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스벅에 나와있는데, 한 7~8개월쯤 되어보이는 아기가 응애응애 웁니다. 그런데 그 소리가 듣기좋네요. 이럴수가... 저 스스로도 놀랐어요 이 소리를 즐기고있다니요.
몇 분 응애거리다가 울음이 잦아들 생각이 없으니 아기엄마가 주변 의식하며 황급히 데리고나갔어요. 좀 안쓰럽기도 하네요. 저도 그랬지만 아기를 데리고 외출하는 건 굉장히 많은 변수에 신속히 대처해야 하는 능력이 필요한 일입니다. 그러고 몇년이 지나고 나면 '깡'이 좀 세져요. 전 미혼일 때도 가녀리진 않았지만, 그래도 비 오는 날 아기띠 하고 우산 받치고 장바구니와 핸드백 들고 퇴근할 때는 제 자신이 자랑스러웠습니다. 뭔가, 나 말고도 다른 한 존재를 믿음직스럽게 케어하고 있다는 자부심이랄까요.
다 큰 우리 애한테선 이제 땀 쉰내만 나고... 아기 냄새의 달착지근함은 간데없네요. 요즘같은 날씨에 용쓰면서 우유를 쭉쭉 빨아먹고는 송글송글 땀 맺힌 아기 냄새는 진짜 세상 최곤데 말이예요.
전 아직 노랫소리로는 들리진 않지만.. ㅎㅎ 근처에서 아기가 울면 부모가 얼마나 당황스러울까 싶어 저도 같이 안절부절합니다. 저희 딸 백일쯤 진짜 몇달만에 동네 스벅에 일요일 오전에 갔다가 자다깨서 울어대길래 뜨거운 커피 원샷하고 나온 기억이 나네요. 그게 일년전쯤인데 지금은 발바닥에 먼지 다 묻혀가며 집안 곳곳 누비고 다니고 있는 걸 보니 아깝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고 그렇군요.
와이프께서 백일 갓 지난 아이를 데리고 몇주 친정에 머무시고 계신데.. 전 아기 배게며 아기손수건에 남아있는 아기젖 냄새를 찾아 집안을 배회하게 되네요. 옹알이 소리도 귓가에 맴돌고.. 아이 젖냄새가 없어질때쯤이면 저희도 용기를 내서 둘째를 가지게 될것 같아요. 볼때마다 뭐 이렇게 귀여운 존재가 다 있나 놀라워하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