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낭) 극장매너와 마돈나, 밤을 걷는 뱀파이어 소녀
밑에 SUE님의 글에 댓글을 달았다가 글이 길어진 것 같아서 옮겨왔습니다.
저도 극장 관람환경에 매우 예민한 인간으로써 매번 좋게 말할 자신이 없어서, 그리고 말할 타이밍을 못 잡아서 그냥 참고 넘어가는 편인데요.
멀티플렉스의 수많은 연인들은 왜 생방송으로 자기들의 관람을 나누는 건지(영화 끝나고 나가서 하면 안되는건지;; 글고 별 의미 없는 말들, 스크린에 전도연이 나오고 있는 게 뻔히 보이는데 전도연이다! 이런 건 왜 대놓고 큰소리로 말하는건지), 내 앞에 앉은 키큰 아줌마는 왜 자꾸 이리 갔다 저리 갔다 머리를 움직이시는지, 내 옆에 앉은 여자는 아이스커피 얼음을 영화 끝날 때까지 깨먹을런지, 내 뒤에 앉은 아저씨는 다리가 얼마나 롱다리시길래 자꾸 내 의자를 차는지 뭐 예를 들자면 끝도 없을 것 같아요~ㅋ
정말 마음 같아서는 상영관을 통째로 빌려서 혼자 보고 싶을 때가 많습니다~;;(부자가 아니라서 미안하다. 나의 예민한 청각과 시각과 공감각이여)
그리고 불편을 주는 관객에게 어떤 태도로 지적할 것인가는 참 어려운 거 같아요. 일례로 영화제 때 앞에 앉아 있는 사람 핸드폰 불빛이 신경 쓰인다고 뒤에 앉아 있는 사람이 의자를 뻥 찼는데, 그게 영화가 막 시작하기 전이었고 둘이 서로 싸워서 다른 관객들에게도 피해가 되었던 적이 있었거든요. 옆에서 그걸 목격하는 사람으로써는 나도 저렇게 의자를 찰 수 있는 강심장이었으면 좋겠다라는 감정 1, 아직 영화 시작도 안 했는데 뭐 굳이 저렇게까지 감정 2였습니다.
며칠 전에 극장에서 마돈나를 봤는데요. 영화 속 주인공의 상황은 점점 끔찍해 지고 있는데, 제 뒤에 앉아 계시던 아줌마 두분이 처음엔 속삭이시다가 후반부로 갈 수록 점점 크게 웃고 떠들더군요. 대체 어떤 사람들일까 싶어서 뒤를 돌아 봤는데 스크린의 불빛에 반사되어 환하게 웃고 있던 얼굴이 호러였습니다. 전 바로 앞에서 눈물을 한 바가지 흘리고 있었는데 말이죠. 뭐 영화가 본인들의 감성에 안 맞을 수도 있고, 말이 안된다고 느낄 수도 있죠. 그렇지만 다른 사람의 감상을 방해할 만큼 큰소리로 웃고 떠드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뭐 제 나름대로 아줌마들을 이해하고 싶으니 그래, 저 아줌마들은 한국의 막장드라마에 단련되서 저 정도는 우스울꺼야 스스로를 다독였지만 뭔가 모르게 찜찜하더라구요.
그리고 밤을 걷는 뱀파이어 소녀를 볼때 계단 바로 옆에 앉았었는데 앞에 앉은 여자분이 팝콘을 본인 자리에 올려놓고 드시면 될 터인데, 굳이 옆에 계단에 두고 부스럭부스럭 해서 팝콘을 꺼내가고, 또 부스럭부스럭 해서 팝콘을 꺼내가더라구요. 용기내어 의자를 발로 차볼까, 본인 자리에 올리고 드시라고 권해볼까 고민하다가 영화가 끝났습니다;;; 지금도 밤뱀 생각하면 움직이던 그 여인의 손과 팔과 부스럭 거리며 팝콘을 이양하던 소리가 기억이 나네요~ㅋ
우리 모두 영화 볼때는 단식 상태의 침묵 속에서 차렷 자세로 보라고까지는 할 수 없겠지만(물론 저도 그렇게까지 할 자신도 없고)
그래도 다른 관객들의 감상을 방해할 정도는 삼가해줬으면 하는데, 서로 기분 상하지 않게 매너를 지킬 수 있는 길이 참 멀고도 험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몇개월 전 키튼 특별전을 할 때 초등학생 정도로 보이는 애들이 단체 관람을 왔더라구요. 무성영화에 아이들이 떼로 있으니 걱정이 앞섰는데, 오히려 애들이 굉장히 집중해서 보고 까르르 아이들 웃음 소리가 영화관에 들리니깐 환기도 되고 굉장히 관람 분위기가 좋았어요. 어떻게 보면 더 어린 아이들이 영화보는 감성이 발달한 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고생하셨습니다...아주 큰 소리가 아니면 그걸 또 소리내어 지적하기 어렵더라고요. 전 이제 나이가 들어서 바로 앞뒤나 양옆에 누군가 그러면 조용히 말해줄 수 있습니다. 근데 지난번 앞앞줄에 누군가 영화내용을 나래이션으로 옮는데 그분에게 들리게 목청을 내서 지적하려니 그것도 소음인지라 말이 안나오더라고요. 소리는 원래 앞으로 퍼지기 마련인데 뒤뒤줄 사람이 말하는 내용을 다 알아들을 정도면 정말 큰 소리로 이야기하는거였는데 말이지요;;;;
그러니깐요. 이걸 지적을 해도 되는 상황인지 아닌지 난 방해를 받고 있는데 저 사람은 이 정도는 무얼, 이럼서 오히려 절 이상한 사람으로 볼 것 같고 이런 내적 갈등;;; 저도 나이는 들었는데 아직도 쉽지가 않네요.
맞아요. 지적하는 것 자체가 소음을 불러일으키고, 주위의 집중을 흩뜨릴 수 있기 때문에 고민하다가 타이밍도 놓치고 영화감상도 놓치게 되고요. 저도 비슷한 상황에선 내가 예민한 것일까. 지나친 것일까 하는 상념에 사로잡히고 말아요. 결국 저 부주의한 사람이 일부러 그런 것은 아니다-라고 생각하면서 정신승리로 마무리되는데, 그 과정이 너무 지치는거라서 지금은 다짜고짜 피합니다. 그런데 뒷뒷줄에서 들릴 정도면 뒷줄이나 옆에 앉은 분들은 어떻게 견딜 수 있었던걸까요.
독백처럼 남겨져있던 댓글 봤습니다. 제가 지우고 바로 댓글을 다셨던 것 같아요. 이런 타이밍~ㅋ 독백처럼 남겨진 댓글 중 전주 효자 CGV에 대한 부분은 공감하는데요. 전 영화제에서 어케 팝콘을 허하는지 놀랍더라구요. 처음엔 영화 시작 전에 그 공지를 못 보고 여기는 왜 이리 팝콘 먹는 사람이 많지 했었어요;;;
뜬금없는 호탕한 웃음 및 다 들리는 비소날림은 요즘들어 유독 많은 것 같아요. 뭔가 예전에는 영화에 대한 존중이 있었는데, 요즘 관객들에겐 그런 게 부족한가 싶기도 하고, 타인의 아픔에 공감하지 못하는 소시오패스들을 양산하는 시대인가 싶기도 하고.
SUE님이 극장 사시면 거기에 저도 더부살이로 어케 공화제라도 운영하고 싶네요~ㅋ
맥락없는 어른들 반응과 대조적으로 아이들과 함께 키튼 영화를 깔깔대며 보는 것은 얼마나 즐거울까 생각해봐요. 제가 극장을 한다면 서장훈이 다리 뻗어도 될만큼 아예 앞좌석 뒷좌석의 간격을 엄청 띄울겁니다. 운전면허처럼 관객고시를 통과한 회원에 한해 관객자격부여하고 소정의 회비만 받고 싶지만 이러면 너무 빨리 망할테죠. 큭큭. 찾아오는 관객도 받겠지만 구획을 나눌겁니다. 불필요한 소음유발 및 휴대폰 불빛 등 타인의 관람을 방해하는 행동, 생수외 음식물 섭취시 퇴장 및 환불. 상영시작후 입장불가. 제 극장 규정은 이렇고요. 방금 생각한건데, 아예 상영관 안에 직원 몇 명을 배치해서 중재하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관객끼리의 충돌을 최대한 방지하는거죠. 한번은 음식물 반입이 금지되어 있는 예술영화전용관에서 누가 팝콘을 먹길래 영화보다 말고 나가서 직원에게 제재를 부탁했던 적이 있었어요. 직원이 정중하게 팝콘을 뺏(?)어 갔답니다. 두번째 보는거라 몇 분을 포기할 수 있던거지, 그것도 일이더라고요.
큭. 올 사람만 오는 드림시어터!역시 수지는 안맞겠죠.
드림시어터~ㅋㅋ 이렇게 구체적으로 방침까지 생각해두시다니~!!
정중하게 팝콘을 뺏어 간 그 직원이 뭔가 제 머릿속에서는 로맨스 영화의 남주보다 더 멋있게 느껴지네요~;;;
직원들을 모두 검은색 쫄쫄이(머리까지 덮는!)를 입히시고 적외선 투시 안경을 써서 후레쉬가 필요 없게 하셔야 겠네요.. ㅋ
상영관을 통째로 빌려주는 영화가 '애니' 였나요?
그것만 기억나네요.. 조그만 여자아이가 곱슬머리였고, 아저씨는 흑인이었나..? 하여간 부자 아저씨..
예전 라스베가스의 한 호텔의 방이 모두 클래식영화를 테마로 만들어졌는데, 제가 묵었던 방의 테마가 '애니' 였죠.. 그나마 애니가 좀 최신이었던 듯..
다른 사람은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그리도 나머지 두 명은 무슨 영화인지도 몰랐던.. 나보다 나이가 많음에도! ㅋㅋ
독백처럼 남겨져있던 댓글 옮겨옵니다. 몇줄 더 추가해서요ㅎㅎ 얼마전에 듀게에 올라온 글중에 영상자료원에서 관객끼리 주먹다짐이 있을뻔 했었다는 글을 읽었더랬죠. 아마 핸드폰 불빛 때문이었던 걸로 기억해요. 그리고보니 얼마전에 영상자료원에서 영화를 보던중 어디선가 '까톡'이 울려퍼지기도 ㅋ 직원분이 상영직전에 스크린 앞에 서서 상영중 주의사항을 하나하나 짚어주시는데 너무 좋더라구요. 휴대폰은 꺼두고, 음식물섭취는 음료, 생수외에는 안된다고요. 그렇게해도 휴대폰 열어보고, 부스럭거리는 사람들은 있지만요. 좋게 말하기-란 생각보다 너무 어렵더군요. 영화제에서 경험하셨던 그 일례에서 느꼈던 복합적인 감정 십분 이해합니다.ㅜ.ㅜ
<마돈나>를 보면서 웃고 떠들 수 있다니 뭔가 대단하군요. 주인공에게 세상이 너무 가혹해서 눈물도 안나고 차마 한숨도 못쉬곘던데. 말씀만 들어도 저한테는 끔찍한 경험이었을 것 같습니다. 아마 나가버렸을수도. 저로서는 왠만한 비매너 보다 더 견디기 힘들어요 사실. (차라리 햄버거를 먹으란말이다..아..아..)극장에서 뜬금없이 껄껄 웃어제끼거나 비웃음을 흘리며 피식거리는 사람들을 가끔 보는데요. 제발 집에서 보라고 말합니다. 그들에게도 극장에서 볼 자유가 있으므로, 속으로. 영상자료원에서 <디어헌터>볼 때였는데요, 린다(메릴 스트립)가 폭력적인 아버지한테 상당한 강도로 뺨을 맞고 내동댕이쳐지는 장면에서 어떤 남자가 껄껄 웃었어요. 순간 그 사람을 해치고 싶은게 제 솔직한 심정이었습니다. 돈많으면 극장 하나 사서 독재체제로 운영하고 싶어요. 아마 수지는 안나겠죠. 큭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