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 아웃 + 러덜리스 간단 감상 (약간 스포?)
주말에 인사이드 아웃을 봤습니다.
워낙 극찬 일색인 작품이라 정말 큰 기대를 하고 봤는데,
음, 생각보다는 별로더군요.
기본적인 아이디어나 캐릭터들은 좋았는데 말이죠.
제가 좋아했던 <몬스터 주식회사>나<인크레더블>,<월-E>에서 느꼈던 것들이 인사이드 아웃에서는 별로 없었어요.
제 생각엔 라일리와 기쁨한테 감정 이입을 못한게 큰 것 같아요.
저의 어린 시절은 슬픔이 대부분이었거든요.
그래서 이야기 초반, 슬픔이 발도 못붙이게 하는 기쁨한테 반발심이 든 것도 있고요.
자상한 부모님과 따뜻한 친구들을 가진 라일리는 이미 행복해질만한 요소가 너무 많은 것 같았어요.
그래서 기쁨이 본부의 리더 노릇을 하고 있었던 거겠죠.
남들은 그저 그런 음악영화라고 하는 러덜리스가 저에겐 훨씬, 훨씬 좋았네요.
지기 싫어하는 어린애 같은 샘이 마지막에 결국 자신의 아들이 살인자라는 것을,
그럼에도 자신의 아들이라는 것을 많은 사람들 앞에서 인정할 때.
차마 박수도 치지 못하고 눈물만 흘리는 청중들과 함께 저도 펑펑 울었거든요.
잘나가는 광고기획자에서 일용직으로, 자랑스러운 아들이 누군가의 원수로,
빛나던 삶이 진흙탕 속으로,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가려면 그 모든 것을 받아들이고 인정해야 한다는 사실이,
그 삶의 무게가 너무나 현실적으로 다가와서요.
문득 제 삶이 무서워지더군요.
그러고보면 저는 그냥 좀 우울한 작품을 좋아하는 건지도 모르겠네요.
저도 픽사 다른 작품에 비해 좀 아쉬웠어요..
전체적인 퀄리티나 내용은 괜찮았는데,
'이게 픽사?' 라는 의문은 계속 남더라구요.
라따뚜이나 업의 느낌을 원했는데...
특히 조이가 초반에 너무 짜증나게 굴어서 좀....
나름 입체적인 캐릭터이긴 하지만 초반에 너무 정이 떨어지더군요;
뭐랄까, 라일리도 그렇고 조이도 그렇고 픽사가 정말 영리하게 사용하는 '비주류 주인공'과 조금 거리가 먼 느낌..
아, 그렇네요. 뭔가 계속 매끈하고 예쁘기만 하다는 느낌이었는데, 제 안의 마이너 감성이(...) 영 움직이지 않았나봐요. 차라리 '슬픔'이 주인공이었다면 더 재밌게 봤을 것 같아요.
맞아요 ㅎㅎ저는 분명히 쫌 침울해했을 것 같아요..그런데 뭐, 고작 11살이니 조금쯤 우울해한다고 해도 나쁠 건 없을 것 같네요. 좀더 어린애답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