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잡담...


 1.상담사들은 늘 뻔한 소리를 하죠. 나아지고 싶으면 밖에 나가서 햇빛을 쬐고 사람들과 어울리라는 소리요. 이 말은 상황에 따라 옳은 솔루션이긴 하지만 정작 그들은 왜 그래야 하는지는 알지 못하면서 2천년전부터 해오던 말을 누구에게나 그냥 주워섬기는 거죠.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는 건 자신만의 지옥에서 모두가 공감하는 지옥으로 가는 거라고 봐요. 모두가 공감하는 지옥이 자신만의 지옥보다 나은 곳이라면, 그곳은 상대적으로 행복한 곳인 거겠죠. 


 모두의 지옥이 자신만의 지옥보다 확실히 좋은 점 하나는 그곳에서는 내가 누군지 헷갈릴 필요가 없다는 거예요. 자신만의 지옥에서는 내가 지옥의 왕인지, 주민인지, 아니면 파수꾼인지 알 수가 없거든요. 하지만 모두의 지옥에서는 남들이 알아서 나를 정의해 주죠.


 휴.


 하하, 사람들이랑 만난다고 쓴건데...다시 보니 뭔가 부정적인 글 같네요. 어쨌든 상담사들의 저 말은 늘 옳은 소리는 아니예요. 적절한 사회적 가면과 두툼한 지갑...둘 중 한가지도 가지지 않고 모두의 지옥에 가 봐야, 그 지옥의 다른 죄수들이 마련해 놓은 또다른 지옥이 기다리고 있을 뿐이죠.



 

 2.휴...일요일이군요. 일요일에는 일요일이 끝나는 걸 기다리는 것 말고는 할 게 없어요. 이런 날은 옥상 창고에 가서 에이스나 에이브 시리즈를 꺼내 오고 싶어지죠. 예전에 메르헨도 있었는데 메르헨 시리즈를 계속 가지고 있을 걸 후회돼요. 메르헨에도 괜찮은 소설이 꽤 있었거든요.


 이제는 책을 펼치는 순간 책 속으로 모험을 떠나는 능력은 사라졌어요. 상자에 포장해 놓은 에이스나 에이브 책을 꺼낼 때 나는 몇십년묶은 종이 냄새가 아련한 느낌을 들게 해요. 이제는 존경할 사람도 없고 특별할 것도 없는 세상에서 살고 있어서 느낄 수 없는 기분이죠. 

    • 제가 작년에 결국에는 burnt-out되어서 병가 50% 냈을 때 저의 주치의였던 의사 선생님이 제게 주신 숙제입니다. 건강한 친구들과도 나누었어요. 


      1. 밥 먹어라 (시간에 맞추어서, 밥이 안들어가면 약이라고 생각하고 조금씩. 이럴때 견과류 두세게 정도 먹는 게 좋다)


      2. 잠 자라 


      3. 약먹어라


      4. 하루에 한시간 밖에서 산책. 체력이 있어야 정신 건강에도 좋고, 비타민 D 도 흡수해야 하고. (비타민 D 가 부족하면 병에도 잘걸리고 또 우울증도 걸린다는 건 여러 논문에 이미 쓰여있는 사실입니다. 그냥 하는 말이 아니에요)


      5. 네가 좋아하는 일을 계획하고 실천해라. (그 전에 제가 전 전시회 가는 거 좋아해요 란 말을 한적이 있는데 그분이 그러시더군요. 병가 50% 여도 스톡홀름 올라가는 건 가능하다. 가서 당신이 좋아하는 전시회 보도록 하세요. 그런걸 계획하면서 그 동안 기쁨을 느끼고 또 하면서 기쁨을 느끼고)


      6. 성인 친구를 만나서 좋은 시간을 가져라. 그러면서 하신 말씀, 특히 당신의 경우 성인 남자로 부터 큰 상처를 입었고 그럼으로 사람에 대한 믿음이 깨어졌습니다. 그러니까 당신이 믿을 수 있는 다른 성인 친구들로 부터 다시 동감을 형성하고 신뢰를 회복하면서 전에 있던 관계는 전에 있었던 하나의 관계로 보고 넘어 갈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제가 만난 의사 선생님중 제일 환자의 말을 잘 들어주신 분. 그 분 말씀이 자꾸 지나간 환자들이 자기한테 친구신청을 하는데 자신은 환자와의 관계는 지나갔어도 환자와 의사의 관계로 본다고. 마지막 만났을 때 초컬렛 상자 드렸더니 웃으시더군요. 

      • 좋은 조언이네요. 아, 자야지. -_-

      • 좋은 조언이네요. 특히 4,5,6번을 실천해봐야겠어요.

        • 4번은 해가 있는 동안에 할 것이 조건이었어요:)

    • 혼자 있는건 노력이 필요없지만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는건 노력이 필요하죠. 노력없이 다른 사람들과 억지로 어울려 봐야 좋은 결과가 나올리가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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