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 & 머시 좋았습니다. (스포유)
사실 비치 보이스의 브라이언 윌슨에 대해서 별로 궁금한 것도 없었고, 그닥 알고 싶은 것도 없었던 터라
이 영화에 대해 가지는 기대감은 크게 없었던것 또한 사실입니다.
비치 보이스 하면 surfing u.s.a나 fun,fun,fun으로 저의 지식은 끝나버렸죠.
(아, 영화 칵테일의 kokomo가 있었군요.)
이 영화는 브라이언 윌슨을 예찬하고 미화하는 영화는 아닙니다.
브라이언 윌슨이 점점 고립되어 가는 20대와, 이미 고립되어 버린 40대를 교차해서 보여주며
한 천재 뮤지션이 이상과 현실에 고립되어 좌절해 가는 모습이 안타까울 정도로 잘 드러나 있습니다.
특히 영화 후반에 스스로 가둬버린 자아에게서 벗어나는 시퀀스는 참 인상깊었어요.
(침대에 누운 어릴적 자신을 바라보는 폴 다노의 모습이란..)
폴 다노는 불안한 청춘을 그리는 연기에 있어서는 동 나이대의 배우중에선 탑 급의 연기입니다.
폴 다노 이름만 믿고 영화 보셔도 좋을듯 싶네요.
존 쿠삭이 명배우란 사실을 잊고 있었다면, 이 영화를 통해 다시 그의 진가를 보여줄 거구요
폴 다노와 존 쿠삭은 젊은 시절과 중년의 브라이언 윌슨을 연기하지만
같은듯 다른 연기를 보여줍니다.
하지만 저는 엘리자베스 뱅크스가 계속 기억에 남아요.
화려한 화장속에 드리워진 어두운 자신의 내면을 다 보여주지는 않으려 하면서도,
사려깊은 멜린다역을 잘 소화해냈죠.
영화속에서 브라이언 윌슨이 좀 예상밖의 엉뚱한 말이나 행동을 할 때가 더러 있는데..
저 사람 왜 저러나.. 싶은 표정을 짓다가도 끝내 윌슨을 바라보며 그를 신뢰하는 표정을 보여주는 연기가 특히 좋았습니다.
이 영화의 엔딩 크레딧에는 영화와 동명인 브라이언 윌슨의 love & mercy를
윌슨 본인이 라이브로 부르는 영상이 같이 나타납니다.
그 장면을 보면 감동이 더 크게 와닿아요.
자극적인 장면은 없지만 볼 수록 빠져드는 영화이고
단지 한 인물의 예찬론에서 벗어나 직접 그 인물에게로 투영되는 영화의 구성이 참 좋았습니다.
그리고 하나더, 이 영화의 상당수의 곡이 들어가 있던 비치 보이스의 pet sounds 앨범은 정말 좋네요.
이 영화 볼까 말까 했는데 보고싶어지네요.
저 역시, 큰 기대라기 보다는 음악도 고프고 영화도 보고픈 맘에 가볍게 들렸는데 배우들 연기가 너무 좋았어요. (존쿠삭은 근데 나이가 많이 든게 보여서 가슴이...) 그리고 비치보이스에게 그런 일들이 있었는지도 전혀 몰랐던터라 흥미로웠고. 음향을 다루는 방식도 좋았어요. 사운드 좋은 영화관에서 보면 더욱 좋을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