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애니 '언덕길의 아폴론', 미드 '엠파이어'
* 두 작품 간의 연관성은 없고 그냥 제가 이번 주말에 본 작품들입니다
1. '언덕길의 아폴론'이라는 작품을 알게 된 것은 우연이었습니다.
요즘 갑자기 빠져서 '하타 모토히로 Hata Motohiro'라는 일본 뮤지션의 음악을 듣고 있는데,
앨범을 쭉 듣고 있는 와중에 뭔가 다른 곡들과 확연히 느낌이 다른 곡이 있었거든요.
처음엔 그냥 듣고 넘기다가 그 곡이 다른 뮤지션과의 콜라보레이션을 모아놓은 뒤쪽 트랙이라는 걸 알고 찾아보았죠.
놀랍게도 칸노 요코의 곡이었고, 애니메이션의 주제가(엔딩곡)였습니다.
그 애니메이션의 제목이 언덕길의 아폴론.
그런 엔딩곡이 나오는 애니메이션은 어떤 작품일까 너무 궁금했습니다.
하타 모토히로는 싱어송라이터인데, 그의 음악은 담백한 느낌이거든요.
기교나 감정의 과잉이 없는 편이죠. 목소리도 그렇고요(그런 부분을 좋아합니다).
그런데 이 곡, 'Altair'는 칸노 요코의 곡답게 뭔가 아련한 느낌이 강하게 들었어요.
제목도 예쁘고; 이 작품은 꼭 봐야겠다 싶어 보게 됐습니다.

1960년대의 나가사키현 사세보를 배경으로 한 작품입니다.
재즈를 좋아하는 고등학생들의 청춘 드라마라고 할 수 있는데,
각 12개의 에피소드는 유명한 재즈 스탠다드를 타이틀로 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인 감상으로는, 아, 조금 내 취향은 아니었다...였습니다.
재즈를 잘 알진 못하지만 음악을 두루두루 좋아하는 편이어서 재즈를 좋아하는 학생들 얘기들이라길래 기대를 좀 많이 했나봐요.
메인 스토리가 너무나 뻔한 남녀의 이야기였고
(물론 이 작품을 본 사람들 대부분은 남녀보다는 주인공 남남의 케미가 훨씬 강하다고 느낄거라 확신합니다만)
재즈 세션하는 장면도 등장하긴 하지만 그 분량이 전체 작품에 비해 적다고 느껴졌어요.
남녀의 이야기인건 좋은데 너무 전형적이고 대사나 캐릭터들의 행동이 너무 오글거려서 조금 참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냥 거기에 재즈를 살짝 얹은 것 같은 느낌.
물론 재즈 세션 장면들은 좋았습니다.
특히 드럼을 치는 캐릭터의 움직임이 애니메이션치고 매우 섬세하다고 느껴졌어요.
저걸 어떻게 오디오와 맞췄는지 신기했을 정도였으니까요.
한때 Bill Evans를 좋아해서 Waltz for Debby와 Alone 앨범을 계속 듣고 다녔었는데
에피소드에 빌 에반스의 음반과 음악이 등장해서 좋기도 했구요.
하긴 이 작품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음악들은 전부 어디서 들어본 적이 있을 정도로 유명한 곡들입니다.
그리고 나가사키시는 가봤는데 사세보는 가보지 못해서 나중에 여건이 되면 한번 가보고 싶어졌습니다.
나가사키도 너무 좋은 느낌이었는데 이 작품을 보니 사세보도 좋을 것 같아요.
작화도 사세보 현지 로케이션으로 진행되었다고 하더라고요.
일단 재즈와 음악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보셔도 좋을 것 같지만,
오글 메인 스토리는 조금 각오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근데 찾아보니 전체적인 평은 좋더라고요. 저만 오글거렸는지;
2. '엠파이어'는 '14-'15 시즌 Fox의 새 작품인데, 전체 시청률 1위에다 방영되는 내내 시청률이 올랐다고 해서 궁금해서 보고 있습니다.
엠파이어라는 뮤직 엔터테인먼트 회사를 배경으로 하고 있고,
그 자신이 힙합음악으로 성공한 루시어스 라이언이라는 이 회사의 사장을 중심으로 한 스토리입니다.
스토리는, 음, 루시어스를 이어 엠파이어의 수장이 되고자 그의 아들들과 약혼녀와 전부인 등등이 얽히고 섥히면서 일어나는 일들이라고 하면 되려나요. (물론 여기에는 갱과 마약과 음모와 술수;; 등등이 버무려집니다)
루시어스의 아들 셋 중 두명이 엠파이어의 아티스트로 키워지고 있기 때문에, 이 둘의 공연과 음악이 자주 등장합니다.
전 이 드라마에서 이들의 공연이 제일 좋더라고요.
둘의 콜라보가 제일 좋고, 그 다음엔 둘째아들 자말의 음악과 공연이 좋아요.
실제로 모든 음악은 팀발랜드(Timbaland)가 프로듀싱했다고 합니다.
2시즌에는 Ne-Yo도 참여한다고 하네요.
게스트로 참여하는 스타들도 볼 만합니다.
도대체 안 늙는건가 싶은 나오미 캠벨부터,
자막을 통해 게스트로 나오는 것까지 알고 봤는데도 그냥 지나친 저드 넬슨,
한물 간 가수로 등장하는 커트니 러브까지. 제가 아직 에피소드 8까지밖에 안 봐서 그렇지만 더 많은 뮤지션들이 나온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주인공을 맡은 테렌스 하워드와 전부인 쿠키(배우는 처음 봐요)가 거슬리지 않아 좋습니다.
드라마가 재미있어도 주인공 캐릭터들이 거슬려서 포기하는 경우가 많았거든요.
특히 쿠키 캐릭터가 밉지 않고 좋아요.
테렌스 하워드는 조디 포스터의 '브레이브 원 The Brave One'에서 인상적이었는데 참으로 신뢰가 가는 마스크입니다.
전개가 상당히 빨라서 지루하지 않게 볼 수 있고,
웬만한 드라마에 나올 만한 온갖 소재들이 다 등장하기 때문에 더 지루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어떻게 보면 막장 드라마라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만;;; 하여간 재미있으니까요.
아래 동영상은 위에 언급했던 두 아들의 콜라보레이션 무대 중 하나입니다.
엠파이어의 IPO를 위해 투자자들을 초대해 만든 자리에서 공연하는 모습인데요,
둘째아들 자말이 숄(?)을 두르고 등장하는 사람입니다.
음악적인 재능은 출중하지만 게이라는 이유로 아버지의 미움을 받는 캐릭터인데,
실제로 엘렌쇼에서 커밍아웃 했다고 하네요.
멋져요.
저도 잘 담아낸 뻔한 스토리 참 좋아하는데요, 이 작품은 적응이 안 되더라고요ㅠㅠ
뻔하고 전형적인 성장드라마류는 영화든 만화든 거의 안 보는 편이고
재미도 전혀 못 느끼는 편인데,
그럼에도 늘 대중들에게 먹히는 걸 보면 내가 모르는 뭔가가 있겠죠 ㅠㅠ
같이 좀 느끼고 싶다 ㅠㅠ
전 성장드라마는 좋아하는 편인데, 그러고보니 최근에 본 작품은 없는 것 같기도 하네요.
성장드라마 '나' 이런 거 되게 좋아했는데 최근에는... ㅠㅠ
저도 같이 좀 느끼고 싶어요 ㅠㅠ
쿠키역의 배우가 누군지 찾아봤는데 퍼슨 오브 인터레스트에 출연했던 타라지 P. 헨슨이네요. 거기서 주인공을 도와주는 형사님으로 나왔는데 하차해서 아쉬웠는데 새 시리즈로 옮겨갔나 보군요
아 다른 드라마에 나오셨던 분인가 보네요. 전 퍼슨 오브 인터레스트를 안 봐서요.
처음 봤지만 그 배우분 자체가 매력덩어리인 것 같더라고요.
종종 아 너무 귀엽다 어머 저런 손짓과 표정을! 이런 장면이 있었어요. ^^;
http://www.djuna.kr/xe/board/12100054
저도 예전에 여기다 리뷰를 썼던 작품인데
반가워서 링크 남겨 봅니다
링크해주신 리뷰 잘 읽어보았습니다. ^^
워낙 평이 좋은 작품을 제가 오글거린다라고 해놔서 살짝, 아주 살짝 뭔가 죄송(?)하네요.
아마 일부에서 언급하는 것처럼 스토리는 일부러 작정하고 그렇게 만든 것 같기도 한데,
그 올드한 느낌이 저에게는 좀 거칠고 많이 투박해서 어쩔 줄 모르겠더라고요.
그래도 재즈 장면들은 좋았습니다.
저도 여주인공의 My Favorite Things 듣고 이걸 공연하지 못하다니! 많이 안타까웠어요.
언덕길의 아폴론 연주 신 작화는 수준급이죠. 그런데 스토리가 넘 뻔해서... 좀 지루하게 봤네요. 별로 텐션 없이 흘러가는 그런 애니였어요. 여주인공한테 감정 느끼는 부분도 개연성이 별로 없고. 그래도 재즈 연주는 좋았어요.
앗 저랑 드뎌 비슷한 감상이ㅠㅠ 여주인공은 마지막에 아예 나오지도 않고... (사랑의 도피를 한 그 분도 마지막에 등장하는데!)
저도 거듭 얘기하지만 연주신은 좋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