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페이지가 끝났다 오늘로써


이 장을 넘겨야할지 말아야할지

손짓이 

머뭇거리고 있다

다음 장에는 아무것도 없을 것 같아서

시린 공허같은

황무지가, 잿빛하늘이, 아무 그림도 걸려 있지 않은 흰

벽이 기다리고 있을 것 같아 마침표를 찍지 못하고 있다

사는 데는 이유가 없다지.


이유를 만들기 위해 몸부림쳤던 잠자리가

                                  무수한 단어들이 부끄럽다

장을 넘기는 순간의 펄럭

나약한 구름이 미끄러지듯 빠져나간다. 구름은 마주할 수밖에 없는 것

이 장이 무슨 내용이었는지

지금은 생각하기 싫다


구름이 지나갈 때까지 바라보는 것만이 지금 할 수 있는 전부

인것처럼 느껴진다


섬진강의 구름도 지나갔다 파리의 구름도 지나갔다

지나간 자리에는 광장의 공음과 밤하늘의

공백 속으로 스며들어가는 불빛이 남아 있었다

    • 마지막 서장序章이라는 일본 소설이 있는데 제목이 참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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