게 저의 생각이었어요. 결혼이 주는 행복은 신혼때의 달콤한 짧은 시간이 전부이고 나머지는 죄다 인내와 

끈기 혹은 지리멸렬한 시간일 것 같은 생각들 뿐이었죠. 그런데도 왜 그렇게들 결혼 못해서 난리인지 저는 이해가 잘 안갔습니다. 디즈니 동화처럼 결혼은 해피엔딩이고 이제 죽을때까지 백년해로 하며 행복하게 사는것도 아닌데..

거기다 두 사람 이외의 집안 문제들. 결혼식 과정에서의 혼수문제 부터 시작해서 뭐 흔하디 흔한 집안끼리의 신경전 결혼후엔 고부갈등부터 기타 등등...  몇달전에 그 친구랑 (사단이 나기 몇주전) 결혼에 대한 이야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그 애는 자기 자기 친구들은 남편이 하나부터 열까지 다 해주고 다 져주고 싸우지도 않고 행복하게 산다고 그러더군요. 저는 말했죠. 그건 네 친구들이 너한테 전부 다 이야기 한게 아니겠지. 그들이 행복하지 않다는게 아니라 어느 한쪽이 백퍼센트 맞춰주고 사는 관계는 있을수가 없다고.... 그러니까 그러더군요. 왜? 왜? 안되는거야?? (속으로 생각했죠. 야! 나보다 겨우 한 살 더 많다고 그렇게 어른인척 하고 나를 애 취급 하더니 너 바보냐? 그게 될거같아?? 결혼이 장난이야????) 


  그런데 참 웃기는건 이렇게 결혼에는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으면서 저는 왜 12년간 다른 경우는 생각도 안하고 오로지 그 애만 생각하고 잘해보려고 끊임없이 애를 썼을까 하는거죠. 도대체 그 끝이 뭐라고? 물론 그 다음에 올 것은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만. 지나고 보니 참 저도 모순덩어리 같았네요. 어떻게 보면 누구보다 결혼이든 사랑이든 짧게 빛나는 순간 후에 내리막길이 기다리고 있다는걸 너무 잘 알고 있으면서 나는 무슨 지구 최후의 로맨티스트라도 된 것처럼 그렇게 집념을 가지고 기를 썼을까 싶어요. 뭐 좋아했으니까 그런거지만 두 달전 파국이 오기 전 다시 돌아온 좋았던 순간에도 사실 머릿속에서 아.... 얘랑 쭉 잘 지내도 참 힘들겠다는 생각을 했거든요. 뭐 지금은 헤어진게 잘 됬다고 생각합니다. 정신승리가 아니라 정말로 그렇게 생각해요. 다만 가장 믿었던 사람에게 배신당했다는 충격이 남아있을 뿐이죠. 또 허무하기도 하고요. 저는 남녀관계에서 시간을 되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는데 (우리는 모두 다 남이니까요. 잘 모르는 사람은 무섭잖아요) 사실 그렇게 까지 중요한건 아니었구나 싶기도 하고 실제로 중요하다고 해도 하루아침에 날아갈 수도 있는 것이고... 애초에 허무주의 기질이 있던 저였는데 지금은 더 심해졌네요. 손에 남은 건 자유 하나고 다른건 홀라당 말아먹은 형국이 되버렸지만. 사실 제가 가장 오래도록 일관되게 원한건 자유였던거 같기도 하니까... 그렇게 나쁘지는 않네요. 나쁘지는 않은데 무언가 좋은 것에 대한 기대가 없습니다. 


  이게 다 sbs 스페셜 보다가 떠올라서..... 

    • 사람은 모든 것에 관습적 본능으로 살기 마련입니다.


      좋고 나쁘고 그런 생각을 아예 하지 않아요.

    • 첫번째 문단은 제가 쓴 줄 알았네요.


      가끔영화/관습과 본능에 순응하는 정도는 사람마다 많이 달라요.
    • 기사에 잘 살다 이재은이 이혼한다 그래서 안타까운 생각이 났는데 가상 이혼 프로네요 다행.

    • 디나님만큼은 아니지만 저도 꽤 오래된 관계를 최근 끝내게 되었어요. 세간의 기준으로 보면 잘한 일인거 같긴 한데, 힘든 빈도가 점점 줄고 있긴 하지만, 오늘은 힘드네요. 불과 삼주 전까지만 해도 전 그와 결혼할 줄 알았죠. 미성년자일 때 만난 첫사람이라 그런지 임팩트가 세네요. 건너듣기론 그 사람이 제 불행을 소원한다기에 일부러 그 사람과 마지막으로 연락할 땐 잘지냄을 어필했지만. 멍해요. 다신 누군가와 이런 관계를 맺지 못할 거 같아요. 기만당했다는 것에 마음은 간신히 돌아섰지만 어떤 추억들은 마치 세포에 새겨진양 남아 저를 괴롭히네요. 그저 말할곳이 없어 여기에 적었어요...

게시판 2012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462,406 01-31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147,940 12-31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122,150 04-01
130354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10 187 12-31
130353 아바타 3를 보고 유스포 2 192 12-31
130352 [핵바낭] 올해 잉여질 결산 잡담 14 334 12-31
130351 아바타: 불 과 재 보고 왔어요 짤막 소감 6 228 12-31
130350 [영화강추] '척의 일생' 8 249 12-31
130349 흑백요리사 2 8~10회, 싱어게인 4 탑 4 결정 6 285 12-31
130348 Lacombe Lucien(1974) 7 131 12-31
130347 [관리] 25년도 보고 및 신고 관련 정보. 15 324 12-31
130346 Isiah Whitlock Jr. 1954 - 2025 R.I.P. 2 138 12-31
130345 [왓챠바낭] 우편배달부 말고 '포스트맨은 벨을 두번 울린다' 잡담입니다 12 267 12-31
130344 [넷플] 말 많고 탈 많은 '대홍수' 드디어 봤습니다 14 453 12-30
130343 [반말주의] 다들 올해 고생 많았어!! 새해 모두 건강하고 복 터지길 바래!! 12 186 1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