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끝에 얻은 것. 혼자 밥먹기.

이주간의 이태리 여행이 드디어 끝났습니다. 혼자서 여행을 한건 처음이에요. 여행을 가기 전엔 내가 여행을 제대로 할 수있을까, 중간에 포기하지 않을까 온갖 걱정이 다 들었는데 나름 잘 끝냈습니다.
안되는 영어로 더듬더듬 물어 다니느라 힘들었습니다. 이번 여행의 가장 큰 수확은 우피치 미술관도 아니고 바티칸도 아닙니다. 바로 드디어 저 혼자 레스토랑에서 밥을 먹기 시작했다는 것이죠.
사실은 혼자 레스토랑에서 밥먹기 민망해서, 샌드위치로 때우고 말았거든요. 그런데 갑자기 스테이크가 너무 먹고싶은거에요. 자나깨나 고기생각이 자꾸 들고..그래서 어느날 마음을 다 잡고 레스토랑에 들어가 스테이크를 시켜먹었습니다. 그런데 혼자 밥먹는거 , 막상 해보니 별거 아니네요. 그래서 그 후부터는 계속 레스토랑에 들어가 혼자 파스타도 시켜먹고 피자도 먹었습니다. 이렇게 말하면 웃기지만 저는 나름대로 뿌듯하고 장족의 발전을 한듯한 느낌이 들더군요;; 식사에서 만큼은 참 의존적이였는데 이제는 독립적이게 됐다는 생각이 들고 ;, 암튼 뭐 그랬습니다.
다만 아쉬운건 다른 외국인들은 서로 쉽게 쉽게 친해지고 페북도 교환하던데 저는 언어 및 인종의 벽으로 그런 인연이 생긴적이 없다는 점이네요. 원래 성격도 내성적이라 어쩔수가 없나봐요. 외향적인 사람들이 참 부러웠더랬죠. 여행 한번에 혼자 밥먹기를 성공했으니 여행 열번만 더 가면 성격도 바뀔려나 모르겠네요.
    • 한국사람은 눈 마주치면 마주보고 웃는 것부터 좀 연습할 필요가 있는 거 같더라고요. 외국 나와 산 지 십 년이 훨씬 넘었는데, 아직도 가끔 제가 다른 사람 시선을 피하는 걸 느끼며 깜짝깜짝 놀랄 때가 있습니다. 어제 회가 너무 땡겨 태국의 일식레스토랑에서 (2인분은 족히 됨직한) 스페셜 사시미세트를 혼자 시켜 먹고 온 자로서 바나나까마귀님의 혼자 밥먹기를 응원합니다. 쑤쑤~ :)

    • 외국 여행 때 그 언어 문제가 확실히 걸리긴 하더라고요;; 저는 40이 넘은 아줌마라, 작년에 유럽여행 다니면서 저한테 말 거는 사람들이 없을 줄 알았는데, 의외로 유럽 사람들 상냥해서 깜놀했네요.^^

      런던 올드빅 극장 갈 때 길 가르쳐준 할아버지 그리고 대영 박물관에서 이것 저것 설명해 주려 하신 학예사 선생님! - 제가 영어 못하는게 정말 아쉬웠던…ㅠ…그리고 스위스 인터라켄에서 만난 독일에서 온 두 20대 청년들…등등…영어만 좀 능숙했다면 서로 얘기도 하면서 즐거운 시간들을 보냈을 것 같아 아쉽더군요ㅋ
    • 해외여행하면서 혼자 밥먹는건 익숙해졌는데 다양하게 먹기 어렵다는 건 아직 아쉬워요. 이국타지의 맛집에 왔는데 딱 한가지 메뉴 밖에 못 먹는다든지, 대표메뉴가 2~4인이 나눠먹어야하는 거라서 애초에 시킬 엄두가 안난다든지 하는 경우요. 정말 붙임성 있는 분은 모르는 사람과 합석해서 음식을 나누어 먹는다고도 하는데 그 경지에 오르기는 쉽지 않은듯 해요.

      • 저도요.ㅠㅠ 혼자 놀고 혼자 먹고 다 개의치 않고 오히려 좋아하는 편인데, 메뉴를 다양하게 못 먹는 건 진짜 아까워요. 올겨울 혼자 가는 유럽 여행에서 이탈리아 일정이 2주 가까이 되는데 북유럽이랑 영국은 그렇다 쳐도 맛있는 게 넘쳐나는 이탈리아에서 혼자라니! 하면서 벌써부터 안타까워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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