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 교육 마무리 후기 & 사느라 아둥바둥하는 얘기
별로 궁금해하시지 않겠지만..
12주간의 교육이 끝났습니다.
마지막 수업날 제 둘째 아이 유치원 원장이 마련한 학부모 간담회가 있었어요. 비슷한 시간대에요. 같이 듣던 다른 엄마는 수업을 빠지고 간담회로 갔습니다.
저는 강의평가를 하기로 맘먹었기 때문에 좀 늦겠다고 했고요.
전날 남편에게 조언을 구해가며 강의평가에 쓸 의견을 A4지 4장에 빼곡이 썼습니다. 강사에게 3번에 대해 항의했으나 사과할 일이 아니라는 반응이더군요.
1. 마이스터고를 졸업하고 학교장 추천으로 카이스트에 진학했는데 못견디고 자살한 학생을 '분수'를 몰랐다며 비난한 얘기
2. 수업을 듣는 자모들 앞에서 아프가니스탄에서 명예 살인과 자신을 강간한 남자와의 결혼 중 선택해야하는 여자를 얘기하며 한국에서 태어난 게 얼마나 행운이냐 했던 얘기
3. 전 제주지검장 김수창을 언급하며 그에게는 어릴 적 상처가 있어서 마음의 병이 생긴 거다 이 얘기를 수업시간마다 꺼낸 얘기
4. 남편이 단란주점에 가는 것은 아내들이 긍정적인 얘기를 안해줘서 간다 가면 아가씨들이 오빠오빠 하면서 잘해준다 는 얘기
5. 아가씨가 신부님에게 청년과 하룻밤을 보낼지 고민을 상담한 얘기. 이 얘기를 가지고 와전되는 실험을 한 후 제게 하룻밤에 무슨일이 있을거냐 묻더군요.
6. 명지대 김정운 교수의 동영상. 몇년도 대선인지 총선인지 모르겠지만 선거분석을 하더군요. 새정연이 진 것은 소통을 무시하고 논리만 내세웠기 때문이다.
그러나 결국 강의 평가에는 2개밖에 못썼습니다. 교장이 들어와서 수료식해야한다 다그치고 평가서에 의견을 쓸 수 있는 공간이 너무 적었다는 건 핑계죠.
2, 3번을 적고 해야할 말과 안해야할 말에 대한 규정을 정하고 교육을 시켰으면 한다로 마무리했습니다.
글을 잘 쓰려고 유시민의 논리적 글쓰기던가 책도 사서 봤는데 제대로 못 써먹은 것 같아요.
그래도 조금은 홀가분합니다. 나처럼 분노하는 학부모가 아무도 없다는 점때문에 수업들으면서 너무 괴로웠는데 이제 그럴 일은 없겠군요.(회사 생활하면 저게 흔한일이라는 거 압니다.)
소득이라면 제게 자기도 많이 생각해봤는데 화내야할 일이 맞다고(그러나 마지막 수업에는 오지않음) 얘기해준 엄마가 있었습니다.
우울한 기분을 떨치기 위해 1시간 달리기를 시작했고 4월부터 시작한 피아노는 쇼팽 왈츠를 치는 중입니다. 피아노학원 선생님의 칭찬을 들으면 좀 살 맛이 납니다.
큰애 초등학교에서 한달에 1-2번 아침에 영어책 읽어주는 자원봉사를 한지 2년째인데 작년에는 반응이 별로였는데
올해는 제 사상에 맞는 책을 골라 제 아이들한테 연습을 많이 한 후 읽어줬더니 반응이 좋습니다. 딸아이가 "아무개 언니가 엄마가 읽어준거 재미있었대" 하더군요.
아이들도 불쌍하고 엄마들도 불쌍해서(-_-;;) 조금씩 바꿔보려고 동네와 학교일을 야금야금 늘려놨더니 제 커리어는 점점 멀어지는 느낌입니다.
나이 40 넘으면 써주는 데도 점점 없어지는데 아무리 열정으로 무장했다해도 말이죠.
사실 제가 뭘 바꾸겠어요. 그들에 대해 어떤 책임도 못지는 판국에 말이죠.
쇼팽은 진리입니다... ;; 너무 쉽지도 어렵지도 않아서 적당히 기분내기 좋은 곡인것 같아요.
그리고 애쓰셨습니다.. 그래도 그런 작은 노력들이 모여서 세상을 움직이겠죠..
잘하셨네요. 우울함을 떨치기 위한 달리기라.. 저도 생각해보게 됩니다. 저는 우울함보다는 몸무게를 떨기 위한 달리기겠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